100년 만에 다시 나온 ‘독립선언서'
100년 만에 다시 나온 ‘독립선언서'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9.02.28 15:08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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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연대, 28일 ‘2019 한반도 독립선언서’ 발표
‘탈성직’·노동·여성·성상품화·부동산 문제 등 담겨
▲ 개신교, 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5개 종교 평신도와 재가자가 모인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김항섭·박광서·이정배)’가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독립선언서 발표 후 만세 삼창을 하는 종교개혁연대 회원들.

3·1 독립선언 100년 만에 다시 종교인들이 ‘한반도 독립’을 선언했다.

개신교, 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5개 종교 평신도와 재가자가 모인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김항섭·박광서·이정배)’가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이 ‘2019한반도 독립선언서’는 100년 전 3.1독립선언문에 함께한 종교인 33인에 들지 않았던 가톨릭과 유교의 일반신자, 그리고 여성 지식인을 포함해 5개 종교 33인이 참여했다.

불교계 대표로 참여한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백년 전 독립선언문을 주도한 종교인들은 자유와 나라를 위해 손잡고 격려하며 엄혹한 시절을 견뎌냈다.”며 “우리는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이 시대정신으로 승화 계승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 불교계 대표로 참여한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이 시대의 종교인들은 어디서 독립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제 우리들은 스스로 이게 종교냐고 물어야 할 때”라며 “이 시대에 거짓과 탐욕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종교가 독선과 패거리 문화의 원조라는 조롱을 듣는 것은 인류의 불행이다.”고 했다.

“이게 종교냐…한국종교가 받는 조롱은 인류의 불행”

박 교수는 “이 시대의 종교인들은 어디서 독립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제 우리들은 스스로 이게 종교냐고 물어야 할 때”라며 “이 시대에 거짓과 탐욕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종교가 독선과 패거리 문화의 원조라는 조롱을 듣는 것은 인류의 불행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치유하고 갈라진 한반도를 이을 주인공이 자비와 평화를 앞세우는 우리이다.”며 “이제 종교인들은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이웃이자 동반자의 길을 건강한 미래사회를 위한 출발점을 발원해야 한다.”고 했다.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는 지난 2017년 가을 원효 탄생 1400주년과 루터 종교개혁 500년을 맞아 각 종교의 개혁문제를 논하면서 출발했다. 공동대표는 김항섭 한신대 교수,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 이정배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가 맡고 있다. ‘2019한반도 독립선언서’는 종교계 지식인들이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물신주의에 빠진 종교계를 반성하며 '종교 적폐 청산'을 염원하면서 준비됐다.

▲ 2019 한반도 독립선언서를 대표 낭독하는 김춘성 전 부산예술대교수(천도교).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불교), 이은선 세종대 명예교수(개신교).

“누구나 보호…배려 받도록 국가·공동체 힘 합해야”

이들은 "3·1 정신의 종교적 의미가 종교 적폐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며 "성직·수행자의 타락은 임계점을 넘었고, 물신주의와 탐욕으로 종교의 자리에서 성스러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서 선하고 귀하며, 이 땅의 모든 사람은 어떤 처지에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존엄과 자유와 사랑의 담지자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며 "우리 몸의 안녕과 건강과 생명감과 창조력이 보호받고 배려받을 수 있도록 국가를 비롯한 이 땅의 모든 공동체는 서로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 활동을 소개하는 김항섭 공동대표(천주교).

