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같이 기뻐하고 눈물 흘려야”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같이 기뻐하고 눈물 흘려야”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11.07 15:55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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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불교발전연구원 ‘현안과 진로모색’ 세미나 성료
“시민성·시민윤리 확보해야” “주지 불교서 수행 외호불교로”
▲ 한국불교발전연구원(이사장 혜총 스님)이 지난 5일 개최한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내일처럼 기뻐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같이 아파하고,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눈물 깃는 것이 입전수수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신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불평등 구조이다. 불교는 베풀고, 더불어 살고, 불평등 구조를 없애 사부대중의 위치가 바로잡혀야 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덕진/창원 문성대 전 교수)

“우리불교에 전반적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과정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해야 한다.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으로서 관계설정을 전제해야 한다.” (박병기/한국교원대 교수)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부처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달한다. 중생의 마음을 마로 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하며,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하는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혜총 스님/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원장 양현진, 고려대 교수)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을 주제로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불교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제안이 쏟아졌다. 조계종단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의 현실 비판은 물론 한국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 미래불교의 길을 열 기본적인 충언이 잇달았다.

이날 세미나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혜총 스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공동대표),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를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조준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도 나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더했다.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 교수는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거침없이 한국불교를 비판하고, 큰 틀에서 세 가지 당면과제를 풀 방안을 제시했다.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중생이 부처 자각, 현장성 회복해야

이덕진 교수가 내놓은 방안은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등 3가지이다.

그는 먼저 “연기를 올바로 본다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며 “연기는 ‘수평적 사고’, ‘관용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상相 없애기’, ‘처지 바꿔 생각하기’, ‘나하고 180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차이를 존중하기’, ‘관계 맺기’, ‘소통하기’, ‘놓기’, ‘무소유’ 등으로 풀고 싶다. 그에 반해서 ‘반연기’는 ‘수직적 사고’, ‘나 중심’, ‘상대방 배척하기’, ‘상相 가지기’, ‘나를 고집하기’, ‘차별하기’, ‘불관용’, ‘갑질하기’, ‘불통’, ‘잡기’, ‘소유’ 등“으로 이해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는 역설적으로 한국불교의 상황이 반연기적 반불교적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베풀기와 더불어살기’는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2500여 년 불교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인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인간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며, 부처의 수만큼 중생이 있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가 있으므로,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이다. 또 불․보살의 존재의미는 중생이다. 따라서 저잣거리로 나아가 중생과 동참同參할 때 비로소 불․보살이 된다”는 뜻을 함의한다는 것.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일 후인 4월 18일 학생들과 진도에 도착했다.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팽목항에 있었지만, 한국불교는 없었다. 개신교, 가톨릭 등 종교단체는 물론 약사회, 의사회가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조계종은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이 교수는 “당시 현장을 샅샅이 보았지만 불교관련 단체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바다를 향해 목탁을 들고 극락왕생을 비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고, 이틀 정도 더 지나자 전남사암연합회 이름의 천막이 멀리 떨어져 설치됐다”며 “5월 22일 당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팽목항에 와 진도 앞바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며 한국불교의 현장성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다른 종교나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에 찾아 간다. 불교는 어떤가”라며 “발 빠르게 대처할 기구는 있는지, 있다면 나라 곳곳의 문제에 바로 대처할 현장성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생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 시간과 공간을 일관하는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인 진리’이자 ‘행동을 담보로 하는 시대정신’이지 과거불교의 흔적이거나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신을 지금 당장 복원시켜서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야 불보살이이며, 사회와 현장에서 멀어진 불교에는 불보살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학자들.



그는 “보살행은 감응이며 동참이다. 우월의식이 있는 한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고 트게 꾸짖었다.

이 교수가 본 당면과제 두 번째는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이다. 한 마디로 불평등한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출가자가 재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에서 붓다가 없애려한 ‘계급’이 부활했다는 것. 아예 한국불교의 출가자를 사성제의 가장 높은 카스트인 ‘브라만’에 비유했다. 출가 자체가 계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불교에서 붓가가 없앤 계급이 부활했다. 힌두교의 인도에선 유명무실해 진 브라만을 대신한 계급”이라고 크게 질타하며 “한국의 불자는 젊은 승려에게도 큰절 3배를 강요받으며, 절 공양간 식사 때도 ‘스님석’에 접근했다가는 욕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와 남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3배와 같은 비상식적 권위주의 때문”이라며 “타종교인과 불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스님들만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팔경법 등 경전 재수정돼야…유례없는 불평등 집단”

출가자와 재가자 사이의 계급만 문제가 아니다. 출가자 사이에서도 비구와 비구니는 계급이 다른 게 현실이다. 조계종에서 비구니는 참종권이 제한된다. 종정 총무원장 원로의원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비구-비구니 차별은 신도들에게도 이어져 재가불자들조차 비구니 보다 비구를 선호한다는 것.

이 교수는 “팔경법 등은 재수정되어야 한다”며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와 출가라는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종교가 아니다. 인류 지성사 사상 유례가 없는 평등의 불교가 한국에서는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출가와 재가의 불평등에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여기에 소속집단에 따른 불평등까지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비구 스님 사이에도 문중, 소속집단, 세력에 의한 불평등이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종교적 위신을 지닌 일부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소속된 비구 스님들에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 낸 사건 때마다 ‘분종이나 분규가 불교포교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도와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결국 승가공동체 내부의 분열, 대립, 분규는 불교에 부정적 인식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불교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가자가 출가자 보다 하열하다고 볼 수 없다. 대승경전은 보살상을 통해 출가와 재가의 벽을 허물고 있다”고 했다.

“중생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수요 중심 전환해야”

세 번째 당면과제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이다. 선수행을 비롯해 포교를 수요자인 중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생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출가자가 있을까, 최상근기이자 일종의 선민인 그들에게는 보살행이 실제로 저잣거리에 뛰어드는 실천이 아니라 머릿속에 공허한 말장난이나 관념으로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 하다”며 “중생을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불교로 전환하기 위해 선과 교학의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선 수행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른 수행방법의 장점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자 중심의 선수행지침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교의 방법은 현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에서 대혜종고는 모두 42명에세 62편의 서신을 보낸다. 여성 1인 승려 2인을 제외하면 모둑 K 당대 지식인이고 관료였다. 이 교수는 “선수행의 주인공은 승려가 아닌 재가불자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현장.



박병기 “불교공동체 시민윤리 확보, 적극적 삶 의미 제공”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현실과 사회적 신뢰구축’ 발제를 통해 “불교공동체 안에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 확보,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삶의 의미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최대교단의 상황은 총무원장과 같은 상층부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과 물신주의에의 습윤(濕潤), 승가 내 개인주의 만연과 출가자 감소 등으로 인한 승가공동체 자체의 해제 위기, 재가보살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 계율정신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사부대중공동체의 미형성 등과 같은 위기 징후가 지속되는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 한국불교는 20세기 우리 사회가 보여준 극적인 민주화 과정에서의 저항과도 맞물려 있는 재가보살에 의한 개혁요구의 분출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사회의 관심이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어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이 기회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위기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식과 그것에 기반 한 실천이 따라와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는 전통에 기반 한 제도종교로서의 외형적 차원을 확보하는 데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20세기 역사 속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로의 적극적인 편입 노력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위주의 정권에의 예속을 통한 이권 확보 등을 추구한 쪽이 주도권을 확보했고, 정화(淨化)마저도 다른 종교를 가진 정치인의 교시와 폭력에 의존해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부도덕한 승가지도층 형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유산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서 시도되고 있는 명상문화의 정착노력 같은 것이 상업화 우려라는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과,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 과정의 적실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모두 도반, 재가보살 위상 역할 보장해야”

어떻게 해야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우리 자신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우리불교계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어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당연히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道伴)으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구니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재가보살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시급히 극복하고 동등한 보살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가’를 중심으로 하는 출가보살의 고유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온전한 사부대중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자 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부대중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성은 시민윤리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이 시민윤리는 기본적으로 오계(五戒)의 현재적 재구성과 실천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며 “공장식 살처분으로 지탱되는 과장된 육식문화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나, 생명과 평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일에 일정하게 마음과 시간을 보태는 것과 같은 실천행으로서의 보살행을 우선으로 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의 정착에 힘을 쏟는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적극적인 대안 모색으로 “나와 연기적으로 얽혀있는 존재자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삶의 의미 물음에 관심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찾아가자면서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허, 불필요한 배타심의 일상적인 표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잠시 멈추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그 비판의 과정에서 나와 외부의 분리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요청 또한 부처의 가르침에 근거한 지혜의 핵심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인식에 근거한 자비로운 분노와 실천은 불교적 의미의 정의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 세미나 현장.



