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들의 비행을 성토하는 강연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부끄럽다. 참혹스럽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비판, 애정 어린 비판인지는 의심해봐야 한다."
전국선원수좌회 부의장 선법 스님이 불자교수들에게 한 쓴소리이다.
스님은 15일 경주 황룡원에서 열린 불기2562년도 한국교수불자대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앞서 스님은 청중으로 행사 개회식에 참석하고 기조강연을 청취했다.
기조강연에서 송재운 동국대 명예교수는 설정 스님 등 조계종 지도층 승려들의 비행과 비위 의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송 교수는 "음행 도박 음주 등 범계행은 정화 직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조계종 설정 스님 두고 성토 웃음 쏟아져)
스님은 "불자라면 승려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 바르게 살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까와하는 연민심이 일어나야 한다. 되레 기쁨과 희열을 느끼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송담 스님 탈종 당시 시민운동가들에게 '수좌회에 희망을 갖지 말라. 여러분 하는 일은 지적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여러분에게도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스님은 "비유를 들겠다. 살찐 애인이 살을 뺄 수 없는 방법을 몰라서 살찐 몸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육근을 통해 들어온 경계에 부딪혀 조절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님은 "한국불교에서 지금 일어난 일들은 부끄럽다. 해답이 없어서 더는 이야기 않겠다"고 했다.
스님은 이번 교수불자대회 개회식에서 각 종단 총무원장 등 고위직 치사와 격려사가 이어지고, (도박장 개설 의혹이 제기된) 불국사와 (종정 진제 스님이 있는) 동화사를 교수불자들이 이번 대회에서 찾아가는 것을 지적했다. 스님은 교수들에게 "절에 가면 밥값은 내느냐"고 물었다.
스님은 "경제적 자립이 되지 않는다면 바른 목소리를 낼수 없다. 제대로 지적할 수 없다. 지성인이라는 교수들이 명성 있고 힘 있는 사람(총무원장, 종정 등)에게 줄대고 알려고 하고 법문을 청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오죽하겠느냐"고 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