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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교수 ‘강사 지키기’ 나서…"국회정부 예산 편성하라"
28일 성명…시간강사 대량해고 꼼수 당장 즉각 중단해야
2018년 11월 29일 (목) 16:05:46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한양대 교수들이 고등교육법 개정안(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시간강사들을 해고하려는 대학 측에 “대량해고를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양대 교수 53명은 28일 성명을 내고 △정부와 국회에 △사립대학 강사 처우 개선 예산 즉각 편성을 요구하고, 한양대를 비롯해 사립대학에는 △사립대학의 강사 대량해고 작업 및 강의시수 늘리기 등 다양한 꼼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또 교수, 강사, 직원, 학생 등 대학구성원들에게 “모두가 연대하여 강사 대량해고와 교육개악을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한양대 교수 53명은 시간강사를 대량해고하려는 대학들의 행태를 “단지 시간강사의 직업을 박탈할 뿐만이 아니라 학문생태계를 붕괴시키고 대학과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근 한양대는 일부 강사에게 “그동안 성심성의를 다하여 강의를 맡아주신 점에 감사드린다”며 “내년부터는 전임교원에게 강의를 맡긴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다른 사립대들도 시간강사들의 수업을 줄이려고 대외비 문건을 만들거나 공문을 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고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강사법’ 시행에 앞서 ‘강사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대학들은 강사 해고 뿐 아니라 개설과목과 졸업필수 이수학점 줄이기, 전임교수의 강의시수 늘리기, 폐강 기준 완화, 대형 강의와 온라인 강의 늘리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교수들은 “강사들은 겨우 1000만원 내외의 연봉을 받으며 갖은 수탈을 당하면서도 단지 학문탐구가 좋아서 형극의 길을 감내하는 학문 후속세대”라며 “이를 감수하겠다고 나선 대학원생들조차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학점을 줄이면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를 잃게 된다”며 “현재의 강의시수도 임계점인데 여기서 더 늘리면 교수는 학문탐구에 심한 지장을 받는다”고 했다.

이들은 “1년 예산에서 0.01% 정도 더 소요되는 것을 빌미로 강사의 해고와 교육개악을 자행하는 것은 스스로 교육기관이기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사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립대 강사 처우개선 예산’을 마련해 강사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내년 예산에 국립대와 사립대 시간강사 처우개선비를 반영하길 바랐지만 사립대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편성에서 빠진 상황이다. 교수들은 “정부와 국회가 이번 사태가 가져올 영향을 직시하고 대학의 약자인 강사들을 배려하여 이들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용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시간강사 대량해고를 즉각 중단하라!

지금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전국의 사립대학들이 시간강사의 대량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 15일에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시간강사 처우개선법’ 때문이다. 이 법은 처음으로 대학과 강사, 정부 3자가 강사의 신분 보장과 처우개선을 합의한 ‘협치 모델’이다. 한국 비정규교수 노동조합의 임순광 위원장을 중심으로 여러 선생들이 빨리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며 농성까지 하였다. 그럼에도 왜 이런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동안 한국 대학은 시간강사의 착취를 기반으로 유지되어 왔다. 박정희 독재 정권은 그들에게서 교원의 지위를 박탈하여 공론장에서 배제하였고, 대학당국은 절반의 교육을 떠맡기면서도 그 대가는 교수의 1/10만 지급하였다. 신자유주의 체제에 들어 대학이 시장에 완전히 포섭되어 교육의 가치보다 이윤을 더 추구하면서 이는 더욱 극대화하였다. 진리는 교환가치로 대체되고, 지성은 효율성 앞에 무너져 내렸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저자 김민섭 선생의 표현대로, 대학은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면서도 햄버거 가게보다 더 사람을 위하지 못하는” 장이었다.