혜총 스님 “주지중심 관리불교에서 수행위주 외호제도로 바꿔야”

혜총 스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조계종단의 모든 제도가 수행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가의 수행과 관계없이 문중과 계파의 기득권에 의해 주지 등 각급 공직에 나아가 하루아침에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부처님의 율장을 어기는 파계를 행해도 누구하나 바로 잡아주는 도반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꿔야 한다”며 “부처님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이 민주국가체제의 3권분립을 모방하려했지만, 총무원과 종회는 비대해 지고 호계원과 호법부 등 사법기능은 독립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불교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자의 본분인 지계중심의 수행가풍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종헌을 비롯한 모든 종법을 수행 위주로 개정하고, 모든 종무는 수행을 위한 외호를 우선으로 그 정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잘한다”며 “그것도 포교와 교화수단에는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중생의 마음을 바로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아야 한다며 ”승가는 물론이고 재가불자들도 지계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수행풍토를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포교활동도 할 수 없고 자연히 부패하고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 흐름 계속돼야”

이밖에도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단현실 속에서 재가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 조계종단에 필요한 문화를 “파계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제재”와 “종단에서 상실된 중생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 정신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 있는 불자들에게 기복 수준이거나 개인 수행의 변태불교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승려들이 못한다면 재가자들이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종단 재정이 특정 사찰이나 승려들의 독점으로 종단의 극단적 양극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종단 구조 및 운영체제를 변화시키는 종단 내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필요한 요구 사안으로 △사찰 재정 투명화 △자율적 신도회 구성 △산속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가운동의 나아갈 방향에는 내부역량 강화와 느슨한 조직연대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재가와 승가의 동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 나름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어느 특정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현재는 승속 모두 각자 맡은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때”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내 재가단체에서 문제제기하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잇는 자체 연결망 등을 활용하여 직선제 요구 등과 더불어 종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단 건강성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고, “조계사 종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와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부 일반 시민단체들은 종단에 대한 국가지원사업의 투명화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과 같이 사회 공공성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하고, “개혁승려 모임이라면 종단 내 직선제 등 승가 내부 자정과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
▲ 한국불교발전연구원(이사장 혜총 스님)이 지난 5일 개최한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내일처럼 기뻐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같이 아파하고,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눈물 깃는 것이 입전수수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신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불평등 구조이다. 불교는 베풀고, 더불어 살고, 불평등 구조를 없애 사부대중의 위치가 바로잡혀야 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덕진/창원 문성대 전 교수)

“우리불교에 전반적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과정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해야 한다.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으로서 관계설정을 전제해야 한다.” (박병기/한국교원대 교수)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부처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달한다. 중생의 마음을 마로 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하며,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하는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혜총 스님/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원장 양현진, 고려대 교수)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을 주제로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불교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제안이 쏟아졌다. 조계종단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의 현실 비판은 물론 한국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 미래불교의 길을 열 기본적인 충언이 잇달았다.

이날 세미나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혜총 스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공동대표),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를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조준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도 나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더했다.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 교수는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거침없이 한국불교를 비판하고, 큰 틀에서 세 가지 당면과제를 풀 방안을 제시했다.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중생이 부처 자각, 현장성 회복해야

이덕진 교수가 내놓은 방안은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등 3가지이다.

그는 먼저 “연기를 올바로 본다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며 “연기는 ‘수평적 사고’, ‘관용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상相 없애기’, ‘처지 바꿔 생각하기’, ‘나하고 180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차이를 존중하기’, ‘관계 맺기’, ‘소통하기’, ‘놓기’, ‘무소유’ 등으로 풀고 싶다. 그에 반해서 ‘반연기’는 ‘수직적 사고’, ‘나 중심’, ‘상대방 배척하기’, ‘상相 가지기’, ‘나를 고집하기’, ‘차별하기’, ‘불관용’, ‘갑질하기’, ‘불통’, ‘잡기’, ‘소유’ 등“으로 이해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는 역설적으로 한국불교의 상황이 반연기적 반불교적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베풀기와 더불어살기’는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2500여 년 불교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인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인간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며, 부처의 수만큼 중생이 있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가 있으므로,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이다. 또 불․보살의 존재의미는 중생이다. 따라서 저잣거리로 나아가 중생과 동참同參할 때 비로소 불․보살이 된다”는 뜻을 함의한다는 것.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일 후인 4월 18일 학생들과 진도에 도착했다.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팽목항에 있었지만, 한국불교는 없었다. 개신교, 가톨릭 등 종교단체는 물론 약사회, 의사회가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조계종은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이 교수는 “당시 현장을 샅샅이 보았지만 불교관련 단체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바다를 향해 목탁을 들고 극락왕생을 비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고, 이틀 정도 더 지나자 전남사암연합회 이름의 천막이 멀리 떨어져 설치됐다”며 “5월 22일 당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팽목항에 와 진도 앞바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며 한국불교의 현장성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다른 종교나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에 찾아 간다. 불교는 어떤가”라며 “발 빠르게 대처할 기구는 있는지, 있다면 나라 곳곳의 문제에 바로 대처할 현장성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생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 시간과 공간을 일관하는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인 진리’이자 ‘행동을 담보로 하는 시대정신’이지 과거불교의 흔적이거나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신을 지금 당장 복원시켜서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야 불보살이이며, 사회와 현장에서 멀어진 불교에는 불보살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한국불교발전연구원(이사장 혜총 스님)이 지난 5일 개최한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내일처럼 기뻐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같이 아파하고,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눈물 깃는 것이 입전수수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신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불평등 구조이다. 불교는 베풀고, 더불어 살고, 불평등 구조를 없애 사부대중의 위치가 바로잡혀야 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덕진/창원 문성대 전 교수)

“우리불교에 전반적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과정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해야 한다.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으로서 관계설정을 전제해야 한다.” (박병기/한국교원대 교수)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부처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달한다. 중생의 마음을 마로 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하며,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하는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혜총 스님/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원장 양현진, 고려대 교수)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을 주제로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불교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제안이 쏟아졌다. 조계종단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의 현실 비판은 물론 한국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 미래불교의 길을 열 기본적인 충언이 잇달았다.

이날 세미나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혜총 스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공동대표),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를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조준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도 나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더했다.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 교수는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거침없이 한국불교를 비판하고, 큰 틀에서 세 가지 당면과제를 풀 방안을 제시했다.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중생이 부처 자각, 현장성 회복해야

이덕진 교수가 내놓은 방안은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등 3가지이다.

그는 먼저 “연기를 올바로 본다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며 “연기는 ‘수평적 사고’, ‘관용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상相 없애기’, ‘처지 바꿔 생각하기’, ‘나하고 180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차이를 존중하기’, ‘관계 맺기’, ‘소통하기’, ‘놓기’, ‘무소유’ 등으로 풀고 싶다. 그에 반해서 ‘반연기’는 ‘수직적 사고’, ‘나 중심’, ‘상대방 배척하기’, ‘상相 가지기’, ‘나를 고집하기’, ‘차별하기’, ‘불관용’, ‘갑질하기’, ‘불통’, ‘잡기’, ‘소유’ 등“으로 이해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는 역설적으로 한국불교의 상황이 반연기적 반불교적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베풀기와 더불어살기’는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2500여 년 불교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인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인간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며, 부처의 수만큼 중생이 있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가 있으므로,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이다. 또 불․보살의 존재의미는 중생이다. 따라서 저잣거리로 나아가 중생과 동참同參할 때 비로소 불․보살이 된다”는 뜻을 함의한다는 것.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일 후인 4월 18일 학생들과 진도에 도착했다.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팽목항에 있었지만, 한국불교는 없었다. 개신교, 가톨릭 등 종교단체는 물론 약사회, 의사회가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조계종은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이 교수는 “당시 현장을 샅샅이 보았지만 불교관련 단체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바다를 향해 목탁을 들고 극락왕생을 비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고, 이틀 정도 더 지나자 전남사암연합회 이름의 천막이 멀리 떨어져 설치됐다”며 “5월 22일 당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팽목항에 와 진도 앞바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며 한국불교의 현장성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다른 종교나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에 찾아 간다. 불교는 어떤가”라며 “발 빠르게 대처할 기구는 있는지, 있다면 나라 곳곳의 문제에 바로 대처할 현장성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생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 시간과 공간을 일관하는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인 진리’이자 ‘행동을 담보로 하는 시대정신’이지 과거불교의 흔적이거나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신을 지금 당장 복원시켜서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야 불보살이이며, 사회와 현장에서 멀어진 불교에는 불보살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학자들.



