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고공농성 37일차
37일 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 하며
오늘 저는 한태식 총장과 함께 내려갑니다!
고공에서 쓰는 마지막 일기입니다. 어제 이사회 결정 이후, 긴 고민 끝에 오늘 고공농성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앞으로 더 큰 투쟁과 대응을 위해서 우선은 조명탑에서 내려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지지와 연대로 버텼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제 이사회에서 한태식 총장의 연임반대에 대한 입장이 표명되었습니다. 이사회서 조차 반대 입장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연임이 불가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전히 한태식 총장은 고공의 생명을 외면하면서 스스로 연임포기 선언을 안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학내 구성원들의 고통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 상황 상 한태식 총장은 연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분명 학생들의 끈질긴 투쟁의 성과입니다.
비록 이사회에서는 기존 총장간선제를 유지하며, 앞으로 싸워가야 할 많은 과제를 남겼습니다. 한태식 연임 불가를 시작으로 하나씩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고공농성은 저 개인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동국대 학생들의 싸움이었고, 우리 모두의 농성이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이 매일 농성장일 방문해주셨습니다. 불교사회에 많은 분들이 응원 해주셨습니다. 시민사회 각계각층에서 연대로 지지해주셨습니다. 타 대학 학생들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정당했습니다. 그만큼 간절했습니다. 힘든 시간들도 많았지만 대학 민주화라는 가치를 버릴 수 없었습니다.
많은 공격도 있었습니다. 스펙쌓기, 메카시즘, 투쟁 정당성 훼손 등 지속적인 공격이 계속 쌓이며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혼자 감정을 눌러대며 참아 내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좁은 공간에서 심신이 망가지며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 강하다고 속여내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지난 4년의 시간을 반복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한태식 총장과 허남결, 백승규, 변재덕 등 그 부역자들에 대한 분노를 기억하며, 종단개입이 없는 민주적인 동국대를 염원하며, 이런 상활들을 버텨냈습니다. 저 스스로가,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이 너무나 대견하고 감사합니다.
고공의 시간은 정리되지만 우리 투쟁은 이제가 시작입니다. 4자협의체의 결렬 이후, 이사회진행까지 결국 총장선거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단 하나도 성과를 거둔 것이 없습니다. 민주적인 총장선거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보다 강력한 요구가 필요합니다. 끝까지 합께 합시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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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기사를 보고 동국대에서 이런 일이 잇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동안 날이 궂거나 하면 고공 농성 중인 학생이 걱정되곤 했었답니다.
고생 많으셨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너무 절망하
지 말고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