독립선언서 역시 한반도의 모든 공동체가 가야할 길과 100년전 종교인들이 독립선언을 주도했듯 이 땅의 종교인들이 더 이상 적폐의 나락에 빠진 현 종교의 문제를 극복해 탈종교 탈성직의 발원을 담았다. 특히 성직 등 종교 문제와 여성, 노동, 청소년 등 우리 사회의 약자, 성상품화 부동산 문제까지 우리 사회의 평화를 저해하는 현실적 문제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종교개혁연대는 김춘성 전 부산예술대교수(천도교).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불교), 이은선 세종대 명예교수(개신교)가 낭독한 독립선언서를 통해 “오늘 우리는 뼛속까지 근대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쫓아왔던 경제 제일의 신자유주의 제국은 한반도 삶의 모든 영역을 점령하여 우리로 하여금 끝없는 물질적 탐욕에 빠지게 했고, 여기서 종교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 한반도의 제 종교는 예전 3·1독립운동에서 ‘민족이 의지할 곳은 오직 종교밖에 없다’는 신뢰의 자리로부터 오히려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스스로가 물신주의에 빠져서 시대의 염려거리가 되었다.”고 했다.

▲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 경과를 보고하는 황상희 위원(유교).

“종교 부패 원인 성직 타락·오용 지양…새롭게 구성”

그러면서 “종교와 국가와 직업과 학식과 신체의 건강 여부도 바로 이 인간다운 삶과 관련해서만 의미가 있고, 그 위에 어떤 형식적인 권위로 무소불위의 힘을 가질 수 없다.”면서 “오늘 현실의 종교적 삶을 위해서 각 종교가 두고 있는 성직제도는 그 자체로 절대적일 수 없고, 직분의 의미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런 뜻에서 오늘 많은 종교 부패의 원인이 되는 성직의 타락과 오용은 지양되어야 하고, 보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날마다 더 선해지도록, 더 진실하고 아름다워지도록 결심하고 행위하는 그 지점으로부터 세계 평화와 인류 개조가 이뤄진다는 믿음이 이 시대 종교인들의 참된 믿음이며 신념이어야 한다"며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홀로 절대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많은 노동자의 몸이 피로에 절어있으며, 열악한 식사와 주거로 심각한 병에 노출되어 있고, 성(性)의 상품화로 크게 병들고 있다”며 “거기서 여성과 아동과 청년은 차별당하고, 건강하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기회를 잃고서 권력가와 자본가의 소모품처럼 착취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도 우리 국토인 한반도의 토지가 보다 정의롭고 공평하게 나누어지는 일이 긴요하다”며 “이 땅에 몸으로 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공평하게 자신의 땀의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한반도 땅의 문제가 바로잡혀지는 일이 요청된다. 종교인으로서 지금까지 이 일에 힘쓰지 못하고 오히려 불의와 탐욕에 가담해 왔던 시간들을 반성하며, 이제부터라도 우리 신앙이 참으로 몸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몸의 필요물들을 함께 나누고, 생산하고, 창조하는 일에 같이 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 종교개혁연대 향후 활동을 설명하는 이정배 공동대표(개신교, 목사).

2019한반도 독립선언서에는 백 년 전처럼 ‘공약 삼장’이 추가됐다. 종교인들의 실천을 위한 다짐에서다.

“우리 몸은 거룩, 권력자 폭력·쾌락·돈벌이로 이용될 수 없다”

이들은 ‘공약 삼장’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서 선하고 귀하며,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은 어떤 처지에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존엄과 자유과 사랑의 담지자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며 “우리 몸은 거룩하다. 어느 경우에도 권력자의 폭력과 쾌락과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다. 몸에 대한 어떠한 속박과 폭력도 용납되어서는 안 되고, 우리 몸의 안녕과 건강과 생명감과 창조력이 보호받고 배려 받을 수 있도록 국가를 비롯한 이 땅의 모든 공동체들은 서로 힘을 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을 위해서 우리는 지금 여기 우리가 서 있는 장소에서부터,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우리가 날마다 더 선해지도록, 더 진실하고 아름다워지도록 결심하고 행위하는 그 지점으로부터 세계 평화와 인류 개조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이 시대 종교인들의 참된 믿음(信)이며 신념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모두의 앞에 놓인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서로 손잡아 주고 격려하고 돕는 일이야말로 오늘 이 땅의 모든 종교 공동체가 주력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 <3.1운동 백주년과 한국 종교개혁> 단행본 최종 감수를 맡은 박병기 교수(한국교원대, 불교).