그는 “보살행은 감응이며 동참이다. 우월의식이 있는 한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고 트게 꾸짖었다.

이 교수가 본 당면과제 두 번째는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이다. 한 마디로 불평등한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출가자가 재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에서 붓다가 없애려한 ‘계급’이 부활했다는 것. 아예 한국불교의 출가자를 사성제의 가장 높은 카스트인 ‘브라만’에 비유했다. 출가 자체가 계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불교에서 붓가가 없앤 계급이 부활했다. 힌두교의 인도에선 유명무실해 진 브라만을 대신한 계급”이라고 크게 질타하며 “한국의 불자는 젊은 승려에게도 큰절 3배를 강요받으며, 절 공양간 식사 때도 ‘스님석’에 접근했다가는 욕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와 남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3배와 같은 비상식적 권위주의 때문”이라며 “타종교인과 불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스님들만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팔경법 등 경전 재수정돼야…유례없는 불평등 집단”

출가자와 재가자 사이의 계급만 문제가 아니다. 출가자 사이에서도 비구와 비구니는 계급이 다른 게 현실이다. 조계종에서 비구니는 참종권이 제한된다. 종정 총무원장 원로의원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비구-비구니 차별은 신도들에게도 이어져 재가불자들조차 비구니 보다 비구를 선호한다는 것.

이 교수는 “팔경법 등은 재수정되어야 한다”며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와 출가라는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종교가 아니다. 인류 지성사 사상 유례가 없는 평등의 불교가 한국에서는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출가와 재가의 불평등에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여기에 소속집단에 따른 불평등까지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비구 스님 사이에도 문중, 소속집단, 세력에 의한 불평등이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종교적 위신을 지닌 일부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소속된 비구 스님들에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 낸 사건 때마다 ‘분종이나 분규가 불교포교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도와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결국 승가공동체 내부의 분열, 대립, 분규는 불교에 부정적 인식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불교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가자가 출가자 보다 하열하다고 볼 수 없다. 대승경전은 보살상을 통해 출가와 재가의 벽을 허물고 있다”고 했다.

“중생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수요 중심 전환해야”

세 번째 당면과제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이다. 선수행을 비롯해 포교를 수요자인 중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생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출가자가 있을까, 최상근기이자 일종의 선민인 그들에게는 보살행이 실제로 저잣거리에 뛰어드는 실천이 아니라 머릿속에 공허한 말장난이나 관념으로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 하다”며 “중생을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불교로 전환하기 위해 선과 교학의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선 수행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른 수행방법의 장점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자 중심의 선수행지침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교의 방법은 현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에서 대혜종고는 모두 42명에세 62편의 서신을 보낸다. 여성 1인 승려 2인을 제외하면 모둑 K 당대 지식인이고 관료였다. 이 교수는 “선수행의 주인공은 승려가 아닌 재가불자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현장.



박병기 “불교공동체 시민윤리 확보, 적극적 삶 의미 제공”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현실과 사회적 신뢰구축’ 발제를 통해 “불교공동체 안에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 확보,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삶의 의미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최대교단의 상황은 총무원장과 같은 상층부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과 물신주의에의 습윤(濕潤), 승가 내 개인주의 만연과 출가자 감소 등으로 인한 승가공동체 자체의 해제 위기, 재가보살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 계율정신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사부대중공동체의 미형성 등과 같은 위기 징후가 지속되는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 한국불교는 20세기 우리 사회가 보여준 극적인 민주화 과정에서의 저항과도 맞물려 있는 재가보살에 의한 개혁요구의 분출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사회의 관심이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어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이 기회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위기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식과 그것에 기반 한 실천이 따라와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는 전통에 기반 한 제도종교로서의 외형적 차원을 확보하는 데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20세기 역사 속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로의 적극적인 편입 노력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위주의 정권에의 예속을 통한 이권 확보 등을 추구한 쪽이 주도권을 확보했고, 정화(淨化)마저도 다른 종교를 가진 정치인의 교시와 폭력에 의존해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부도덕한 승가지도층 형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유산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서 시도되고 있는 명상문화의 정착노력 같은 것이 상업화 우려라는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과,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 과정의 적실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모두 도반, 재가보살 위상 역할 보장해야”

어떻게 해야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우리 자신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우리불교계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어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당연히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道伴)으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구니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재가보살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시급히 극복하고 동등한 보살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가’를 중심으로 하는 출가보살의 고유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온전한 사부대중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자 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부대중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성은 시민윤리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이 시민윤리는 기본적으로 오계(五戒)의 현재적 재구성과 실천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며 “공장식 살처분으로 지탱되는 과장된 육식문화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나, 생명과 평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일에 일정하게 마음과 시간을 보태는 것과 같은 실천행으로서의 보살행을 우선으로 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의 정착에 힘을 쏟는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적극적인 대안 모색으로 “나와 연기적으로 얽혀있는 존재자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삶의 의미 물음에 관심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찾아가자면서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허, 불필요한 배타심의 일상적인 표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잠시 멈추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그 비판의 과정에서 나와 외부의 분리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요청 또한 부처의 가르침에 근거한 지혜의 핵심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인식에 근거한 자비로운 분노와 실천은 불교적 의미의 정의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 세미나 현장.



혜총 스님 “주지중심 관리불교에서 수행위주 외호제도로 바꿔야”

혜총 스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조계종단의 모든 제도가 수행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가의 수행과 관계없이 문중과 계파의 기득권에 의해 주지 등 각급 공직에 나아가 하루아침에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부처님의 율장을 어기는 파계를 행해도 누구하나 바로 잡아주는 도반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꿔야 한다”며 “부처님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이 민주국가체제의 3권분립을 모방하려했지만, 총무원과 종회는 비대해 지고 호계원과 호법부 등 사법기능은 독립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불교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자의 본분인 지계중심의 수행가풍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종헌을 비롯한 모든 종법을 수행 위주로 개정하고, 모든 종무는 수행을 위한 외호를 우선으로 그 정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잘한다”며 “그것도 포교와 교화수단에는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중생의 마음을 바로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아야 한다며 ”승가는 물론이고 재가불자들도 지계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수행풍토를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포교활동도 할 수 없고 자연히 부패하고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 흐름 계속돼야”

이밖에도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단현실 속에서 재가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 조계종단에 필요한 문화를 “파계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제재”와 “종단에서 상실된 중생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 정신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 있는 불자들에게 기복 수준이거나 개인 수행의 변태불교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승려들이 못한다면 재가자들이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종단 재정이 특정 사찰이나 승려들의 독점으로 종단의 극단적 양극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종단 구조 및 운영체제를 변화시키는 종단 내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필요한 요구 사안으로 △사찰 재정 투명화 △자율적 신도회 구성 △산속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가운동의 나아갈 방향에는 내부역량 강화와 느슨한 조직연대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재가와 승가의 동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 나름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어느 특정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현재는 승속 모두 각자 맡은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때”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내 재가단체에서 문제제기하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잇는 자체 연결망 등을 활용하여 직선제 요구 등과 더불어 종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단 건강성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고, “조계사 종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와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부 일반 시민단체들은 종단에 대한 국가지원사업의 투명화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과 같이 사회 공공성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하고, “개혁승려 모임이라면 종단 내 직선제 등 승가 내부 자정과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
▲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학자들.

그는 “보살행은 감응이며 동참이다. 우월의식이 있는 한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고 트게 꾸짖었다.

이 교수가 본 당면과제 두 번째는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이다. 한 마디로 불평등한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출가자가 재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에서 붓다가 없애려한 ‘계급’이 부활했다는 것. 아예 한국불교의 출가자를 사성제의 가장 높은 카스트인 ‘브라만’에 비유했다. 출가 자체가 계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불교에서 붓가가 없앤 계급이 부활했다. 힌두교의 인도에선 유명무실해 진 브라만을 대신한 계급”이라고 크게 질타하며 “한국의 불자는 젊은 승려에게도 큰절 3배를 강요받으며, 절 공양간 식사 때도 ‘스님석’에 접근했다가는 욕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와 남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3배와 같은 비상식적 권위주의 때문”이라며 “타종교인과 불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스님들만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팔경법 등 경전 재수정돼야…유례없는 불평등 집단”

출가자와 재가자 사이의 계급만 문제가 아니다. 출가자 사이에서도 비구와 비구니는 계급이 다른 게 현실이다. 조계종에서 비구니는 참종권이 제한된다. 종정 총무원장 원로의원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비구-비구니 차별은 신도들에게도 이어져 재가불자들조차 비구니 보다 비구를 선호한다는 것.

