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으로 본 ‘다비문’, ‘대승기신론열망소’, ‘해심밀경’ 강의
팔순을 넘긴 노강백이 다시 강단에 선다. 입적한 통광 스님, 무비 스님과 함께 ‘탄허 3걸’로 이름 높은 원조각성 스님이 후학을 위해 <다비문>과 <대승기신론열망소>, <해심밀경>의 요체를 강설한다. 각성 스님의 강의는 ‘뜻으로 배우는’ 시간이다.
각성 스님의 전강제자들이 수학하는 ‘통화불교 전강원(회장 동훈 스님)’은 오는 11월 14일부터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대구 삼보사(주지 동훈 스님)에서 스님의 강의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강백 각성 큰스님 초청 특별강좌’는 1차 6개월, 2차 6개월, 3차 6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세납 81세인 점을 감안하면 각성 스님이 대중을 위해 강의 할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전강 제자들은 당대 최고 강백의 가르침을 스님 생전에 한 자라도 더 배우는 불학의 마당을 마련한 것.
이번 강좌에서는 각성 스님이 직접 선택한 <다비문>과 <대승기신론열망소>, <해심밀경>을 수학할 수 있다.
<결수책(結手冊)>이라고도 하는 <다비문(茶毘文)>은 편찬자는 알 수 없지만 1542년(중종 37) 강원도 청평산 문수사(文殊寺)에서 개판(開板)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비문>은 불교의 장례절차와 내용을 알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귀중한 의식집으로 불교의례집인 <석문의범(釋門儀範)>에 실려 있다. <다비문>은 국문과 한문·범어가 함께 섞여 있으며, 진언(眞言)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다비문>은 앞에 천수경(千手經)·사자단작법(使者壇作法)·제불통청(諸佛通請)·중단권공(中壇勸供)·대령(對靈)·관음시식(觀音施食)·구병시식(救病施食)·화엄시식(華嚴施食) 등을 싣고, 뒷부분에 ‘다비문’을 수록하고 있다.
이 ‘다비문’은 유교와 불교의 장례의식의 차이를 드러내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다비문에는 죽은 이의 신분에 따라 위패 쓰는 방법을 달리함을 밝히고, 신분을 대종사(大宗師)·염불인(念佛人)·좌선인(坐禪人)·학도인(學道人)·평상인(平常人)·재가 남자·재가 여자로 분류하고 있다.
다비 절차를 삭발·목욕·세수·세족(洗足)·착군(着裙)·착의(着衣)·착관(着冠)·정좌와(正坐臥)·안좌게(安坐偈)의 순서로 열거한다. 그런 후, 불교 화장의식의 순서인 무상게(無常偈), 죽은 이에게 음식을 차려 놓고 제사지내는 절차를 기록한 시식문(施食文), 신비한 부처님의 가피력을 발원하는 소재길상다라니(消災吉祥陀羅尼), 자기의 소원을 아뢰는 표백(表白), 제문(祭文), 입감(入龕), 입감필제문(入龕畢祭文), 관을 옮길 때 하는 기감(起龕), 발인식의 순으로 적고 있다.
이어 다비법사행법(茶毘法師行法), 나무아미타불의 독송, 무상게 독송, 오방번(五方幡)을 법주(法主)가 부르는 순서에 따라 들고 나가는 절차, 길에서 읽는 제문, 미타단작법(彌陀壇作法), 헌좌다게권공(獻座茶偈勸供), 거화(擧火), 하화(下火), 봉송(奉送), 창의(唱衣), 기골(起骨), 습골(拾骨), 쇄골(碎骨), 산골(散骨) 등의 순서로 기술하고 있다. 더불어 그 진행에 필요한 의식 승려의 기굴동작(起屈動作), 사물(四物) 다루는 법, 목탁과 요령을 사용하는 부분 및 사용방법까지 기술하고 있다.
각성 스님은 2016년 고운사에서 열린 ‘불교의례특강’을 통해 유치·청사·가영·시식 등 다비의식의 뜻과 출처를 설명하고, 각종 의례의 출전을 파악해 그 성격을 규정해 후학들에게 전수했었다. 이번 강의에서는 불교의 생사관에 의거한 다비의식에 대한 전거를 밝혀 <다비문>의 의미를 뚜렷하게 드러낼 예정이다.
