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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 위치 지정·투표용지 몇 번 접어라?
동화사 종회의원 부정선거 논란…교구선관위 “후보자·참관인에 주의”
말사주지 인사권 쥐고 특정후보 지지자 아예 투표장 못가게 협박도
2018년 10월 11일 (목) 11:50:28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 팔공총림 동화사.

“투표용지에 기표할 때 00위치에 찍어라.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을 때 용지 상단 모퉁이를 접어 넣어라.”

조계종 제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 2시간여를 앞두고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이 일어 파문이 예상된다. 자유로운 선거 의사를 방해하고 투표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일부 선거인단에게 특정후보 측 유력자가 하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화사 선거인단 A 스님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탈 표를 막기 위해 기표용지 특정부분에 날인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고 했다.

A 스님은 “기표 방법 외에도 기호 0번을 지지한 스님은 투표용지 상단 모퉁이를 접어 투표함에 넣고, 기호 0번을 지지한 스님은 투표용지를 네 번 접어 투표함에 넣으라는 지시를 교구 내 영향력이 막강한 유력스님이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퍼져 부정선거 의혹이 일고 있다”고 했다.

동화사 재적승 B 스님은 “동화사 교구 내 특정문중은 기호 0번을 지지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몇 번 접어 투표함에 넣으라는 이야기를 나 역시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스님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동화사의 실세스님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스님들의 투표불참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스님은 "이 실세 스님이 몇몇 사찰들의 주지인사권을 쥐고 있어, 차기 말사주지 임명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 투표장에 가지 않기로 한 스님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혹은 교구선관위원회에도 전달됐다. 동화사 교구선관위원장 유광 스님은 “특정하게 기표하거나 투표용지를 접는 방법을 이용한 부정선거 의혹을 접수받고, 오늘(11일) 오전 교구선관위원회 회의를 열었다”며 “이 같은 방법은 선거법과 중앙선관위 지침에는 나와 있지 않아 부정행위로 단정할 수 없지만, 특정후보와 약정이 있어 이 같이 행위가 이루어졌다면 선거 후라도 당선이 무효가 된다는 점을 각 후보와 참관인에게 인지시키기로 했다”고 했다.

또 “동화사는 종정 스님을 모시는 본사인 만큼 부정선거나 분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거 전에 후보와 참관인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했다.

특정인사가 투표용지를 접는 방법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한 것을 표시하도록 했다면 부정선거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유광 스님은 “투표용지를 접는 것까지 선거법이나 중앙선관위 지침에 정하고 있지 않다. 각 선거인단에게 용지를 접는 방법까지 고지할 수 없고, 표를 무효화할 수도 없지 않겠냐”면서 “후보 간 약정이 발각되면 당선 무효가 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인지시키겠다”고 했다.

“기표소에 부정투표와 관련한 주의사항을 담은 공고문을 게시할 수 없냐”는 질문에 유광 스님은 “그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만약 기표 방법과 투표용지에 특정한 방법을 동원해 특정후보 지지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한다면 동화사 선거는 무효화될 수도 있다. 때문에 동화사 종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개표 이후 즉각 투표함 보존을 요구하고 진상조사를 의뢰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은 "투표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 종료 이전에 선거인에 대하여 그 투표를 하려고 하는 후보자 또는 투표한 후보자의 표시를 요구한 자는 1년 이상 3년이하의 공권정지"의 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는 위계 사술 기타의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 자유를 방해"할 경우 공권정지 3년이상 10년 이하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7대 직선직 종회의원 선거는 11일 오후 1~3시 각 교구본사별로 진행된다. 10일 현재 14개 본사가 무투표 당선했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곳은 직할교구(법원‧도성‧덕현‧현민), 신흥사(삼조‧정현), 월정사(효림‧설암), 수덕사(주경‧정범), 직지사(장명‧묘장), 불국사(종민‧성행), 해인사(제정‧경암‧원돈), 쌍계사(효명‧이암), 범어사(무관, 보운), 금산사(일원‧화평), 화엄사(연규‧우석), 송광사(일화‧진경), 관음사(함결‧인오), 봉선사(호산‧법일) 등이다.

용주사‧법주사‧마곡사‧동화사‧은해사‧통도사‧고운사‧백양사‧대흥사‧선운사 등 10개 본사에서는 11일 교구선거인단의 무기명비밀투표로 당선인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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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8-10-11 11:50:28]  
[최종수정시간 : 2018-10-11 12: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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