이 교수는 “팔경법 등은 재수정되어야 한다”며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와 출가라는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종교가 아니다. 인류 지성사 사상 유례가 없는 평등의 불교가 한국에서는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출가와 재가의 불평등에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여기에 소속집단에 따른 불평등까지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비구 스님 사이에도 문중, 소속집단, 세력에 의한 불평등이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종교적 위신을 지닌 일부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소속된 비구 스님들에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 낸 사건 때마다 ‘분종이나 분규가 불교포교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도와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결국 승가공동체 내부의 분열, 대립, 분규는 불교에 부정적 인식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불교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가자가 출가자 보다 하열하다고 볼 수 없다. 대승경전은 보살상을 통해 출가와 재가의 벽을 허물고 있다”고 했다.

“중생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수요 중심 전환해야”

세 번째 당면과제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이다. 선수행을 비롯해 포교를 수요자인 중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생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출가자가 있을까, 최상근기이자 일종의 선민인 그들에게는 보살행이 실제로 저잣거리에 뛰어드는 실천이 아니라 머릿속에 공허한 말장난이나 관념으로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 하다”며 “중생을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불교로 전환하기 위해 선과 교학의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선 수행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른 수행방법의 장점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자 중심의 선수행지침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교의 방법은 현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에서 대혜종고는 모두 42명에세 62편의 서신을 보낸다. 여성 1인 승려 2인을 제외하면 모둑 K 당대 지식인이고 관료였다. 이 교수는 “선수행의 주인공은 승려가 아닌 재가불자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발전연구원(이사장 혜총 스님)이 지난 5일 개최한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내일처럼 기뻐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같이 아파하고,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눈물 깃는 것이 입전수수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신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불평등 구조이다. 불교는 베풀고, 더불어 살고, 불평등 구조를 없애 사부대중의 위치가 바로잡혀야 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덕진/창원 문성대 전 교수)

“우리불교에 전반적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과정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해야 한다.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으로서 관계설정을 전제해야 한다.” (박병기/한국교원대 교수)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부처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달한다. 중생의 마음을 마로 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하며,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하는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혜총 스님/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원장 양현진, 고려대 교수)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을 주제로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불교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제안이 쏟아졌다. 조계종단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의 현실 비판은 물론 한국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 미래불교의 길을 열 기본적인 충언이 잇달았다.

이날 세미나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혜총 스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공동대표),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를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조준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도 나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더했다.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 교수는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거침없이 한국불교를 비판하고, 큰 틀에서 세 가지 당면과제를 풀 방안을 제시했다.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중생이 부처 자각, 현장성 회복해야

이덕진 교수가 내놓은 방안은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등 3가지이다.

그는 먼저 “연기를 올바로 본다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며 “연기는 ‘수평적 사고’, ‘관용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상相 없애기’, ‘처지 바꿔 생각하기’, ‘나하고 180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차이를 존중하기’, ‘관계 맺기’, ‘소통하기’, ‘놓기’, ‘무소유’ 등으로 풀고 싶다. 그에 반해서 ‘반연기’는 ‘수직적 사고’, ‘나 중심’, ‘상대방 배척하기’, ‘상相 가지기’, ‘나를 고집하기’, ‘차별하기’, ‘불관용’, ‘갑질하기’, ‘불통’, ‘잡기’, ‘소유’ 등“으로 이해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는 역설적으로 한국불교의 상황이 반연기적 반불교적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베풀기와 더불어살기’는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2500여 년 불교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인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인간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며, 부처의 수만큼 중생이 있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가 있으므로,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이다. 또 불․보살의 존재의미는 중생이다. 따라서 저잣거리로 나아가 중생과 동참同參할 때 비로소 불․보살이 된다”는 뜻을 함의한다는 것.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일 후인 4월 18일 학생들과 진도에 도착했다.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팽목항에 있었지만, 한국불교는 없었다. 개신교, 가톨릭 등 종교단체는 물론 약사회, 의사회가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조계종은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이 교수는 “당시 현장을 샅샅이 보았지만 불교관련 단체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바다를 향해 목탁을 들고 극락왕생을 비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고, 이틀 정도 더 지나자 전남사암연합회 이름의 천막이 멀리 떨어져 설치됐다”며 “5월 22일 당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팽목항에 와 진도 앞바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며 한국불교의 현장성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다른 종교나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에 찾아 간다. 불교는 어떤가”라며 “발 빠르게 대처할 기구는 있는지, 있다면 나라 곳곳의 문제에 바로 대처할 현장성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생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 시간과 공간을 일관하는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인 진리’이자 ‘행동을 담보로 하는 시대정신’이지 과거불교의 흔적이거나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신을 지금 당장 복원시켜서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야 불보살이이며, 사회와 현장에서 멀어진 불교에는 불보살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학자들.



그는 “보살행은 감응이며 동참이다. 우월의식이 있는 한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고 트게 꾸짖었다.

이 교수가 본 당면과제 두 번째는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이다. 한 마디로 불평등한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출가자가 재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에서 붓다가 없애려한 ‘계급’이 부활했다는 것. 아예 한국불교의 출가자를 사성제의 가장 높은 카스트인 ‘브라만’에 비유했다. 출가 자체가 계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불교에서 붓가가 없앤 계급이 부활했다. 힌두교의 인도에선 유명무실해 진 브라만을 대신한 계급”이라고 크게 질타하며 “한국의 불자는 젊은 승려에게도 큰절 3배를 강요받으며, 절 공양간 식사 때도 ‘스님석’에 접근했다가는 욕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와 남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3배와 같은 비상식적 권위주의 때문”이라며 “타종교인과 불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스님들만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팔경법 등 경전 재수정돼야…유례없는 불평등 집단”

출가자와 재가자 사이의 계급만 문제가 아니다. 출가자 사이에서도 비구와 비구니는 계급이 다른 게 현실이다. 조계종에서 비구니는 참종권이 제한된다. 종정 총무원장 원로의원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비구-비구니 차별은 신도들에게도 이어져 재가불자들조차 비구니 보다 비구를 선호한다는 것.

이 교수는 “팔경법 등은 재수정되어야 한다”며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와 출가라는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종교가 아니다. 인류 지성사 사상 유례가 없는 평등의 불교가 한국에서는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출가와 재가의 불평등에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여기에 소속집단에 따른 불평등까지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비구 스님 사이에도 문중, 소속집단, 세력에 의한 불평등이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종교적 위신을 지닌 일부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소속된 비구 스님들에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 낸 사건 때마다 ‘분종이나 분규가 불교포교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도와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결국 승가공동체 내부의 분열, 대립, 분규는 불교에 부정적 인식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불교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가자가 출가자 보다 하열하다고 볼 수 없다. 대승경전은 보살상을 통해 출가와 재가의 벽을 허물고 있다”고 했다.

“중생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수요 중심 전환해야”

세 번째 당면과제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이다. 선수행을 비롯해 포교를 수요자인 중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생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출가자가 있을까, 최상근기이자 일종의 선민인 그들에게는 보살행이 실제로 저잣거리에 뛰어드는 실천이 아니라 머릿속에 공허한 말장난이나 관념으로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 하다”며 “중생을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불교로 전환하기 위해 선과 교학의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선 수행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른 수행방법의 장점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자 중심의 선수행지침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교의 방법은 현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에서 대혜종고는 모두 42명에세 62편의 서신을 보낸다. 여성 1인 승려 2인을 제외하면 모둑 K 당대 지식인이고 관료였다. 이 교수는 “선수행의 주인공은 승려가 아닌 재가불자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현장.