<대승기신론열망소>는 천태, 화엄, 유식, 중관 등의 대승사상을 종합적으로 인용, 회통하며 천태종의 입장에서 다른 교의들을 융섭한다.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의 대의를 종합적으로 논한 개론서이며, <열망소>는 유가파의 입장에서 내세우는 유식설이나 중관파에서 내세우는 공관의 이치가 서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견해를 타파하는 입장에서 쓴 것이다. <대승기신론열망소>는 명나라 말 불교의 4대 고승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우익지욱(藕益智旭, 1599~1655) 스님의 저술로, 스님은 ‘선(禪)은 불심이요, 교(敎)는 불어이며, 율(律)은 불행’이라며 선교율의 삼학일치를 통한 제종융합을 주창했고, 삼학의 실천은 염불로 나와 염불로 돌아가야 한다고 보았다.<대승기신론열망소>에는 신심을 수습하는 부분에 ‘염불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해심밀경海深密經>은 중기 대승경전으로 유가학파의 근본 경전이다. 유가학파의 만법유식사상은 아뢰야식(阿賴耶識)과 종자식(種子識)을 설명하는 이 경전에 의지하여 정립됐다. <해심밀경>은 모두 5권으로 한역본 중 가장 많이 유통되는 것은 당나라 현장(玄奘)의 번역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와 고려시대에 널리 연구됐다. 긴밀하고 깊게 얽힌 것을 푼다는 뜻에서 ‘해심밀’이라고 지어졌다. 이 경은 마음에 의하여 세상만사가 얽힌 상태로 전개된 것임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해명하기 위해 설해졌다.
이 경은 서품 이후 승의제상품(勝義諦相品), 심의식상품(心意識相品), 일체법상품(一切法相品), 무자성상품(無自性相品)까지는 유식(唯識)의 경을 밝히고 있다. 이어 분별유가품(分別瑜伽品)은 유식의 관법(觀法)을 설명하고 지바라밀다품(地波羅蜜多品)은 유식의 행(行)을, 여래성소작사품(如來成所作事品)은 유식의 과(果)를 설명한다.
이 경에 대한 우리나라 승려의 주석서는 신라 원측(圓測)의 <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 10권, 원효(元曉)의 소(疏), 경흥(憬興)의 소 5권, 영인(靈因)의 소 11권 등이 있다. 원효의 것은 서문만 남아 있고, 원측의 것은 제10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전하며, 경흥과 영인의 것은 현존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원측의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면서 널리 읽히고 있는 대표적인 주석서이다.
이 경은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인간 세계가 아닌 화엄세계에서 미륵과 문수 등을 향해 설법한다. 우주의 법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경지에서 대상을 굳이 의식하지 않고 설하고 있다. 때문에 이 경전에는 유포를 설하는 유통분이 없다.
원조각성 스님은 1937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1955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도원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관응·탄허 스님 밑에서 수학했다. 통도사 범어사 해인사 백양사 은해사 불교전문강원 강주를 역임하고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및 증의위원이다. 부산 화엄사 통화불교전강원에서 3기 23명에게 전강게를 내리고 강맥을 전수했다.
스님은 늘 선교를 분리하지 않는다. 불(佛)·유(儒)·도(道) 등 삼교에 뛰어난 스님은 <성불의 빠른 길>이란 저술을 통해 염불수행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여 왔다.
이번 강의도 이전처럼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조계종 스님은 물론 타종단 스님, 재가불자나 일반시민도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수강료는 6개월에 30만 원.
통화불교 전강원 회장 동훈 스님은 “큰스님의 세납이 81세이다. 육성으로 스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부족할 것 같다”며 “노구에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주시려는 스님의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 늘 그렇듯 강의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당대 큰 강백의 육성강의를 통해 불교를 바로 알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강좌 문의: 053)768-5220(삼보사), 동훈 스님 010)2746-0088, 해관 스님 010)8855-0048, 용하 스님 010-5497-8018, 화암 스님 010)5348-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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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좀 과하신것 같은데요
이사람은 아직 각성스님을 한번 뵙지도 못한 사람(일반 불자)이지만
천하 만사람들이 보고 있는 홈피 댓글로는 그렇게 보입니다.
더 나아가서 원효스님과, 경허스님 만해스님도 마찬가지 비슷한 이유로 비난받아서
마땅하다고들 보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