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오피니언 > 칼럼
   
‘대통령님 조계종을 살려 주세요’
[기고] 민족종교 적폐청산 요구하는 처절한 외침
2018년 08월 27일 (월) 14:17:54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cetana@gmail.com
   
▲ 지난 26일 오후2시부터 진행된 조계종 전국승려결의대회장 맞은 편에 한 불교단체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요일인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안팎에서 두 개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조계사 일주문 앞 대로변에서 시작된 ‘전국 승려결의대회’에는 3천여명(주최측 추산)의 4부대중(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이 모였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전국선원수좌회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불교개혁행동이 집회를 주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이라는 간판이 붙은 조계사 안에서 비슷한 시각에 시작된 ‘교권 수호 결의대회’에는 승려와 신자 4천여명(일부 언론 보도)이 참석했다고 한다. 전자가 완전히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된 데 반해 후자는 ‘비표’로 알려진 패찰을 미리 부여받은 이들만 검색대를 통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고 한다.

경찰이 철책으로 도로 1차선을 가로막아 준 가운데 열린 승려결의대회에는 스님 2백50여명만이 참여했기 때문에 모임의 주역은 평범한 신자들이었다. 대회의 절정은 설조 스님이 연단에 오른 때였다. 그는 지난 6월 20일 조계종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을 시작해 무려 41일 동안이나 곡기를 끊고 비장한 싸움을 벌인 끝에 그대로는 생명이 위독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구급차에 실려 서울 면목동의 녹색병원에 입원했다. 며칠 전 퇴원한 그는 87세 노장답지 않게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열변을 토했다. “조계종단이 협잡 사기 집단이라는 모욕과 3백만 불교도들의 비판, MBC 피디수첩이 방영한 의혹 등에 반응이 없던 종단의 큰 어른들이 오늘 승려대회로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도박장이 비좁아 국제 원정을 나간 도박사들과 은처승들이 교단을 떠나야 교단이 안정되고 화해와 공존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종단의 고름을 짜내고 병의 원인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분발해 주십시오.” 설조 스님의 법어를 비롯한 승려결의대회 참석자들의 발언은 조계사 집회 주최 측이 대로변에 설치한 고성능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독경 소리 등 때문에 청중이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다.

승려결의대회를 마친 4부대중은 펼침막과 피켓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온갖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가장 많은 것은 ‘자승 구속’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을 적폐의 ‘주범’으로 단정한 것이다. 어지럽게 춤추는 구호들 가운데서 특히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것은 “대통령님 조계종을 살려주세요”라는 호소였다. 한 중년 여성은 그 피켓을 흔들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과 조계종 적폐 청산 투쟁이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인가? 다음과 같이 상세히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8.26 전국승려결의대회에서 경찰이 개혁세력의 조계사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밤, MBC의 <피디수첩>은 ‘큰 스님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조계종 집행부 간부와 큰 절 주지 등의 학력 위조, 은처자(隱妻子), 부정축재, 성추행 의혹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현역 총무원장 설정 스님,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전 해인사 주지) 등이 의혹의 대상이었다. 의혹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피디수첩 취재진은 그것이 사실임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증언과 증거를 제시했다. 4주 뒤인 5월 29일에 방영된 ‘큰 스님께 묻습니다’ 2편은 더 충격적이었다.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이던 시절에 비밀리에 도박장을 개설하고 전국 본사 주지 등을 모아 도박을 하면서 ‘고리대금업’을 했을 뿐 아니라 해외원정 도박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김천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의 자매 비구니 성폭행 의혹, 수원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숨겨둔 처자식 의혹도 전파를 탔다. 앵커를 맡은 한학수 피디는 ‘큰 스님께 묻습니다’ 2편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조계종 불자 수가 10여년 전보다 3백만명이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한국 불교가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철저한 성찰과 개혁으로 그 길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 종교를 관장하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피디수첩이 방영한 이런 내용을 몰랐을까? 프로그램을 직접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실무자들을 통해서나마 그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할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난 1일 SBS는 ‘8시 뉴스’를 통해 2,500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사찰 방재(防災)사업의 비리 의혹을 대대적으로 전했다. 뉴스 세 꼭지에 걸쳐 ‘사찰 방재사업, 업체가 공사비 대납···검찰 수사 착수’, “기술·사업비 ‘뻥튀기’···실시간 사찰 방재 시스템도 ‘먹통’”, “MB 정권의 불교계 달래기···‘2,500억 책정도 주먹구구식’을 탐사보도 한 것이었다. 문체부장관은 이 의혹 역시 인지했을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을 정밀하게 내사해야 하는 책임을 진 청와대 민정수석도 물론이다. 이명박 정권 시기에 저질러진 일이라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한, 조계종 집행부와 관련 공직자들이 실정법상 면책의 대상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 26일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열린 8.26전국승려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펼침막을 들고 자승 전 총무원장 축출 등을 외치고 있다.