박병기 “불교공동체 시민윤리 확보, 적극적 삶 의미 제공”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현실과 사회적 신뢰구축’ 발제를 통해 “불교공동체 안에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 확보,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삶의 의미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최대교단의 상황은 총무원장과 같은 상층부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과 물신주의에의 습윤(濕潤), 승가 내 개인주의 만연과 출가자 감소 등으로 인한 승가공동체 자체의 해제 위기, 재가보살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 계율정신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사부대중공동체의 미형성 등과 같은 위기 징후가 지속되는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 한국불교는 20세기 우리 사회가 보여준 극적인 민주화 과정에서의 저항과도 맞물려 있는 재가보살에 의한 개혁요구의 분출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사회의 관심이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어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이 기회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위기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식과 그것에 기반 한 실천이 따라와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는 전통에 기반 한 제도종교로서의 외형적 차원을 확보하는 데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20세기 역사 속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로의 적극적인 편입 노력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위주의 정권에의 예속을 통한 이권 확보 등을 추구한 쪽이 주도권을 확보했고, 정화(淨化)마저도 다른 종교를 가진 정치인의 교시와 폭력에 의존해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부도덕한 승가지도층 형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유산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서 시도되고 있는 명상문화의 정착노력 같은 것이 상업화 우려라는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과,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 과정의 적실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모두 도반, 재가보살 위상 역할 보장해야”

어떻게 해야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우리 자신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우리불교계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어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당연히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道伴)으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구니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재가보살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시급히 극복하고 동등한 보살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가’를 중심으로 하는 출가보살의 고유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온전한 사부대중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자 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부대중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성은 시민윤리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이 시민윤리는 기본적으로 오계(五戒)의 현재적 재구성과 실천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며 “공장식 살처분으로 지탱되는 과장된 육식문화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나, 생명과 평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일에 일정하게 마음과 시간을 보태는 것과 같은 실천행으로서의 보살행을 우선으로 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의 정착에 힘을 쏟는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적극적인 대안 모색으로 “나와 연기적으로 얽혀있는 존재자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삶의 의미 물음에 관심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찾아가자면서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허, 불필요한 배타심의 일상적인 표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잠시 멈추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그 비판의 과정에서 나와 외부의 분리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요청 또한 부처의 가르침에 근거한 지혜의 핵심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인식에 근거한 자비로운 분노와 실천은 불교적 의미의 정의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 세미나 현장.



혜총 스님 “주지중심 관리불교에서 수행위주 외호제도로 바꿔야”

혜총 스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조계종단의 모든 제도가 수행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가의 수행과 관계없이 문중과 계파의 기득권에 의해 주지 등 각급 공직에 나아가 하루아침에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부처님의 율장을 어기는 파계를 행해도 누구하나 바로 잡아주는 도반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꿔야 한다”며 “부처님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이 민주국가체제의 3권분립을 모방하려했지만, 총무원과 종회는 비대해 지고 호계원과 호법부 등 사법기능은 독립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불교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자의 본분인 지계중심의 수행가풍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종헌을 비롯한 모든 종법을 수행 위주로 개정하고, 모든 종무는 수행을 위한 외호를 우선으로 그 정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잘한다”며 “그것도 포교와 교화수단에는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중생의 마음을 바로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아야 한다며 ”승가는 물론이고 재가불자들도 지계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수행풍토를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포교활동도 할 수 없고 자연히 부패하고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 흐름 계속돼야”

이밖에도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단현실 속에서 재가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 조계종단에 필요한 문화를 “파계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제재”와 “종단에서 상실된 중생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 정신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 있는 불자들에게 기복 수준이거나 개인 수행의 변태불교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승려들이 못한다면 재가자들이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종단 재정이 특정 사찰이나 승려들의 독점으로 종단의 극단적 양극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종단 구조 및 운영체제를 변화시키는 종단 내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필요한 요구 사안으로 △사찰 재정 투명화 △자율적 신도회 구성 △산속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가운동의 나아갈 방향에는 내부역량 강화와 느슨한 조직연대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재가와 승가의 동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 나름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어느 특정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현재는 승속 모두 각자 맡은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때”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내 재가단체에서 문제제기하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잇는 자체 연결망 등을 활용하여 직선제 요구 등과 더불어 종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단 건강성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고, “조계사 종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와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부 일반 시민단체들은 종단에 대한 국가지원사업의 투명화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과 같이 사회 공공성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하고, “개혁승려 모임이라면 종단 내 직선제 등 승가 내부 자정과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
▲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현장.

박병기 “불교공동체 시민윤리 확보, 적극적 삶 의미 제공”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현실과 사회적 신뢰구축’ 발제를 통해 “불교공동체 안에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 확보,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삶의 의미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최대교단의 상황은 총무원장과 같은 상층부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과 물신주의에의 습윤(濕潤), 승가 내 개인주의 만연과 출가자 감소 등으로 인한 승가공동체 자체의 해제 위기, 재가보살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 계율정신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사부대중공동체의 미형성 등과 같은 위기 징후가 지속되는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 한국불교는 20세기 우리 사회가 보여준 극적인 민주화 과정에서의 저항과도 맞물려 있는 재가보살에 의한 개혁요구의 분출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사회의 관심이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어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이 기회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위기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식과 그것에 기반 한 실천이 따라와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는 전통에 기반 한 제도종교로서의 외형적 차원을 확보하는 데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20세기 역사 속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로의 적극적인 편입 노력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위주의 정권에의 예속을 통한 이권 확보 등을 추구한 쪽이 주도권을 확보했고, 정화(淨化)마저도 다른 종교를 가진 정치인의 교시와 폭력에 의존해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부도덕한 승가지도층 형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유산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서 시도되고 있는 명상문화의 정착노력 같은 것이 상업화 우려라는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과,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 과정의 적실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모두 도반, 재가보살 위상 역할 보장해야”

어떻게 해야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우리 자신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우리불교계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어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당연히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道伴)으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구니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재가보살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시급히 극복하고 동등한 보살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가’를 중심으로 하는 출가보살의 고유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온전한 사부대중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자 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부대중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성은 시민윤리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이 시민윤리는 기본적으로 오계(五戒)의 현재적 재구성과 실천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며 “공장식 살처분으로 지탱되는 과장된 육식문화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나, 생명과 평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일에 일정하게 마음과 시간을 보태는 것과 같은 실천행으로서의 보살행을 우선으로 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의 정착에 힘을 쏟는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적극적인 대안 모색으로 “나와 연기적으로 얽혀있는 존재자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삶의 의미 물음에 관심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찾아가자면서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허, 불필요한 배타심의 일상적인 표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잠시 멈추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그 비판의 과정에서 나와 외부의 분리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요청 또한 부처의 가르침에 근거한 지혜의 핵심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인식에 근거한 자비로운 분노와 실천은 불교적 의미의 정의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발전연구원(이사장 혜총 스님)이 지난 5일 개최한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내일처럼 기뻐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같이 아파하고,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눈물 깃는 것이 입전수수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신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불평등 구조이다. 불교는 베풀고, 더불어 살고, 불평등 구조를 없애 사부대중의 위치가 바로잡혀야 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덕진/창원 문성대 전 교수)

“우리불교에 전반적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과정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해야 한다.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으로서 관계설정을 전제해야 한다.” (박병기/한국교원대 교수)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부처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달한다. 중생의 마음을 마로 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하며,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하는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혜총 스님/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원장 양현진, 고려대 교수)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을 주제로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불교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제안이 쏟아졌다. 조계종단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의 현실 비판은 물론 한국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 미래불교의 길을 열 기본적인 충언이 잇달았다.

이날 세미나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혜총 스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공동대표),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를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조준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도 나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더했다.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 교수는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거침없이 한국불교를 비판하고, 큰 틀에서 세 가지 당면과제를 풀 방안을 제시했다.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중생이 부처 자각, 현장성 회복해야

이덕진 교수가 내놓은 방안은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등 3가지이다.

그는 먼저 “연기를 올바로 본다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며 “연기는 ‘수평적 사고’, ‘관용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상相 없애기’, ‘처지 바꿔 생각하기’, ‘나하고 180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차이를 존중하기’, ‘관계 맺기’, ‘소통하기’, ‘놓기’, ‘무소유’ 등으로 풀고 싶다. 그에 반해서 ‘반연기’는 ‘수직적 사고’, ‘나 중심’, ‘상대방 배척하기’, ‘상相 가지기’, ‘나를 고집하기’, ‘차별하기’, ‘불관용’, ‘갑질하기’, ‘불통’, ‘잡기’, ‘소유’ 등“으로 이해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는 역설적으로 한국불교의 상황이 반연기적 반불교적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베풀기와 더불어살기’는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2500여 년 불교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인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인간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며, 부처의 수만큼 중생이 있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가 있으므로,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이다. 또 불․보살의 존재의미는 중생이다. 따라서 저잣거리로 나아가 중생과 동참同參할 때 비로소 불․보살이 된다”는 뜻을 함의한다는 것.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일 후인 4월 18일 학생들과 진도에 도착했다.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팽목항에 있었지만, 한국불교는 없었다. 개신교, 가톨릭 등 종교단체는 물론 약사회, 의사회가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조계종은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이 교수는 “당시 현장을 샅샅이 보았지만 불교관련 단체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바다를 향해 목탁을 들고 극락왕생을 비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고, 이틀 정도 더 지나자 전남사암연합회 이름의 천막이 멀리 떨어져 설치됐다”며 “5월 22일 당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팽목항에 와 진도 앞바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며 한국불교의 현장성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다른 종교나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에 찾아 간다. 불교는 어떤가”라며 “발 빠르게 대처할 기구는 있는지, 있다면 나라 곳곳의 문제에 바로 대처할 현장성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생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 시간과 공간을 일관하는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인 진리’이자 ‘행동을 담보로 하는 시대정신’이지 과거불교의 흔적이거나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신을 지금 당장 복원시켜서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야 불보살이이며, 사회와 현장에서 멀어진 불교에는 불보살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학자들.



