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산 선운사의 지명비보
도솔산 선운사의 지명비보
  • 김규순
  • 승인 2018.08.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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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34.
▲ 영산전에서 본 대웅보전_만세루_문루로 이어지는 선운사 축선과 공간

고창에 도솔산 선운사(兜率山 禪雲寺)가 있다. 백제 시대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지금은 선운산(336m)에 있는 선운사이지만 1707년의 기록에 의하면 <도솔산선운사창수승적기(兜率山禪雲寺創修勝蹟記)>라고 하고 있으며 일주문에도 ‘도솔산선운사’로 적혀 있다.

▲ 일주문_도솔산선운사

왜 도솔산인가? 도솔천(兜率天)은 미륵보살이 거처하는 천상의 정토이다. 도솔천에 기인하여 도솔산으로 명명 되었다. 도솔산도 도솔천과 같이 서방정토의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선운사 앞의 개천도 선운천이라는 행정명이 있지만, 도솔천(兜率川)이라 부른다. 불교신자들이 행정적인 정식명칭보다는 불교용어인 도솔산・도솔천을 즐겨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상의 이상세계인 서방정토를 재현하고자한 의도에서 도솔산이 비롯되었다고 본다. 인간세계에서는 비록 지형적인 단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신적으로는 불국정토인 도솔천을 재현하고자 한 것이다.

▲ 선운사 대웅보전 내부 공간

산이름을 불교지명으로 바꾼 사례는 많다. 이를 풍수학에서는 지명으로 풍수적 비보(裨補)를 했다고 한다. 지형적인 비보가 아니라 정신적인 비보이다. 미륵불이 사는 ‘도솔천’이라는데 풍수적인 분석은 사족일 뿐이다. 그럼에도 지금 도솔산에는 부처가 아닌 인간이 살고 있는 까닭에 지형적인 장점과 단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단점을 도솔산이라는 지명하나로 극락세계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조상들의 번개와 같은 지혜에 놀라울 뿐이다.

▲ 선운사 사천왕문

선운사가 있는 고창군 아산면의 도솔산은 ‘선운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동・서・남쪽은 구릉지 평야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은 서해에 접하고 있다. 도솔산이 비록 높지 않지만 기세가 출중한 산이라 고창지역을 지키는 수호산으로서는 모자람이 없다.

선운사는 경사지가 아니라 평지로 만들어 지었다. 도솔천의 바닥이 기반암이어서 하방침식이 불가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면 개천이 넘치는 땅이었다. 산을 깎아서 하천부지를 매립하여 지대를 높이고 절을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 선운사 만세루의 위용

선운사는 대웅보전-만세루-문루가 축선이나, 축선에서 중요한 요소인 대웅보전 뒤의 능선이 불분명하다. 능선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에는 산신각과 영산전이 배치되어 있다. 절은 일반적으로 수행도량⋅기도도량⋅호국도량⋅전법도량⋅영험도량⋅결사도량으로 나뉜다. 그렇다고해도 어느 사찰이던지 수행 공간이 있고 기도효험이 있는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예로부터 정신은 산의 정기로 이어진다고 했으니, 풍수적으로 접근했을 때 선운사에서의 기도효험은 산신각과 영산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선운사는 막힘없이 널직한 공간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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