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에 끌려 교단 정상화 대업 등지지 말라”
“인정에 끌려 교단 정상화 대업 등지지 말라”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7.27 03:41
  • 댓글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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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중단 눈물 호소에 설조 스님 “늙은 한 생명보다 수천만 생명이 소중”
▲ 설조 스님은 단식중단을 간청하는 시민연대 대표 등에게 인정에 끌리지 말고 교단 정립을 위해 힘써달라고 했다.

“스님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챙겨 적폐청산의 길을 이끌어 주십시오. 간청합니다.”

재가불자들이 눈물로 호소했다. 단식 37일째인 설조 스님에게 조계종 적폐청산과 교단 정상화의 길을 재가불자들이 맡아 이어가겠다며 단식중단을 간청했지만, 설조 스님은 부패한 교단을 정상화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짐했다.

26일 저녁 ‘설정 퇴진, 자승 구속을 위한 사부대중 목요 촛불법회’ 직후 장덕수 전 청와대불자회 총무(포교사단 서울지역단 염불팀장)와 이도흠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공동대표(정평불 상임대표), 김형남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법률단장)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는 설조 스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이날 촛불법회 참석자들도 세 번의 반배로 설조 스님의 단식을 중단하기를 호소했다.

“단식 멈추고 교단 정화의 길 이끌어 달라”

장덕수 포교사는 “단식 37일째입니다.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챙겨 달라”며 “스님이 계셔야 적폐청산 투쟁을 이어갈 수 있다.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챙기시는 동안 저희들이 계속 교단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형남 대표 역시 “스님 제발 단식을 중단해 주십시오. 스님이 안 계시면 교단을 바로세우는 일이 어려워진다”며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회복해 적폐청산의 길을 이끌어 달라”고 간청했다. 이도흠 대표도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단식중단을 거듭 호소했다.

설조 스님을 살리기 위해 동조 단식 중인 김준영 마음자리명상센터 대표는 “제가 단식하는 이유는 스님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단식을 멈추셔야 저희도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며 “스님의 단식이 종단의 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것임을 알지만 스님의 목숨을 버릴 만큼 이 종단이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해도 사람의 목숨만큼 중요한 가치를 없을 것이다. 제발 단식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단식 정진단에는 단식 중단을 호소하는 불자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설조 스님은 의자에 앉아 지팡이를 두 손으로 잡고 눈을 지그시 감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눈을 감고 있던 스님은 주변에 마이크를 찾았다.

▲ 설조 스님에게 단식 중단을 간청하는 장덕수 포교사, 이도흠 교수, 김형남 변호사.

“제게 교단은 목숨보다 소중한 귀의처”

눈을 뜬 설조 스님의 일성은 “제게 교단은 목숨보다 소중한 최선의 귀의처”였다. 목숨을 버릴 만큼 조계종단의 가치가 있냐는 질문에 답한 것이다.

설조 스님은 “300만 명의 불자가 부처님 법을 등지고 떠났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신도들이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의 슬하를 떠날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뿐인가. 얼마나 많은 이웃들이 부처님 교단을 외면할 지 누가 알겠냐”고 했다.

이어 “여러분들은 목숨이 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육신의 목숨보다 정신적 목숨이 더 소중하다”며 “수백 만 명이 우리 교단을 등졌다. 제 한 목숨을 공양해 잠자는 대중들이 분발하고 불자들이 동참해서 우리 교단의 부패를 청산한다면 많은 불자들의 정신적인 생명을 되돌릴 수 있고, 많은 이웃들의 외면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목숨이 100개라도 교단 정상화되도록 바칠 것”

또 스님은 “제게 목숨이 하나가 아니라 10개 100개가 있다면 이를 다 바쳐서라도 우리 교단이 정상화되어 부처님의 법에서 이탈하는 불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설조 스님은 병든 교단을 먼저 걱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침이 터진 설조 스님은 잠시 말을 멈췄다. 불자들의 간절한 단식 중단 요청에 설조 스님의 눈가는 젖어갔다.

하지만 스님은 “지금 제 목숨보다 더 처참하게 병든 것이 여러분의 교단이다. 제 늙은 목숨을 부처님께 공양 올려 교단이 정상화되고 불자들이 제자리를 지킨다면 금생 뿐 아니라 내생에도 이 목숨을 바치겠다”고 결기를 드러냈다.

▲ 설조 스님의 손을 잡고 단식중단을 호소하는 김준영 마음자리명상센터 대표.

“늙은 한 생명 보다 수천 만명의 정신적 생명이 더 중요”

.이어 “여러분들이 제 생명을 위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왜 전들 눈물겹지 않겠나”라며 “그것보다 부처님 법을 잘 수호해 많은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도록 인도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또 “감히 저는 여러분의 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제 목숨이 다 하도록 우리 교단이 정상화되기를 원하는 단식은 계속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설조 스님은 “여러분들이 제 뜻을 이해해 주시고, 어서 일어나셔서 늙은 한 생명의 소중함보다 수백만 수천만의 정신적 생명이 더 소중하다고 깨우쳐서 인정에 끌리는 일로 교단 정립의 대업을 등지지 말아 달라. 부디 부탁한다”고 했다.