그는 “보살행은 감응이며 동참이다. 우월의식이 있는 한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고 트게 꾸짖었다.

이 교수가 본 당면과제 두 번째는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이다. 한 마디로 불평등한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출가자가 재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에서 붓다가 없애려한 ‘계급’이 부활했다는 것. 아예 한국불교의 출가자를 사성제의 가장 높은 카스트인 ‘브라만’에 비유했다. 출가 자체가 계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불교에서 붓가가 없앤 계급이 부활했다. 힌두교의 인도에선 유명무실해 진 브라만을 대신한 계급”이라고 크게 질타하며 “한국의 불자는 젊은 승려에게도 큰절 3배를 강요받으며, 절 공양간 식사 때도 ‘스님석’에 접근했다가는 욕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와 남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3배와 같은 비상식적 권위주의 때문”이라며 “타종교인과 불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스님들만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팔경법 등 경전 재수정돼야…유례없는 불평등 집단”

출가자와 재가자 사이의 계급만 문제가 아니다. 출가자 사이에서도 비구와 비구니는 계급이 다른 게 현실이다. 조계종에서 비구니는 참종권이 제한된다. 종정 총무원장 원로의원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비구-비구니 차별은 신도들에게도 이어져 재가불자들조차 비구니 보다 비구를 선호한다는 것.

이 교수는 “팔경법 등은 재수정되어야 한다”며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와 출가라는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종교가 아니다. 인류 지성사 사상 유례가 없는 평등의 불교가 한국에서는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출가와 재가의 불평등에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여기에 소속집단에 따른 불평등까지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비구 스님 사이에도 문중, 소속집단, 세력에 의한 불평등이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종교적 위신을 지닌 일부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소속된 비구 스님들에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 낸 사건 때마다 ‘분종이나 분규가 불교포교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도와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결국 승가공동체 내부의 분열, 대립, 분규는 불교에 부정적 인식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불교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가자가 출가자 보다 하열하다고 볼 수 없다. 대승경전은 보살상을 통해 출가와 재가의 벽을 허물고 있다”고 했다.

“중생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수요 중심 전환해야”

세 번째 당면과제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이다. 선수행을 비롯해 포교를 수요자인 중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생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출가자가 있을까, 최상근기이자 일종의 선민인 그들에게는 보살행이 실제로 저잣거리에 뛰어드는 실천이 아니라 머릿속에 공허한 말장난이나 관념으로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 하다”며 “중생을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불교로 전환하기 위해 선과 교학의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선 수행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른 수행방법의 장점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자 중심의 선수행지침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교의 방법은 현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에서 대혜종고는 모두 42명에세 62편의 서신을 보낸다. 여성 1인 승려 2인을 제외하면 모둑 K 당대 지식인이고 관료였다. 이 교수는 “선수행의 주인공은 승려가 아닌 재가불자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현장.



박병기 “불교공동체 시민윤리 확보, 적극적 삶 의미 제공”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현실과 사회적 신뢰구축’ 발제를 통해 “불교공동체 안에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 확보,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삶의 의미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최대교단의 상황은 총무원장과 같은 상층부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과 물신주의에의 습윤(濕潤), 승가 내 개인주의 만연과 출가자 감소 등으로 인한 승가공동체 자체의 해제 위기, 재가보살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 계율정신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사부대중공동체의 미형성 등과 같은 위기 징후가 지속되는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 한국불교는 20세기 우리 사회가 보여준 극적인 민주화 과정에서의 저항과도 맞물려 있는 재가보살에 의한 개혁요구의 분출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사회의 관심이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어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이 기회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위기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식과 그것에 기반 한 실천이 따라와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는 전통에 기반 한 제도종교로서의 외형적 차원을 확보하는 데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20세기 역사 속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로의 적극적인 편입 노력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위주의 정권에의 예속을 통한 이권 확보 등을 추구한 쪽이 주도권을 확보했고, 정화(淨化)마저도 다른 종교를 가진 정치인의 교시와 폭력에 의존해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부도덕한 승가지도층 형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유산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서 시도되고 있는 명상문화의 정착노력 같은 것이 상업화 우려라는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과,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 과정의 적실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모두 도반, 재가보살 위상 역할 보장해야”

어떻게 해야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우리 자신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우리불교계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어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당연히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道伴)으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구니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재가보살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시급히 극복하고 동등한 보살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가’를 중심으로 하는 출가보살의 고유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온전한 사부대중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자 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부대중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성은 시민윤리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이 시민윤리는 기본적으로 오계(五戒)의 현재적 재구성과 실천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며 “공장식 살처분으로 지탱되는 과장된 육식문화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나, 생명과 평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일에 일정하게 마음과 시간을 보태는 것과 같은 실천행으로서의 보살행을 우선으로 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의 정착에 힘을 쏟는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적극적인 대안 모색으로 “나와 연기적으로 얽혀있는 존재자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삶의 의미 물음에 관심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찾아가자면서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허, 불필요한 배타심의 일상적인 표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잠시 멈추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그 비판의 과정에서 나와 외부의 분리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요청 또한 부처의 가르침에 근거한 지혜의 핵심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인식에 근거한 자비로운 분노와 실천은 불교적 의미의 정의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 세미나 현장.



혜총 스님 “주지중심 관리불교에서 수행위주 외호제도로 바꿔야”

혜총 스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조계종단의 모든 제도가 수행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가의 수행과 관계없이 문중과 계파의 기득권에 의해 주지 등 각급 공직에 나아가 하루아침에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부처님의 율장을 어기는 파계를 행해도 누구하나 바로 잡아주는 도반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꿔야 한다”며 “부처님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이 민주국가체제의 3권분립을 모방하려했지만, 총무원과 종회는 비대해 지고 호계원과 호법부 등 사법기능은 독립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불교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자의 본분인 지계중심의 수행가풍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종헌을 비롯한 모든 종법을 수행 위주로 개정하고, 모든 종무는 수행을 위한 외호를 우선으로 그 정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잘한다”며 “그것도 포교와 교화수단에는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중생의 마음을 바로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아야 한다며 ”승가는 물론이고 재가불자들도 지계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수행풍토를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포교활동도 할 수 없고 자연히 부패하고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 흐름 계속돼야”

이밖에도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단현실 속에서 재가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 조계종단에 필요한 문화를 “파계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제재”와 “종단에서 상실된 중생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 정신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 있는 불자들에게 기복 수준이거나 개인 수행의 변태불교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승려들이 못한다면 재가자들이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종단 재정이 특정 사찰이나 승려들의 독점으로 종단의 극단적 양극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종단 구조 및 운영체제를 변화시키는 종단 내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필요한 요구 사안으로 △사찰 재정 투명화 △자율적 신도회 구성 △산속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가운동의 나아갈 방향에는 내부역량 강화와 느슨한 조직연대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재가와 승가의 동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 나름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어느 특정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현재는 승속 모두 각자 맡은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때”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내 재가단체에서 문제제기하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잇는 자체 연결망 등을 활용하여 직선제 요구 등과 더불어 종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단 건강성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고, “조계사 종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와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부 일반 시민단체들은 종단에 대한 국가지원사업의 투명화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과 같이 사회 공공성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하고, “개혁승려 모임이라면 종단 내 직선제 등 승가 내부 자정과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
▲ 세미나 현장.

