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사찰의 한 곳인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가 차기 방장을 추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조계종 21교구본사이자 조계총림 송광사는 11월 6일 오후2시 경내 사자루에서 차기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3월 16일 송광사는 차기 방장을 추대하지 못했다. 당시 송광사 산중총회 구성원은 251명(비구 209명 비구니 42명)이었지만 과반에 못 미치는 80명이 참석해 유회됐다.

현재 조계총림 송광사는 무주공산이다. 전 방장 보성 스님의 임기가 지난 3월 17일로 만료됐다. 종합수행도량인 총림에 후학을 제접해야 할 방장이 공석인지 벌써 7개월이 넘었다. 방장 권한 대행인 수좌도 공석이다. 주지는 사실상 총림 방장을 대신해 종무행정을 책임질 뿐이다. 총림의 주요사안은 임회가 결정한다. 임회의 의장인 방장의 공석 상태는 총림 운영이 사실상 개점 휴업한 것이고, 총림 주지 추천권을 쥔 방장이 없는 상태는 주지의 독주를 막을 어른이 부재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산중총회 무산으로 현 주지와 방장 후보들에 대한 책임론이 일었다. 방장 후보는 현 조계종 원로의원인 현호 스님이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진다. 현호 스님은 조계총림 송광사를 대표하는 유일한 원로의원이다. 현호 스님은 지난 3월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가 무산된 후 4월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고,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의 일원인 현호 스님을 방장으로 추대하자는 대중의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11월 6일 산중총회 개회 가능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총림 내 이해관계에 따라 산중총회 개최 여부의 유·불리를 따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난 산중총회 무산 책임의 일부가 현주지에게 있다는 여론이 일었고, 11월 예정된 산중총회마저 무산될 경우에는 현주지 진화 스님에 대한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 쪽에서는 산중총회가 성원돼 차질 없이 치러지기 위해서는 진화 스님의 뜻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35대 설정 총무원장이 불교계 시민사회의 비판과 중앙종회 불신임과 원로회의 인준으로 물러난 상황이 현호 스님의 방장 추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이다. 설정 총무원장은 중앙종회 불신임 전후 현호 스님이 회주로 있는 서울 법련사에서 재기의 기회를 모색한 바 있다.

총림 구성원은 삼보사찰의 한 곳이자 승보종찰 조계총림이 더 이상 어른인 방장 자리를 비워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월 산중총회가 다시 조직적인 방해로 무산될지, 아니면 승보종찰의 가풍을 살려 총림 구성원의 합의로 방장을 선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계총림 송광사 산중총회 개최를 위한 거주승 신고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구성원 명부 열람기간은 28일부터 30일까지다. 신고 및 열람 장소는 송광사 종무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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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행·서현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