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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탈원전·안전연구소’를 설립하자
[기고] 이원영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2019년 01월 21일 (월) 14:05:11 이원영 수원대 교수, 국토미래연구소장

대통령의 탈원전선언 1년반이 지나고 있다. 그런데 관련부서가 있는 ‘에너지전환’과는 달리 정작 ‘안전과 생명’에 대해서는 소홀하다. 그나마 움직이는 원전해체센터는 산업차원의 접근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첫째 당장 방사능 안전문제가 있다. 원전오염수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국무총리가 일본 원전오염수 방출을 우려한지 반년이 됐지만 너무 조용하다. 이건 일본정부가 조장하는 ‘환경침략’이 아닌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이 국민에게 전달되고 여론이 모이도록 해야 마땅하다. 왜 그 많은 정부산하 원전관련조직들은 침묵하고 있나? 방사능은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이다. 지금 엄마들은 불안 속에 산다. 먹거리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단순 수치 뿐 아니라 ‘안심’ 수준까지 가야 한다. 대기중 방사능 문제는 ‘균도 아빠’가 소송까지 이기고 있지만 정부측은 기초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둘째 심각한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문제다. 핵폐기물이 얼마나 골치 아픈 문제인지 너무들 모른다. 아니다. 알면서 모른체 한다. 부안 민란을 잊었는가? 핵폐기물은 10만년간 방사능을 내뿜는다. 10만년이면 상상이 되지 않는 긴 기간이다. 유럽도 미국도 이 문제는 궁극적 해답이 없다. 그저 전전긍긍하면서 튼튼한 암반이나 찾고 있다. 찾았다해도 지진이나 지각 변동이 나서 방사능이 노출되면 재앙이다. 후손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살 수밖에 없다. 인류가 맘먹고 몇세대 노력하면 해결될 기후변화나 미세먼지와 격이 다르다.

   
원자력발전소. 사진=gettyimagesbank

얼마전 신고리5·6호기도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와 쌍으로 동시에 다뤘으면 공사재개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오류는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랬다면 최근 송영길 의원의 한울 3·4호기 공사재개 발언이 나올 수 없다.

셋째 에너지전환 노력은 잘 하지만 그런 일은 서울시장도 잘하는 일이다. 문제는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이다. 최근 건설과정의 부실시공이나 변압기 납품비리 등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를 원안위 같은 감시기관이나 전문기관이 아닌 현장의 담당자와 주민의 발견으로 드러난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UAE시공현장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기존 체제에 근본결함이 있는 것이다.

넷째 요즘같이 지진이 빈발하는 시절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재해 저감과 피난구호에 대한 이행프로그램을 어떻게 짤지 궁리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민폐국가가 되기 전에 국제협력의 체제 아래 지혜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지구촌 전체의 탈원전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겠는가?

탈원전의 이치와 위험에 대한 체계적 대비가 우선되어야 하고 알기 쉽게 국민에게 전달하고 공명해야 한다. 그러면 요즘 ‘찌라시’로 전락하다시피 한 몇몇 언론들의 ‘가짜뉴스’나 ‘가짜에 가까운 뉴스’를 식별할 국민들 안목도 높아질 것이다. 그 안목이야말로 ‘탈원전과 제대로 된 안전’의 몸통이다.

다섯째 원전마피아의 준동을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뜻을 모으는 것은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결정된 사안을 집행하는 데는 단호해야 한다. 가령 과거 ‘4대강 속도전’을 외치던 정치인들처럼 월성1호기에 막대한 돈을 미리 쏟아 붓는 불법으로 ‘수명연장의 기정사실화’를 책동했던 조석 전 한수원사장이 기억난다. 그 수명연장 책동이 사법판결로 제지당한 뒤에도 아직 그가 처벌받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이런 걸 그냥 넘어가니 송 의원의 ‘미리 투자한 돈’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대응을 하는데 기존의 원안위나 관련연구소나 대학은 무능을 입증했다. 하기야 원전 진흥과 건설, 에너지 생산에만 쏠려 있으면서 전문가 행세를 한 집단이 어찌 이런 생각들을 하겠는가? 그들에게 무슨 탈원전과 안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화석화된 전문지식’이 무거운 걸림돌이 될 뿐이다.

새로 판을 짜야 한다. 정책을 제안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제대로 된 연구소가 절실하다. 필요하면 숱한 기존 연구소들을 통폐합해서라도. 그리고 체르노빌 이후 유럽에 인재들이 많다. 그들중 히딩크 급을 초청해 전권을 주는 것도 방안이다. 궁극적으로 안전게임의 승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국민에게 안심을 주는 것은 대통령의 임무다.

/ 이원영 수원대 교수, 국토미래연구소장

*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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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9-01-21 1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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