또 “부패가 오래가지 않는다. 부패집단은 오래가지 않는다. 여러분의 열망이 식지 않으면 곧 정리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마음을 잡으셔서 교단 정립을 위해 땀 한 방울,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우리 힘을 아껴서 회향은 교단 정립하자”고 했다.

단식중단을 호소했던 장덕수 이도흠 김형남 김준영 불자는 일어나 설조 스님의 당부의 말을 되새기며 물러났다. 시민연대 측이 대기시킨 구급차는 설조 스님을 모시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날 오전 설조 스님을 진맥한 이규옥 한의사는 “설조 스님이 말씀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진기가 모두 빠져 나간 상태”라며 “지금 병원으로 모셔 기력을 회복해야 한다. 3일 만 더 지나면 병원에 모셔서 치료를 하더라도 건강을 회복하기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설조 스님의 성정으로 볼 때 대중이 억지로 병원에 모실 경우 오히려 큰 화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치의인 이보라 전문의(녹색병원 내과)도 “현재 거동과 말을 할 수 있지만, 장기간의 단식으로 언제 어떻게 쇼크가 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 26일 목요 촛불법회 참석자들에게 발언하는 설조 스님.

“교단 정립하려는 마음이 내일을 밝게 할 것”

앞서 설조 스님은 청와대 앞에서 조계사 옆 단식 정진단까지 행진한 촛불법회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설조 스님은 “고맙다. 이 뜨거운 여름 열기에 여러분들이 교단을 정립하려는 열정이 우리 교단의 내일을 밝게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스님은 “농부의 심정을 헤아려 보자. 농부들은 그해 농사가 잘 될지 못 될지 계산하지 않는다”며 “때가 되면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김을 매고 추수하는 것이 농부의 일과”라며 “여러분들도 농부의 심정일 것이다. 여러분들이 땀을 흘려 교단 정립을 외치는 결과가 내일 나타나든, 모레 나타나든, 다음 달에 나타나든 관계없이 교단이 꼭 정립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농부의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또 “독립운동을 하던 우리 선열들은 당신 생전에 독립의 환호성을 듣던 못 듣던, 자기 자손의 대라도 민족의 독립은 보고야 말 것이라는 믿음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마음이 여러분들이 종단 정상화, 적폐청산을 바라는 마음과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확신한다. 대중이 분노하면 집단은 망하지 않는다”

설조 스님은 “교단을 정립하려는 여러분의 열망은 어느 누구의 힘이나 욕망이나 업으로도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런 분출”이라며 “정당하고 당당한 소망이 여러분들의 힘과 신도들의 동참, 그리고 이웃의 도움, 지성인과 언론인들의 바른 이해로 곧 성사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저는 확신한다. 천하에 없는 독재나 부패라도 군중이 분노하고 전체가 원망하면 그 집단이 망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우리는 그런 예를 작년에 목격했다”고 했다. 스님은 촛불집회로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린 것처럼 촛불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이 부패한 종권을 무너뜨릴 것으로 확신했다.

설조 스님은 “사람 수와 조직에 연연하지 말고 당당한 우리 외침을 마음껏 지르면 이웃이 감동하고 땅이 감동하고 하늘이 감동한다”며 “부디 간절하게 우리의 바른 소망을 부처님께 아뢰고, 이웃에게 전해서, 우리 소망이 감히 내일 또는 모레 혹은 다음 달 초에는 우리의 힘과 이웃의 도움으로 하늘과 땅의 도움으로 실현된다고 확신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소망이 농부의 심정으로 바뀌고 애국지사의 겨레사랑으로 바껴서 우리 불자들도 교단을 정립해 이웃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우리가 점한 국가의 부위가 맑고 편안하도록 우리 주변을 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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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 2018-07-29 01:36:31
훌륭하신 말씀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재가불자 2018-07-29 01:33:44
우리 재가불자들도 누가 참스님인지? 아닌지? 다 알아요.
걱정 이젠 붙들어 매시고 마음 푹 놓으시고,,,ㅎㅎ
재가불자들이 걱정되나요?
그런 시대는 이제 갔습니다

재가불자 2018-07-29 01:26:30
네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농부의 마음 2018-07-28 14:47:08
스님 참 옳으신 말씀입니다. 농부가 때가 되면 씨를 뿌리듯 우리도 현재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해야겠지요. 진실의 무게는 언제나 물리적 무게를 이기는 것 같습니다. 이 염천에 단식을 하시니...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그저 죄송합니다.

연꽃 2018-07-28 00:51:34
마음을 즐겁게 하는
맑고 향기로운 연꽃이
더러운 연못에서 피어나듯이
붓다의 제자들도
눈 먼 중생들 속에서
찬란한 지혜로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