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조사 결과, 4일 현재 15일째 단식 중인 설조 스님 단식 보도를 758개 언론사 가운데 단 10곳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언련은 4일 "설조 스님 단식, 철저히 외면하는 언론" 제하의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다.
민언련은 보고서에서 "대다수 언론은 설조 스님의 단식 투쟁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NAVER)에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는 일간지와 방송통신사, 인터넷 언론사, 지역지와 전문지 등을 포함해 758곳이다. 이 가운데 설조 스님의 단식 소식을 전한 곳은 10곳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언련이 설조 스님 단식을 보도했다고 찾은 10개 매체 가운데 7개 매체(BBS NEWS, BTN불교TV, 가톨릭프레스, 뉴스렙, 불교포커스, 천지일보, 현대불교신문)는 종교전문지로 분류되는 곳들이다.
민언련은 "<PD수첩>을 통해 관련 의혹을 사회적 현안으로 끌어낸 MBC 조차 설조 스님 단식 등 이후 상황을 보도로 전하지 않았다"고 했다.
비종교전문매체 가운데는 <연합뉴스>, <TBS교통방송>, <더팩트> 3곳 만이 설조 스님 단식을 보도했다.
민언련은 "대한민국 불교 최대 종파인 조계종의 사회적 위상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조계종 내 비위 문제는 결코 해당 종단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서 "해당 종교, 해당 종단이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회 전반의 관심과 견제가 더욱 필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종교계 적폐 문제를 일부 종교전문지에 떠넘기며 계속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민언련은 "종교계의 해묵은 적폐가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답습되도록 언론이 사실상 '독려'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이사장은 지난달 단식 중인 설조 스님을 위문하면서 언론들이 마치 짜고 보도 않는 듯한 행태를 '묵살의 카르텔'이라고 했다.
다음은 설조 스님이 지난달 20일 단식을 시작하면서 발표한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1980년 이후 적주(賊住:정식으로 비구계를 받지 않은 승려)가 행정대표를 하면서 때로는 군화가 전국 사찰을 짓밟았으며, 때로는 민주를 자처한 정권의 경찰봉이 난무하여 총무원을 수라장으로 만들었으며, 때로는 노름꾼의 수괴가 많은 불자들의 존경을 받는 크신 선지식 스님을 종단 밖으로 내모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으며, 근자에는 음주로 실성한 자가 살인을 하고 정재를 가로채고 그 악행의 유례가 없는 자가 종단의 행정대표가 되어도 거침이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중략) 적주와 그 무리들에게 눈치 보며 짓눌리는 유약한 비구와 비구니의 승보에 의지하여 바른 삶을 살려는 재가불자와 이 사회의 정서적 안정을 바라는 많은 이웃을 위하여 적주비구들은 본래의 신분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지금 점유하고 있는 교단의 자리에서 떠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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