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파행’…야권 법륜승가회 의원 본회의 퇴장
중앙종회 ‘파행’…야권 법륜승가회 의원 본회의 퇴장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9.06 15:50
  • 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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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212회 임시회 “돈 선거 조사 안 한 세영 스님 중앙선관위원장 반대”
▲ 16대 중앙종회 야권 모임인 법륜승가회 소속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이 6일 오전 212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다선 의원이자 16대 중앙종회 개원 임시의장이었던 영담 스님을 제명하는 폭거를 자행하며 출발한 16대 중앙종회가 결국 파행으로 활동을 마감하게 됐다. 종도들의 민의를 대변할 대의기구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총무원장 직선제를 비롯한 사찰재정 투명화를 요구한 종도들을 처벌하기 위한 해종특위 구성을 강행했다. 중앙종회 야권인 법륜승가회는 종회가 민의를 폭압하는 해종특위를 구성하고, 금권선거 방조와 비판적 태도를 취한 종도에게 징계를 남발한 세영 전 호법부장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하려는 불교광장 중심의 중앙종회에 크게 반발하며 212회 임시회 본회의 참여를 거부하고 회의 도중 집단 퇴장했다. 파행으로 개원한 16대 중앙종회가 파행으로 활동을 마감하는 상황을 빚어졌다.

법륜승가회(대표 정산 스님)는 6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212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법륜승가회는 본회장 장을 나와 기자를 만나 퇴장 이유를 설명했다.

“해종특위 구성은 민의 뜻 듣지 않고 대중공의 무시”

이날 본회의에는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의 건’과 ‘중앙선관위원장 선출의 건’이 발의됐다. 불교광장 측 만당 스님 등 5인이 발의한 해종특위 구성의 건은 지난 8월 26일 열린 전국승려결의대회를 해종세력의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마치 종법질서를 훼손하는 해종행위로 몰아 관련자들을 조사 처벌하기 위해 제안됐다. 입법기구이자 대의기구인 중앙종회가 종도들의 민의를 살피는 대신 종도들에게 ‘해종’의 굴레를 씌워 폭압하려한 것이다.

법륜승가회 대표 정산 스님은 “임기가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중앙종회가 종도들의 민의를 귀담아 듣지 않고 대중공의를 무시하면서까지 해종특위를 구성하는 것에 반대의 뜻을 밝히고 안건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불교광장의 다수의 힘에 의해 강행되면서 본회의장에서 법륜승가회 소속 종회의원들은 전원 퇴장했다”고 밝혔다.

또 스님은 “다수결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100명이 찬성해도 단 한사람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며 “입법 사법 행정 등 삼권이 분리된 우리 종단에서 종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호법부가 조사해 호계원에 징계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법절차임에도 기소권도 없는 중앙종회가 왜 사법기관이 해야 할 역할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해종 딱지 씌워 공포 정치하는 것 부당”

광전 스님은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는 것은 권력층의 비리를 검경이 조사하기 어려울 때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국승려결의대회를 한 스님들은 권력을 탈취하려는 의도가 없고 청사를 점거하거나 하는 물리적 행위도 하지 않았다. 또 종헌종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한 것이라면 조사해서 징계해야 마땅하지만 종단이 올바르게 가도록 하는 바람을 담아 집회에 나온 종도에게 ‘해종’ 딱지를 씌우는 공포정치는 온당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암 스님(종회 차석 부의장)도 “총무원이나 중앙종회는 물론 종단은 종도 없이 존재할 수 없다”며 “종단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종도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 대의기구인 중앙종회의 올바른 태도임에도 ‘해종 프레임’으로 종도를 강압적으로 몰아붙이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했다.

“근거 없이 총무원장 비방? 이유 없이 설정 원장 탄핵?”

불교광장이 주도한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 범위마저 논란이다. 만당 스님 등이 제출한 발의 안에는 해종특위 구성 배경과 활동범위를 “근거 없이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소임자에 대한 비방행위”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은 중앙종회가 35대 설정 총무원장을 불신임 결의한 것에 정면 배치된다. 근거 없이 총무원장을 비방했다면 중앙종회가 불신임을 결의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정 총무원장을 탄핵시킨 불교광장 중심의 중앙종회는 결국 이유도 없이 설정 원장을 불신임한 것을 자인한 것이다.