자승 체제 8년 동안 조계종단 집행부는 ‘범죄집단’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집행부 자체는 물론이고 대다수의 본사 주지들이 재정을 사금고처럼 운영하는 바람에 조계종은 갈수록 나락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1700년 역사의 민족종교 조계종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던 승려와 재가불자들이 ‘무간지옥’ 같은 조계종단의 실상에 분노하고 개혁을 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자승 스님은 그의 ‘아바타’로 불리는 설정 스님에게 총무원장 자리를 넘긴 뒤 실질적 종단 실권자로 막후에서 온갖 권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개혁세력의 주장이다. 피디수첩 방영을 계기로 자승 스님이 ‘조계종 적폐의 주범’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이번에는 설정 스님이 희생양이 되는 진기한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6일 조계종 중앙종회 재적의원 7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56표, 반대 14표로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한 것이다.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가 지난 22일 종회의 불신임안을 인준함으로써 설정 스님은 불명예 퇴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계종의 종헌종법에 따라 후임 총무원장 선거를 60일 이내에 치러야 하는데, 현재 추세라면 ‘자승의 제2 아바타’가 당선되리라는 사실은 불문가지라, 개혁세력은 계속 ‘자승 구속과 멸빈(滅擯)’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이 이런 수렁에 빠지기까지 주무 부처인 문체부의 장관은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종무실장을 현장에 보내 실태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하지 않았고, 불교 담당 종무관조차 파견하지 않았다. 도종환 장관이 설조 스님 단식장을 방문해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문체부 자체 조사가 아니더라도 조계종 전·현 집행부의 부정과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 의뢰를 해야 마땅했는데 그 일조차 하지 않았다. 명확한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문체부 장관도 민정수석도 움직이지 않으니, 조계종의 애끓는 신자들이 “대통령님 조계종을 살려주세요”라고 외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조계종 적폐청산 투쟁은 문재인 정부의 모태인 ‘촛불혁명’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정의를 구현하고, 악업을 일삼는 종교인들을 사회법으로 엄정하게 다스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과제이자 의무이다.

/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입력시간 : 2018-08-27 14:17:54]  
[최종수정시간 : 2018-08-28 11:50:52]  

   
기사 댓글 78
전체보기
  • 이글쓴놈 2018-09-17 15:38:27

    어릴 때 박통시절~~~
    선전영화를 많이봐서 새뇌 된 놈이구나....
    그땐, 대통령님께 편지서서 어쩌구 하는 선전영화 많았지~~
    이런 정도의 인식을 가진 자들이 지금 설치는 건가~
    한심해서 말이 안나온다.신고 | 삭제

    • 분별력 2018-09-04 00:31:55

      목사와 신부들의 도움은 물론 교황에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서 종단위상을 좀 더 추락시키지 그려냐신고 | 삭제

      • 개판이구나 2018-08-31 22:59:02

        아니닷컴은 이런글을 글이라고 실어주나
        개자식이 하는짓을 하고있는데
        문재인 지지율 떨어지는게
        불교와 무슨상관이야
        전직 대통령 다 잡아넣고 잘하면 될것인데
        갱제를 개판치니 지지율이 당연히 떨어지는데
        문제다 문제라
        대통령 지지율 올라가는건 개독교탓인가
        불쌍한 중생이라고신고 | 삭제