독립선언서의 초안은 신학자인 이은선 세종대 명예교수가 쓰고 수차례 토론을 거쳐 완성됐다. 이 독립선언서는 5개 종교의 저마다 특색을 주장하기 보다 유학ㆍ천도교ㆍ대종교ㆍ불교ㆍ기독교의 정신사를 관통하는 통합적 영적 사고와 생명과 평화라는 대주제에 맞춰 작성됐다.

종교개혁연대는 독립선언서 발표 직후 ‘한반도 독립을 선언하는 만세 삼창’을 가졌다.

이정배 공동대표는 “오늘 독립선언서는 33인 이름으로 발표됏지만 3월 한 달 동안 각 종교별로 선언서의 뜻에 공감하는 분들의 서명을 받을 것”이라며 “이후 3.1운동의 의미와 한국 종교개혁을 위한 시민강좌를 지속하고, 4월 27일 남북 판문점 선언 1주기 때는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와 서명자가 DMZ를 찾는 평화의 소풍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교개혁연대는 이날 <3.1운동 백주년과 한국 종교개혁-우리 시대 독립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를 발간했다. 이 책은 5대 종교의 지식인들이 종교별 2명 씩 세미나를 통해 발표한 자료를 토론를 거쳐 수정해 원고를 다듬어 발간했다. 3.1운동 당시의 각 종교의 역할과 비판적 성찰을 담았고, 성직자들이 독립선언에 참여하지 않은 가톨릭에 대한 비판과 3.1운동에 가담한 가톨릭 평신도들의 사례를 발굴했다.

2019 한반도 독립선언 초안은 개신교 지식인이, <3.1운동 백주년과 한국 종교개혁-우리 시대 독립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책자는 천도교 출판사가, 종교개혁연대 세미나는 가톨릭 프란치스꼬 성당에서, 각종 토론과 회의는 사찰음식전문점 마지에서 이루어졌다.

박병기 교수(교원대)는 "이번 작업은 각 종교의 역할을 비판적 평가와 성찰을 통해 우리 시대 종교의 역할과 독립의 의미를 공통된 과제로 검토한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독립은 정신적 독립을 기반으로 한 평화로 보고 공통된 작업을 진행했고, 기존에 조명된 성직자 외에 평신도와 여성의 독립운동을 발굴해 담고자 노력했고, 회의와 세미나 등 모든 진행을 각 종교가 분담해 참여를 높이는 화합과 연대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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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9-03-05 09:47:10
가톨릭 수장 "위선적인 가톨릭신자보다 무신론자가 낫다"
https://news.v.daum.net/v/20170224103848153

한국불교는 위선적 승려들이 더 많을듯

불자 2019-03-04 20:28:26
거룩한 면면들 한국불교의 자랑입니다.

크리스천의 이름으로 2019-03-02 05:01:32
배길몽님에게/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 아버지가 공개적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배길몽님이 말했는데요.

구약성경의 출애굽기(이집트 탈출)에서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하나님은 하나님의 등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보면 죽는다고 모세에게 말했죠.

뉴턴 2세(크리스천 물리학자) 2019-03-02 04:58:48
공중권세를 가진 멸망의 아들인 적그리스도666(짐승)이 미래에 등장할 것인데 그때 불자들은 성경말씀의 예언이 성취되었으므로 그때라도(늦었지만) 예수님을 믿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잘 믿어서 휴거(공중들림)되기를 바랍니다.

크리스천(내일 주일) 2019-03-02 04:58:15
윗글에 이어서

데이브 헌트(Dave Hunt) 지음, 번역: 정태윤 목사(현 미국 Southwest Korean Baptist Church 담임) 이메일주소: swbkc@yahoo.com
도서출판: 누가(2007년 출판) 시립도서관의 도서분류: 종교(200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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