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 송광사의 지형적 특징
조계산 송광사의 지형적 특징
  • 김규순
  • 승인 2018.10.10 09: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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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40
▲ 능허교와 우화루 / 능허교는 세속의 모든 것을 버려야 건널 수 있는 허공의 다리, 우회루는 날개가 생겨 하늘을 나는 신선이 된다는 의미이다

불교 건축물의 아름답고 화려한 단청은 사찰공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색상에 의한 시각적 특징이다. 단청에 의해 안구정화가 이루어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단청은 극락세계의 표현이다. 이렇게 불교적 공간을 만드는데 인공적인 노력 뿐 만아니라 자연적인 지형도 많이 고려한다.

▲ 송광사대웅보전 /대웅보전 뒤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이지 않는다. 기운이 왕성하지 않다는 의미를 지닌 지형이다

승보사찰 조계산 송광사는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을 시작으로 16분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이다. 신라 말 혜린선사가 창건한 길상사를 보조국사가 중창한 절이다. 보조국사가 나무로 만든 솔개를 던지자 날아 앉은 곳에 송광사를 지었는데, 솔개가 앉은 곳이 국사전이다. 설화에 의하면 국사전 자리가 가장 영험한 곳이겠다.

▲ 대웅전에서 본 앞 산 / 좌청룡이 길게 휘감아서 앞산을 만든 모습이다. 한국불교의 승맥을 잇는 사찰과 부합하는 지형이다.

고찰로 들어갈 때에는 개천을 건넌다. 송광사의 매표소를 통과해서 산모퉁이를 도는 지점에 있는 극락교가 있다. 극락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뜻이다. 그 다음 일주문을 통과하면 송광사 경내로 들어가기 위한 능허교(凌虛橋)가 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불국으로 들어가는 다리라는 의미이다. 개천이 사찰영역과 세속영역을 분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다리가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통로이다.

▲ 승보종찰조계산송광사 표지석 /아이러니 하게도 표지석은 양의 기운이 강한 모양이다.

지형에는 양의 지형과 음의 지형이 있다. 음양의 구분은 상하와 좌우로 구분되는데 능선 위와 같이 솟은 지형은 양, 계곡이나 평평한 지형은 음에 해당된다. 또 다른 관점에서 절구통 모양의 지형은 음, 절구공이 모양의 지형은 양의 지형이다. 축선을 기준으로 사찰공간이 좌우로 발달하고 있으면 개천이 좌우로 흐른다는 의미이며 대부분 음의 지형이다. 개천이 뒤에서 앞으로 흐르면 사찰공간도 앞뒤로 형성되는데 능선이 발달한 양의 지형이다.

▲ 송광사 일주문 안에 있는 고향수 / 보조국사가 지팡이를 꽂은 나무가 살아났다가 보조국사가 입적하자 말라죽었다는 나무이다. 보조국사가 송광사를 다시 방문할 때 나무도 다시 살아난다는 예언을 하였다.

송광사는 능선이 감싸고 있고 산허리에 펼쳐진 평평한 곳으로 음의 지형이다. 뒤에서부터 내려오는 능선도 없는 분지형의 땅으로 개천이 좌에서 우로 흐르고 있다. 이런 지형은 속세의 마을을 형성하는 지형에서 주로 찾아 볼 수 있다. 음의 지형에 지은 사찰의 경우 기도도량이나 수행도량이라기 보다는 교육장이다. 교육장은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 음의 지형이 일반적으로 넓은 면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산은 정신을 관장하는데 음의 지형에서 산의 정기가 맺히는 곳은 많지 않다. 조계산의 정기가 맺힌 양의 지형을 찾아서 기도나 수행정진을 해야 한다. 송광사에 분명히 풍수비보가 있을 것인데 찾을 수 없었다.

승보종찰에 걸맞게 좌청룡이 강하게 사찰을 휘감고 있다. 좌청룡의 강한 힘은 전통 승맥이 끊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송광사가 콘크리트 건물이 세워지고 있고 천년도량으로서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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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의 2018-10-10 21:15:28
송광사도 한 물 갔습니다.
80년대 초 여름수련회 때 밤하늘에 쏟아지던 별빛이 좋았는데
몇년 지나지 않아 주암저수지(?)가 생기는 바람에 안개가 덮힌 사찰로 변하더이다.
그 후부터 송광사는 한 물 간 절이 되었고 승보의 절 답지 않게 어중이 떠중이 모이는
사찰이 되었고 범계를 저지르는 중들을 많이 배출하는 절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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