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전 총무원장이 재임시절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10억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이 내년 2월 13일 판가름난다.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부장판사 이동욱)은 설정 전 원장이 <불교닷컴> 보도가 허위라며 정정보도를 청구하고 10억원 손해배상 사건과, <불교닷컴>이 설정 원장 측의 허위주장 등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설정 전 원장을 상대로 1,080만원을 반소한 사건 결심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설정 스님과 숨겨둔 자식 의혹을 받고 있는 전o경의) 유전자 감정이 진행 안 됐고 확인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원고(설정 스님 측)와 피고(<불교닷컴>)에 조정 의사를 물었다.

재판부는 "내용을 보니까 애매하다. 심정적으로는 전o경이 (설정 스님) 자녀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설정 전 원장 측은 "설정 스님이 대승적 차원에서 총무원장직을 물러났고, 본인의 유전자 감정을 위한 시료는 제공한 상태"라고 했다.

변호인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설정 전 원장은 자의에 의한 퇴진이 아니라 중앙종회의 불신임안 통과에 따른 탄핵 때문이다. 중앙종회 뿐 아니라 교구본사주지들이 퇴진을 촉구했고, 총무원 차원에서 퇴진을 강하게 압박했다.
  
재판부는 설정 전 원장 측과 전o경이 연락될 것 아니냐고 물었다.

원고 측은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정 전 원장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어떻게 대중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겠느냐, 어떻게 (총무원장 등)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겠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전o경이 세상에 적개심에 가득 차 있다고 한다. 엄마가 자기를 버린 것과 이번 일로 자신이 세상의 주목을 받은 것 때문이라고 한다"고 했다.

원고 측은 "(전o경 친모인) 김o정이 본인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모든 사실을 밝혔다. 모친 김o정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 그렇다면 쉽게 풀릴 일"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앞서 김o정이 설정 스님을 상대로 지난 1999년 전o경의 친자인지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들어 "의심할 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원고 측은 "의도가 있었다. 참고서면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했다. 설정 전 원장이 무척 인자해서 7~8명 고아의 입양을 주선한 사실이 있다면서, 전o경 역시 신도 부탁으로 큰형 호적에 입양을 도운 것이라고 했다.

피고 측은 "설정 스님이 지난 1999년에도 유전자 검사를 약속했던 사실을 강조했다. 이 때부터 전o경을 계속 부양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1999년 3월 총무원장 진정 때도 전ㅇ경을 설정 스님의 딸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나. 외부인은 아무 이유 없이 (진정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김ㅇ정이 피고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것이 때문이었냐"고 물었다. 피고 측은 "성폭행 당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한 것이 명예훼손이라면서 대구에서 50대남성에게 당했다(고 스스로 기자회견에서 밝힌)고 하는 것은 구도가 이상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선고를 내년 2월 13일 한다고 했다. 전o경이 설정 스님 딸인지 여부가 그때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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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