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금산사
모악산 금산사
  • 김규순
  • 승인 2018.07.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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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31.
▲ 금산사 전경 :: 마당을 중심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대적광전, 금강계단, 미륵전이 보인다.

김제평야의 종주는 모악산이다. 모악산이 없이 충적 평야인 김제평야가 만들어질 수 없었다. 산위의 흙이 비바람에 깎여 평야로 내려와서 논과 밭이 되었다. 평야는 산의 분신인 것이다. 모악산에는 백제시대(599년)에 창건되었고 진표율사에 의해 중창된 금산사가 있다.

▲ 미륵전에서 본 대장전

금산사의 터는 원래 연못이었는데 명당으로 사용하기 좋아서 연못을 메웠으나 그 다음날이면 다시 연못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미륵이 현몽하여 숯으로 메워야 한다고 하였다. 날이 밝자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는 청년이 찾아왔다. 진표는 숯을 연못에 던지고 그 물로 씻으면 낫는다고 일러주었다. 그렇게 했더니 절말 병이 나았다. 이 소문이 퍼져 많은 환자가 몰려 숯을 던지고 씻어서 병이 나아 돌아가니 연못은 숯으로 메워졌다. 이곳에 진표율사가 미륵불을 모셔서 사찰을 중창하였다. 토착신앙을 미륵신앙으로 승화시켰던 것이다. 또 다른 설화는 용왕이 금산사를 단 며칠 만에 지어주었다. 이것도 미르신앙에 근거한 설화이다. 용왕은 미르신앙의 핵심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용왕이 미륵신앙의 대본산을 지어주었다는 것은 토박이들이 교화를 받아 미륵신앙을 추종했다는 의미이다.

▲ 대장전에서 본 미륵전

일반적으로 사찰에는 건물을 배치하는데 기준이 되는 중심축선이 있다.

금산사를 들어서면 금산사의 중신축선이 어디인지 헷갈린다. 보제루를 통과하면 대적광전이 마주 보이지만 능선은 대적광전의 우측에 별도로 드러나 있다. 중심축선은 능선과 대적광전과 문루를 연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능선이 옆으로 비켜있어서 어긋나 있다. 금산사는 연못을 메워 만들었다는 밝은 마당을 중심으로 사각형으로 건물들이 빙 둘러서 있다.

▲ 능선 위에 홀로 우뚝 솟은 금강계단

가장 중요한 건축물인 미륵전이 서향이고 마당 건너편에는 대장전이동향을 하고 마주보고 있다. 능선은 대적광전과 미륵전 사이에 있는데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부처님의 진신사리탑의 금강계단이 있다. 더구나 미륵전은 이 능선을 비켜서 있는 모습이다.

대적광전과 보제루를 중심축으로 보아야 하나 중요도 면에서는 능선 위의 금강계단과 미륵전이 중심축선이 되어야 한다. 어쨌든 금산사의 건물배치는 마당을 중심으로 열십자(十)를 그어서 전각을 배치하였다. 매우 특이한 배치를 보여주고 있다.

▲ 금강계단에서 본 대적광전 앞 마당 :: 멀리 문루인 보제로가 보인다.

백제와 신라시대에는 능선과 미륵전이 중심 축선이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 대적광전과 대장전을 지으면서 중심축이 마당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금산사는 중심축선이 없이 마당을 기준으로 건물을 배치하였는데, 구라파의 광장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마당이 연못이었다면, 연못을 중심으로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형상을 상상하니 더욱 운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른다. 정교하지 않으면서 유서 깊은 공간으로 버틸 수 있는 것은 김제평야를 품은 모악산 때문이다.

▲ 대적광전에서 법문을 듣고 있는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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