혜총 스님 “주지중심 관리불교에서 수행위주 외호제도로 바꿔야”

혜총 스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조계종단의 모든 제도가 수행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가의 수행과 관계없이 문중과 계파의 기득권에 의해 주지 등 각급 공직에 나아가 하루아침에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부처님의 율장을 어기는 파계를 행해도 누구하나 바로 잡아주는 도반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꿔야 한다”며 “부처님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이 민주국가체제의 3권분립을 모방하려했지만, 총무원과 종회는 비대해 지고 호계원과 호법부 등 사법기능은 독립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불교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자의 본분인 지계중심의 수행가풍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종헌을 비롯한 모든 종법을 수행 위주로 개정하고, 모든 종무는 수행을 위한 외호를 우선으로 그 정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잘한다”며 “그것도 포교와 교화수단에는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중생의 마음을 바로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아야 한다며 ”승가는 물론이고 재가불자들도 지계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수행풍토를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포교활동도 할 수 없고 자연히 부패하고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 흐름 계속돼야”

이밖에도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단현실 속에서 재가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 조계종단에 필요한 문화를 “파계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제재”와 “종단에서 상실된 중생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 정신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 있는 불자들에게 기복 수준이거나 개인 수행의 변태불교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승려들이 못한다면 재가자들이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종단 재정이 특정 사찰이나 승려들의 독점으로 종단의 극단적 양극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종단 구조 및 운영체제를 변화시키는 종단 내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필요한 요구 사안으로 △사찰 재정 투명화 △자율적 신도회 구성 △산속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가운동의 나아갈 방향에는 내부역량 강화와 느슨한 조직연대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재가와 승가의 동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 나름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어느 특정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현재는 승속 모두 각자 맡은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때”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내 재가단체에서 문제제기하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잇는 자체 연결망 등을 활용하여 직선제 요구 등과 더불어 종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단 건강성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고, “조계사 종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와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부 일반 시민단체들은 종단에 대한 국가지원사업의 투명화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과 같이 사회 공공성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하고, “개혁승려 모임이라면 종단 내 직선제 등 승가 내부 자정과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 한국불교발전연구원(이사장 혜총 스님)이 지난 5일 개최한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내일처럼 기뻐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같이 아파하고,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눈물 깃는 것이 입전수수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신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불평등 구조이다. 불교는 베풀고, 더불어 살고, 불평등 구조를 없애 사부대중의 위치가 바로잡혀야 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덕진/창원 문성대 전 교수)

“우리불교에 전반적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과정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불교계는 한국 시민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해야 한다.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으로서 관계설정을 전제해야 한다.” (박병기/한국교원대 교수)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부처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달한다. 중생의 마음을 마로 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하며,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하는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혜총 스님/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원장 양현진, 고려대 교수)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연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을 주제로 개원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불교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제안이 쏟아졌다. 조계종단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의 현실 비판은 물론 한국사회에서 불교의 위상을 정립하고, 미래불교의 길을 열 기본적인 충언이 잇달았다.

이날 세미나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혜총 스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공동대표),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를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제안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 조준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도 나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더했다.

이덕진 전 창원문성대 교수는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거침없이 한국불교를 비판하고, 큰 틀에서 세 가지 당면과제를 풀 방안을 제시했다.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중생이 부처 자각, 현장성 회복해야

이덕진 교수가 내놓은 방안은 △베풀기와 더불어 살기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등 3가지이다.

그는 먼저 “연기를 올바로 본다면 불교를 제대로 이해한다”며 “연기는 ‘수평적 사고’, ‘관용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상相 없애기’, ‘처지 바꿔 생각하기’, ‘나하고 180도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차이를 존중하기’, ‘관계 맺기’, ‘소통하기’, ‘놓기’, ‘무소유’ 등으로 풀고 싶다. 그에 반해서 ‘반연기’는 ‘수직적 사고’, ‘나 중심’, ‘상대방 배척하기’, ‘상相 가지기’, ‘나를 고집하기’, ‘차별하기’, ‘불관용’, ‘갑질하기’, ‘불통’, ‘잡기’, ‘소유’ 등“으로 이해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어떻게 소통하고 개혁할 것인가’는 역설적으로 한국불교의 상황이 반연기적 반불교적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베풀기와 더불어살기’는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2500여 년 불교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인 ‘중생衆生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인간은 자기 자신의 주인이며, 부처의 수만큼 중생이 있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가 있으므로,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이다. 또 불․보살의 존재의미는 중생이다. 따라서 저잣거리로 나아가 중생과 동참同參할 때 비로소 불․보살이 된다”는 뜻을 함의한다는 것.

그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일 후인 4월 18일 학생들과 진도에 도착했다.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팽목항에 있었지만, 한국불교는 없었다. 개신교, 가톨릭 등 종교단체는 물론 약사회, 의사회가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조계종은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이 교수는 “당시 현장을 샅샅이 보았지만 불교관련 단체나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이틀이 지나자 바다를 향해 목탁을 들고 극락왕생을 비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고, 이틀 정도 더 지나자 전남사암연합회 이름의 천막이 멀리 떨어져 설치됐다”며 “5월 22일 당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팽목항에 와 진도 앞바다를 향해 기도를 올렸다”며 한국불교의 현장성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나면 다른 종교나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에 찾아 간다. 불교는 어떤가”라며 “발 빠르게 대처할 기구는 있는지, 있다면 나라 곳곳의 문제에 바로 대처할 현장성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생이 곧 부처’라는 명제는 시간과 공간을 일관하는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인 진리’이자 ‘행동을 담보로 하는 시대정신’이지 과거불교의 흔적이거나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신을 지금 당장 복원시켜서 중생을 부처처럼, 백성을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야 불보살이이며, 사회와 현장에서 멀어진 불교에는 불보살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표하는 학자들.



그는 “보살행은 감응이며 동참이다. 우월의식이 있는 한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고 트게 꾸짖었다.

이 교수가 본 당면과제 두 번째는 ‘사부대중의 위치 바로잡기’이다. 한 마디로 불평등한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출가자가 재가자를 대하는 태도’를 크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에서 붓다가 없애려한 ‘계급’이 부활했다는 것. 아예 한국불교의 출가자를 사성제의 가장 높은 카스트인 ‘브라만’에 비유했다. 출가 자체가 계급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불교에서 붓가가 없앤 계급이 부활했다. 힌두교의 인도에선 유명무실해 진 브라만을 대신한 계급”이라고 크게 질타하며 “한국의 불자는 젊은 승려에게도 큰절 3배를 강요받으며, 절 공양간 식사 때도 ‘스님석’에 접근했다가는 욕을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와 남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3배와 같은 비상식적 권위주의 때문”이라며 “타종교인과 불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스님들만 모르는 것 같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팔경법 등 경전 재수정돼야…유례없는 불평등 집단”

출가자와 재가자 사이의 계급만 문제가 아니다. 출가자 사이에서도 비구와 비구니는 계급이 다른 게 현실이다. 조계종에서 비구니는 참종권이 제한된다. 종정 총무원장 원로의원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비구-비구니 차별은 신도들에게도 이어져 재가불자들조차 비구니 보다 비구를 선호한다는 것.

이 교수는 “팔경법 등은 재수정되어야 한다”며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와 출가라는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종교가 아니다. 인류 지성사 사상 유례가 없는 평등의 불교가 한국에서는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출가와 재가의 불평등에 비구-비구니의 불평등, 여기에 소속집단에 따른 불평등까지 존재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비구 스님 사이에도 문중, 소속집단, 세력에 의한 불평등이 나타난다. 한국불교는 정치경제적 능력이나 종교적 위신을 지닌 일부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소속된 비구 스님들에게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한 구조가 만들어 낸 사건 때마다 ‘분종이나 분규가 불교포교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도와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며 “결국 승가공동체 내부의 분열, 대립, 분규는 불교에 부정적 인식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쳐 한국불교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가자가 출가자 보다 하열하다고 볼 수 없다. 대승경전은 보살상을 통해 출가와 재가의 벽을 허물고 있다”고 했다.

“중생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수요 중심 전환해야”

세 번째 당면과제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이다. 선수행을 비롯해 포교를 수요자인 중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중생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출가자가 있을까, 최상근기이자 일종의 선민인 그들에게는 보살행이 실제로 저잣거리에 뛰어드는 실천이 아니라 머릿속에 공허한 말장난이나 관념으로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 하다”며 “중생을 잊은 불교가 과연 불교인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 중심의 불교로 전환하기 위해 선과 교학의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선 수행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른 수행방법의 장점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수요자 중심의 선수행지침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교의 방법은 현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장>에서 대혜종고는 모두 42명에세 62편의 서신을 보낸다. 여성 1인 승려 2인을 제외하면 모둑 K 당대 지식인이고 관료였다. 이 교수는 “선수행의 주인공은 승려가 아닌 재가불자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한국불교의 현안과 진로 모색 세미나 현장.