또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듯 “중앙종회 결의에 반하는 집회에 참석해 종단의 명예와 위상을 실추시킨 행위”를 해종특위 활동범위에 담았다. 돈 선거 조사와 처벌, 설정 총무원장 의혹 규명 종단 적폐청산을 외친 종도들의 행위가 중앙종회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서 특위까지 구성해 압박하는 것은 대의기구인 중앙종회가 대중 공의를 무시하겠다는 처사로 읽힌다.

이암 스님은 “법을 만드는 입법부가 종도들의 민의를 폭압하고 위협하면 안 된다”며 “촛불법회 등에서 나타난 종도의 뜻을 헤아리지 않고 총무원장 선거 국면으로 전환한 것은 중앙종회가 대의기구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종회 운영규칙은 종헌종법 안건을 다루고 인사-종책질의 등 순서로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본회의 동의를 거쳐 의사일정을 변경하는 경우는 있지만, 인사 안건을 본회의 의사일정 가장 앞에 두는 경우는 드물다. 이날 중앙종회는 본회의에서 인사 안건을 가장 먼저 처리하도록 의사일정을 변경했다. 법륜승가회는 이에 반대의견을 냈지만 다수의 힘에 밀려 반영되지 못했다.

▲ 중앙종회 본회의(불교닷컴 자료사진).

“의사일정 원칙도 무시…의안접수 마감 후 후보 추천도”

정산 스님은 “본회의 의사일정조차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상임분과위원회에서 의사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지만 종회 본회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종헌종법 안건을 뒤로 미루고 인사 안건을 먼저 처리하려는 것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의사일정을 불교광장 입맛대로 변경한 것은 물론 인사 안건을 접수 받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212회 임시회를 위해 중앙종회 사무처는 지난 8월 30일 의안 접수를 마감했지만, 본회의에 상정된 재심호계위원 선출의 건에는 의안 접수 마감일 이후에 후보를 추천한 사실이 발견됐다. 불교광장 성행 스님 외 4인은 재심호계위원 후보에 전 사회부장 정문 스님을 의안 접수 마감일 이후인 9월 4일 추천했다.

법륜승가회 광전 스님은 “재심호계위원에 대한 의안을 종회사무처에서 접수받았을 때 8월30일까지가 후보 접수 마감일이었는데, 정문 스님은 추천일이 9월 4일”이라며 “의안접수로 볼 수 있는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불교광장이 주도하는 중앙종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중앙종회 사무처는 “중앙종회법 42조에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의원 요구가 있을 때는 토론을 하지 아니하고, 중앙종회 의결로 의사일정 순서를 변경하거나 또는 새로운 안건을 추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추천서도 의안의 일종이고 (대표 추천인들이) 추천서와 함께 의사일정 변경 신청접수를 함께 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광전 스님은 “물론 의안 접수마감 후 상임분과위원장들이 협의해 안건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지만, 마감일이 있음에도 한 사람만 뒤늦게 접수를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만약 안건 추가를 인정한다고 해도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런 결정을 해야 할 배경이 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전 호법부장 세영 스님을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선출한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는 지난 211회 임시회에서 철회된 중앙선관위원장 선출의 건이 다시 올라왔다. 중앙종회는 지난 211회 임시회와 마찬가지로 지난 7월 13일 종훈 스님의 사직으로 공석인 중앙선관위원장에 전 호법부장 세영 스님을 추천해 야권의 반대에도 선출을 강행했다.

“돈 선거 조사하지 않은 세영 스님 중앙선관위원장 반대”

