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주비구로 지목된 설정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 단식 21일째 아침 설조 스님을 찾아 왔다.
설정 원장은 10일 오전 6시 10분 설조 스님에게 "단식을 중단하고 법주사로 내려가면 대종사 품계와 원로의원으로 모시겠다"며 겁박한 호법부 진우 스님과 상임감찰 몇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관계자는 “설정 원장은 설조 스님에게 ‘한 두 명 바뀐다고 달라질 종단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간청했다”고 전했다.
또 "설정 원장은 ‘스님이 살아계셔야 종단이 잘 되는 것을 보실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설정 원장을 ‘적주비구’로 지목해 온 설조 스님은 “'설정 원장이 물러나고 종단의 변화가 있어야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설정 원장이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자 설조 스님은 “당사자들이 책임지고 물러난 뒤 근본적인 개혁을 함께 논의해 보자”면서 “그때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조 스님의 단호한 입장에 설정 원장은 “알겠습니다”고 답하고 돌아갔다.
설정 원장의 방문에 단식 정진단의 불자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 스님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면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오히려 단식 21일에 이르러서야 그것도 새벽에 88세의 노스님을 겁박한 호법부장과 상임감찰을 대동하고 나타난 설정 원장의 발길은 ‘총무원장 지위’를 앞세운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태도로 판단하고 있다.
또 "한두 명이 바뀐다고 종단이 바뀌겠느냐"는 말은 종단개혁을 염원하는 노스님에게 자신이 퇴진해도 변하지 않을 종단이니 그만 단식을 포기하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말이다.
밤새 설조 스님을 지킨 한 불자는 “설정 원장이 매우 굳은 얼굴로 단식천막에 들어가 비공개 대화를 요구해 단식장에 있던 도정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나왔다”며 “단식 21일째인 설조 스님의 강한 의지에 다급해진 설정 원장이 명분을 쌓기 위해 찾아 온 것 같다. 들어올 때도 나갈 때도 굳은 표정이었다”고 했다.
시민연대는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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