박병기 “불교공동체 시민윤리 확보, 적극적 삶 의미 제공”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현실과 사회적 신뢰구축’ 발제를 통해 “불교공동체 안에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 확보,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삶의 의미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최대교단의 상황은 총무원장과 같은 상층부 승려들의 도덕적 타락과 물신주의에의 습윤(濕潤), 승가 내 개인주의 만연과 출가자 감소 등으로 인한 승가공동체 자체의 해제 위기, 재가보살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 계율정신의 상실 등으로 인한 사부대중공동체의 미형성 등과 같은 위기 징후가 지속되는 현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 한국불교는 20세기 우리 사회가 보여준 극적인 민주화 과정에서의 저항과도 맞물려 있는 재가보살에 의한 개혁요구의 분출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사회의 관심이 만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어 현재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면서도 “이 기회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불교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위기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식과 그것에 기반 한 실천이 따라와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는 전통에 기반 한 제도종교로서의 외형적 차원을 확보하는 데서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20세기 역사 속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로의 적극적인 편입 노력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권위주의 정권에의 예속을 통한 이권 확보 등을 추구한 쪽이 주도권을 확보했고, 정화(淨化)마저도 다른 종교를 가진 정치인의 교시와 폭력에 의존해 성공함으로써 현재와 같은 부도덕한 승가지도층 형성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유산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서 시도되고 있는 명상문화의 정착노력 같은 것이 상업화 우려라는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우리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문제의 근원 중 하나인 조계종단 지도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과,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그 대안 마련 과정의 적실성 문제와 함께 실천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했다.

“공동체 구성원은 모두 도반, 재가보살 위상 역할 보장해야”

어떻게 해야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우리 자신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우리불교계가 한국 시민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시민성과 시민윤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어 “보살불교에 기반한 21세기 사부대중공동체는 당연히 깨달음과 열반의 지향이라는 목표와 함께, 모든 구성원의 도반(道伴)으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구니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재가보살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시급히 극복하고 동등한 보살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가’를 중심으로 하는 출가보살의 고유성과 독특성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온전한 사부대중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이자 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부대중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성은 시민윤리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이 시민윤리는 기본적으로 오계(五戒)의 현재적 재구성과 실천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며 “공장식 살처분으로 지탱되는 과장된 육식문화에 비판적 시선을 보내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하는 일이나, 생명과 평화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일에 일정하게 마음과 시간을 보태는 것과 같은 실천행으로서의 보살행을 우선으로 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의 정착에 힘을 쏟는 대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적극적인 대안 모색으로 “나와 연기적으로 얽혀있는 존재자들에 대한 자비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삶의 의미 물음에 관심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안”을 찾아가자면서 “그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과 공허, 불필요한 배타심의 일상적인 표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잠시 멈추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그 비판의 과정에서 나와 외부의 분리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요청 또한 부처의 가르침에 근거한 지혜의 핵심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인식에 근거한 자비로운 분노와 실천은 불교적 의미의 정의와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우리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 세미나 현장.



혜총 스님 “주지중심 관리불교에서 수행위주 외호제도로 바꿔야”

혜총 스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조계종단의 모든 제도가 수행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가의 수행과 관계없이 문중과 계파의 기득권에 의해 주지 등 각급 공직에 나아가 하루아침에 큰스님의 반열에 오른다. 이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부처님의 율장을 어기는 파계를 행해도 누구하나 바로 잡아주는 도반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지중심의 관리불교가 조실중심의 수행불교로 돌아가고, 행정위주로 된 모든 종무제도는 수행위주의 외호제도로 바꿔야 한다”며 “부처님의 계율과 율장정신에 바탕한 수행생활로 불교의 참모습을 회복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후 조계종이 민주국가체제의 3권분립을 모방하려했지만, 총무원과 종회는 비대해 지고 호계원과 호법부 등 사법기능은 독립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불교의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자의 본분인 지계중심의 수행가풍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종헌을 비롯한 모든 종법을 수행 위주로 개정하고, 모든 종무는 수행을 위한 외호를 우선으로 그 정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총 스님은 “강의나 설법, 병원이나 복지시설의 경영과 영리는 일반인이 더 잘한다”며 “그것도 포교와 교화수단에는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중생의 마음을 바로세우고 종교인의 양심을 갖도록 교화하는 일이 우리 승가의 우선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교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승가가 국민을 선도 목탁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아야 한다며 ”승가는 물론이고 재가불자들도 지계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수행풍토를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면 포교활동도 할 수 없고 자연히 부패하고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 흐름 계속돼야”

이밖에도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종단현실 속에서 재가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통해 현 조계종단에 필요한 문화를 “파계에 대한 분명하고 단호한 제재”와 “종단에서 상실된 중생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 정신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식 있는 불자들에게 기복 수준이거나 개인 수행의 변태불교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승려들이 못한다면 재가자들이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종단 재정이 특정 사찰이나 승려들의 독점으로 종단의 극단적 양극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종단 구조 및 운영체제를 변화시키는 종단 내외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필요한 요구 사안으로 △사찰 재정 투명화 △자율적 신도회 구성 △산속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가운동의 나아갈 방향에는 내부역량 강화와 느슨한 조직연대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재가와 승가의 동력을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 나름의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어느 특정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처럼 현재는 승속 모두 각자 맡은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때”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내 재가단체에서 문제제기하는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잇는 자체 연결망 등을 활용하여 직선제 요구 등과 더불어 종단에 대한 비판을 통해 종단 건강성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고, “조계사 종무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와의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부 일반 시민단체들은 종단에 대한 국가지원사업의 투명화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과 같이 사회 공공성과 관련된 사안에 집중”하고, “개혁승려 모임이라면 종단 내 직선제 등 승가 내부 자정과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
▲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

“시민단체는 종단 지원 국고 사업 사안에 집중해야”

우 교수는 또 “봉은사-용주사-불광사로 이어지는 주체적 신도회의 흐름이 계속 이어지려면, 신도회의 행동이 소속된 사찰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활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제기되는 소속 사찰문제가 종단 내에서 흔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연대 범위를 넓혀서 종단 건강성을 위한 개혁운동에 지속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신도회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한국불교의 포교현실과 전법교화 전략’ 발표를 통해 후 불교계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로 △불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 △수행력을 갖춘 스님들의 배출 △핵심 불자의 교육과 신행활동의 체계화 △보여주는 행사가 아닌 지역주민이 마음을 열고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스님과 전문포교사, 신도회 임원들 진실된 마음으로 보살행 앞장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신도들이 감소하고, 재정이 위축되고,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된다고 해서 불교의 사찰과 승가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와 같은 위기를 감지한다면 합리적으로 관찰하고 냉정한 마음으로 관찰하면서 불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새로운 돌파구는 반드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정법에 의지하고 정도로 나아가며, 파사현정의 자세로 실천하는 포교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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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업 2018-11-10 16:32:19
한심한
밥벌이 열심히 하시면 되겠네
시주하고 몸보시하고 예산지원받고
땅짚고 헤엄치길세 좋쿠나!

비열한 짓 2018-11-09 12:35:28
부패독재세력이 민주세력을
반체제세력이라고
페인트칠하였던 것과 같은 비열한 짓이죠.
그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신도들이
눈을 떠서 무뢰배들을 알아채야 합니다.

혜총스님 2018-11-08 15:31:01
한때 뉴라이트에 깊이 개입했다지요..
권력에 눈치보느라 좌고우면 하시지 말고 언제나 정의롭고 양심세력으로 활동해 주세요.
지켜보겠습니다.

김응철 2018-11-08 09:26:36
수해력을 갖춘 스님의 배출?
양심도 없네. 저 자리에 앉아서 뭐라고 합니까?
왜 선방간다는 예비비구니에게 그렇게 매몰차게 합니까?
수행중심 외호?
이말의 의미는 김응철비롯 교수들에겐 아무 의미가 없을텐데.
주지배출하고 수행과 관계없는 대학원생 배출하는게 목표아닌가?
저자리에서 가식떱니까?
당신이 말하는 포교가 뭡니까?
전문성갖추는게 선방가는거하곤 상관없나요?

선방가고자 하는 사람 넘어트리지 마시오.
출가자줄었다고 걱정하다니.

초심자 2018-11-08 08:48:58
범계승 포교원장을 외호하던 혜총스님이 이런 자리에 껴있다니 비웃음만 나올 뿐.
이젠 나도 알겠다. 여기서 뭐라뭐라 온갖 좋은 소리로 떠드는 교수네 누구네 하는 사람들 모두 위선자들임을.
저들도 불광교육원 불광연구원 교수 박사들처럼 자기 밥줄이 관련되면 미련없이 그 밥줄을 쫓아 행동하겠지. 당장 자신의 일이 아닐 때는 온갖 정의로운 척 불교를 걱정하는 척, 자신의 이익과 직접 관련되면 범계승 편.
내 이제는 저 번지르르한 말들에 안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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