세영 스님을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선출하는 것에 반대의견이 많았다. 임기 5년인 중앙선관위원장은 36대 총무원장 선거는 물론 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 37대 총무원장 선거까지 관리 감독할 책임을 갖는다. 세영 스님은 종단 대표자를 선출하고 종도들의 민의를 대변할 종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 업무를 맡기에는 결격사유가 많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마곡사 현 주지를 선출되는 과정에서 원경 스님의 사제들이 선거인단에 돈을 돌린 것이 법원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고, 법원은 금권선거를 한 부분에 대해 종단 내부의 법 절차에 따라 처벌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호법부장인 세영 스님은 마곡사의 금권선거와 관련된 자들을 조사하거나 호계원에 징계 심판을 청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용주사의 경우 현 성월 주지의 쌍둥이 및 은처 의혹을 제기하고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한 대안 스님을 비롯해 용주사 중진비대위 스님들을 무더기로 징계하는 등 기득권 세력을 비호하는 데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산 스님은 “중앙선관위원회는 원로회의가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을 인준한 다음날 9월 28일로 36대 총무원장 선거 일정을 공고했다”며 “선거법은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30일도 채 되지 않는 촉박한 시간으로는 후보자 검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종단 혼란을 해결할 분을 검증을 통해 모셔야 하는데, 결격사유가 있는 세영 스님을 후보자 자격을 심사할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선출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번에 선출하는 중앙선관위원장은 5년 임기로 37대 총무원장 선거까지 관여할 수 있는 만큼 공명정대하고 하자가 없는 분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야권 지적에도 인사 안건 처리 강행

이날 중앙종회는 야권의 지적에도 재심호계위원 진우 스님(12월 8일 사직)과 허운 스님(6월 24일 임기만료) 후임으로 복수 추천된 법광·정문·현조 스님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로 법광 스님과 정문 스님을 선출했다. 초심호계위원 도현 스님 후임으로 선조 스님, 법규위원 법광 스님 후임으로 진성 스님, 종립학교관리위원으로 인오·응묵 스님을 선출했다.

중앙종회는 이날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212회 임시회를 개원했다. 중앙종회의원 78명 가운데 66명이 참석했다.

212회 본회의는 보궐선거로 16대 중앙종회 막차를 탄 중앙종회의원 지우·현법·도륜·도심 스님의 의원 선서, 의원 점명, 중앙종회의장 개회사, 총무원장 권한대행 인사말, 전 회의록 낭독, 안건 채택, 안건 처리 등으로 진행됐다. 지우 스님은 교육분과, 현법 스님은 총무분과, 도륜 스님은 호법분과에 각각 배정됐다. 직능대표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도심 스님은 법제분과에 배정됐다.

이날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일신상의 이유로 의장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의사봉을 수석부의장 초격 스님에게 넘겼다.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우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종단이 처한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종도의 한 사람,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써 주어진 역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거가 그 어느 때 보다 여법하게 진행 되도록 행정력을 동원해 흔들림이 없도록 진행하겠다”고했다.

한편 법륜승가회는 6일 모임에서 새 회장으로 선광 스님을, 종책위원장에는 현민 스님을 선임했다. 정산 스님 등 기존 회장단은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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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 2018-09-12 18:47:19
다른것은 모르겠으나 학력위조 영담스님을 제명 한것은 불교의 자존심을 세운것입니다.
되치기 당하지 않으려면 학실하게 목을 따야지요.

너나 잘해? 2018-09-12 11:50:44
독선은 둘째치고 나쁜짓한 너희들은 뭘 잘했다고 씨부리나?제발 꼴깝떨지 마라.그냥 조용히 물러나라.아직도 너희들이 잘못한걸 모르냐?그걸 모르면 스님 이전에 사람도 아니야.알겠지?

불심? 2018-09-12 11:28:02
나쁜짓 안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아직도 모르나봐.

아니고 ,이것은 나의 2018-09-09 22:39:09
자아가 아니다.'라고 이와같이 올바른 지혜로써 있는 그대로 관찰해야 한다.
....라훌라에 대한 가르침의 큰 경중에서 2번과3번 발췌...

아름답다 2018-09-09 22:35:31
그때 세존게서는 아침 일찍 옷을 걸치고 발우를 들고 탁발하러 싸왔티시로 들어가셨다. 존자 라훌라 또한 아침 일찍 법의를 걸치고 가사와 발우를 들고 세존의 뒤를 따라 나섰다 (라훌라' 나도 아버지 세존과 같이 잘생겼다 부처님의 모습은 아름답다 나도 그럴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존자 라훌라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세존) '라훌라여 어떠한 물질이든지 과거이든 미래이든,현재이든,내적이든,외적이든,거친 것이든,미세한 것이든,열등한 것이든,수숭한 것이든,먼 것이든,가까이 있는 것이든,'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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