        • 얼차려 2018-08-30 13:32:34

          그러지 말고 차라리 종로경찰서장한테 조계종 스님들 다잡아 넣으라고 부탁하지...얼빠진 놈같으니라고...이놈은 분명 개독일거야신고 | 삭제

          • 간단히 2018-08-30 13:30:11

            기사가 기니까 댓글들도 기네. 제발 요점만 짧게 합니다. 초등학생도 아니고...신고 | 삭제

            • 욕망의 초록 2018-08-30 12:50:38

              색중에서 초록은 동서양에서 괴물, 악마의 색이라고 분류한다
              자연의 초록색은 생명이요 축복이다
              하지만 사람이 인공적인 초록색을 얻으려면 그것은 비소,라듐등등에서 값싸게
              얻어지는 독소로써 자칫 남용하면 생명을 앗아간다

              각설하고
              천당,천상을 욕망하고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종교 유일신은 죄의 달콤함을 면죄해주는
              죄사함이라는 함정을 마련해도고 사람들을 못쓰게 하는 치명적인 약점이있다

              반면 불교는 선인선과 악인악과 뿌린대로 거둔다는 다소 비정하게 보일지라도
              진리 그자체를 받아들이라고 한다.
              불교는 상대적으로 거침없고 자유롭다신고 | 삭제

              • 노파심 2018-08-30 12:09:08

                병을 치료하여 낳으려는 사람들은 병의 증상과 원인을
                주변에 알리고 약과 의사를 구한다. 그러나 적폐들은
                병을 알리고 의사를 구함을 두려위하며 집안 일이라고
                쉬쉬힌다.

                스님들! 썩은곳에 기생하는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시오.
                육식의 감각에 휘둘리며 탐욕을 끌어안고 있는 집안에
                과연 승보가 있소?

                밖으로 집안의 치부가 알려지는 것이 두려위 악취가 나도
                대문만 닫으라고요?

                그러면서 밖의 세력보고 해종자라고 하는 당신들의 모습을
                보시오. 의사를 거부하는 자신의 썩은 마음을 보란 말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신고 | 삭제

                • 대통령 이시여~ 2018-08-30 11:46:49

                  저희 좀 살려쭈쩨여..우쭈쭈....

                  아잉~ 몰라, 몰라, 우리 자승이 좀 떼찌 해 주세요 우쭈쭈...

                  대통령이 자승원장 혼내주지 않으면 나 화낼꼬양~. 흠칫뿡.



                  <불교다컴 공식입장>신고 | 삭제

                  • 대진 2018-08-30 11:37:50

                    그나 저나 차기 원장은 누가
                    은-대처는 되지말아야 할텐데
                    워낙 인물이 별루 없어서
                    지금쯤 저 권승 탐욕승들 복잡할걸 지혜가 없어서
                    하수인 노릇한다구
                    생각은 무슨신고 | 삭제

                    • 불자 2018-08-30 11:33:29

                      긴급!!!
                      총무원장님의
                      "사부대중 에게 드리는 말씀"
                      이라는 BTN 의 특별방송이 오늘아침에 있었읍니다.

                      그동안 불교계의 안팎이 어수선하고
                      심지어는 타종교 목사 신부까지 우리 불교를 폄하 참견하는것에 불쾌하고 상심되어 마음까지 슬펐다는 말씀이
                      가슴 아팠습니다.
                      선거 후유증이 원인되어
                      재직 9개월 동안 많이도 참담 참괴하셨다고~ 회한하시는 모습에
                      참으로 연민의 마음이 들었읍니다.
                      은처, 재산은익 문제도 자초지종 해명하셨읍니다.

                      "인간문화재 대목장이신 친형님의 유산과 유물을 수덕사에 기증한것을
                      사유재산 운운하고 불쌍한 아이 를신고 | 삭제

                      7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최근 인기기사
                      자승 스님 골프장 간 까닭은
                      "큰 스님께 묻습니다. 골프장 왜
                      “선학원은 만해 중심으로 한 이판
                      17대 중앙종회 전반기 의장에 범
                      차기 중앙승가대 총장은…학승 출신
                      “이판계 수도원이 학교법인 소유로
                      본사주지 스님 발언까지 …"사찰을
                      김정숙 여사, 인도 사류강에 조계
                      "중이 목탁 아닌 골프를 쳤다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사단법인
                      불교저널 휴심정 황혜성가의 식문화 지화자 가톨릭프레스 오마이뉴스 진흙속의 연꽃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우편번호 03060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5길 29 | TEL (02) 734-7336 | FAX (02) 6280-2551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9.17. | 발행일 2006년1월 21일 | 발행인·편집인 : 이석만
                      대표 : 이석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불교닷컴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Copyright 2008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