이에 맞서서 강사들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과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투쟁하였고, 2010년에 조선대 강사였던 서정민 선생이 죽음으로 저항하였다. 이후 강사와 정부 사이에 오랜 줄다리기가 행해지다가, 결국 시간강사 처우개선법이 곧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내년 8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대학은 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교원심사 소청권을 인정하며, 3년간 재임용 절차와 4대 보험을 상당한 정도 로 보장하고, 방학 중에도 임금을 지급하고 퇴직금도 주어야 한다. 부족하나마 모두가 이 땅의 시간강사들이 오랜 동안 염원하던 것이다. 이 법은 원안대로 시급히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전국의 사립대학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 학교마다 편차는 있지만, 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시간강사 제로’를 목표로 평균 절반 가량의 강사를 해고하고 그 자리를 전임과 겸임교수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서 그치지 않고, 개설과목과 졸업필수 이수학점 줄이기, 전임교수의 강의시수 늘리기, 폐강 기준 완화, 대형 강의와 온라인 강의 늘리기 등 여러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는 단지 시간강사의 직업을 박탈할 뿐만이 아니라 학문생태계를 붕괴시키고 대학과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위다. 강사들은 겨우 1천만 원 내외의 연봉을 받으며 갖은 수탈을 당하면서도 단지 학문탐구가 좋아서 형극의 길을 감내하는 학문 후속세대다. 또 현재의 대학원생 대다수가 이를 감수하겠다고 나선 이들인데, 이로 이들조차 불안감에 떨고 있다. 더불어, 이수학점을 줄이면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를 잃게 되고, 현재의 강의시수도 임계점인데 여기서 더 늘리면 교수는 학문탐구에 심한 지장을 받는다.

문제는 돈이다. 사립대학이 지속적으로 감축해왔음에도 현재 시간강사는 7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새로운 법을 적용하여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려면, 실질적으로 2∼30억 원의 재정이 더 필요하다. 전체 사립대학의 누적적립금이 8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한양대 2017년 누적적립금 1천 185억), 1년 예산에서 0.01% 정도 더 소요되는 것을 빌미로 사립대학들이 강사의 해고와 교육개악을 자행하는 것은 스스로 교육기관이기를 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10년에 걸친 대학등록금 동결 이후 단지 1억 원일지라도 추가 재정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학교 당국의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안은 어렵지 않다. 정부가 ‘사립대 강사 처우개선 예산’을 마련하여 ‘강사고용유지’를 조건으로 대학에 지원하면 문제는 간단히 풀린다. 허수를 제외하고 계상하면, 실질적으로 700억 원이면 충분하다. 전체 예산은커녕 교육부 예산 75조 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껌값’이다. 국립대에는 1천 123억 원을 예산안에 배정했지만, 사립대학에는 기획재정부가 사립대학에 인건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그렇지 못하였다.

이는 단순히 인건비 지원 차원이 아니다. 흄볼트의 말대로 “대학은 미래의 유토피아를 선취하는 곳”이며, 대학의 미래는 그 사회의 미래다. 대학의 진리가 사회와 국가, 다음 세대로 전수되며 나라와 사회, 문명을 발전시켜 왔기에, 유럽 국가의 흥망은 대학과 비례하였다. 이에 우리는 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정부와 국회가 혜안을 가지고 이번 사태가 가져올 영향을 직시하고 대학의 약자인 강사들을 배려하여 이들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용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미래가 사라진 곳이 바로 디스토피아다. 우리는 ‘진리욕구의 실천도량,’ ‘양심과 비판지성의 보루’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이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다시 지성의 전당으로서 대학을 복원하기 위하여 이제라도 우리가 대학과 학문생태계의 붕괴를 막는 실천에 나선다. 강사들 또한 어려운 상황임은 알지만, 두려움과 불안, 소시민주의에서 벗어나 조직화하여 저항할 것을,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이에 적극 연대할 것을 요청한다.

2018년 11월 28일

1. 정부와 국회는 사립대학 강사 처우 개선 예산을 즉각 편성하고 통과시켜라!

2. 본교를 비롯하여 사립대학들은 강사 대량해고 작업은 물론, 이에 수반하여 진행하고 있는 강의시수 늘리기 등 다양한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

3. 교수, 강사, 직원, 학생 등 대학구성원 모두가 연대하여 강사 대량해고와 교육개악을 저지하자!

지성의 전당으로서 대학을 지키려는 한양대 교수 일동

고보형, 고운기, 김미영, 김병철, 김상현, 김용수, 김용헌, 김태용, 김호영, 김희근, 노삼영, 류수열, 류웅재, 문수현, 민찬홍, 박규태, 박성호, 박조원, 박찬승, 박찬운, 방승주, 백두진, 서경석, 신중진, 안성호, 양철수, 오수경, 오영근, 오병근, 오차환, 유대현, 유성호, 유진, 윤성호, 이광철, 이도흠, 이석규, 이승수, 이인호, 이준형, 이현복, 이훈, 임미원, 임상훈, 전성우, 정대호, 정병호, 정철, 조성문, 최형욱, 탁선미, 황성기, 허선(이상 가나다순 5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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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8-11-29 16:05:46]  
[최종수정시간 : 2018-11-29 17: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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