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은 침향나무를 말하는 것일까요?

한의학적인 의미의 침향(사진)은 일반 침향을 보는 눈과 다릅니다. 그냥 좋은 향기를 맡기 위해서 선택하는 침향이라면 당연히 전향이라고 불리는 침향나무의 산물이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훨씬 달콤한 향이 나며 연소시에도 훨씬 매력적인 향이 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향을 맡고는  향엄동자에게 다가가 “당신이 체험했던 향이냐?”고 물으신다면
“가서 좀 더 공부하고 와!” 라고 노할 일입니다. (*향엄동자 – 비구들이 피우는 침수향을 맡고 부처의 깨달음을 얻은 동자.)

한의학적 침향은 침향의 유효성분이라고 주목하는 나무를 무겁게 하는 성분 즉 침향수지가 얼마나 충실하게 배합되어 있는가에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에는 침향 나무에 인위적으로 상처를 내든가 드릴로 구멍을 뚫어 수지를 채취하여 수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수지는 정말로 무겁고 그 향도 매우 짙지요. 이 기준에 부합하는 침향이 가장 좋은 침향일까요?

침향수지의 주요 성분은 Sesquiterpenoid 로 구분되는 화학성분입니다. 이 분류에 속하는 화학성분으로 침향 샘플에는 수십 가지 성분이 검출된다고 합니다. 실제 베트남산, 미얀마산, 인도네시아산 등의 침향 샘플을 GC-MS로 분석해보면 어느 지역의 침향이 좋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구분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성분이 공통적으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고가의 베트남산으로 주장되는 침향은 단일 수종의 샘플이기 때문에 오히려 분석 피크의 숫자가 인도네시아산이나 미얀마산에 비하여 적습니다. 즉 다양한 수종의 침향이 혼합된 인도네시아산 침향이나 미얀마산 침향의 화학 성분의 피크는 다양하고 훨씬 함량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침향은 엄밀하게 말하면 Aquilaria malaccensis 또는 근연 종의 나무가 30~50년 이상 자라서 심부에 곰팡이나 벌레에 의해서 상처입고 부식되는 현상이 유발되지 않도록 분비되는 수지성분이 침착되어 비중 1이상으로 무거워진 부위만 채취한 산물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침향수지는 침향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지요. 유효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이 또한 침향이란 이름을 붙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필자가 아는 가장 좋은 침향은 가남향이라고 합니다. 이 가남향은 오래된 침향나무의 밑둥인 뿌리와 연결된 부위의 심재에서 얻은 침향인데 얼마나 침향수지가 많이 함유되어 있느냐 하면 손으로 떼어내도 될 정도로 물렁물렁한 상태의 수지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비중 1 이상의 침향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정말로 효과가 높은 침향이냐 하는 점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현재 인터넷에서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최고의 침향은 가격이 비싼 침향입니다. 이것이 과연 그런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것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글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신광호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