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에 대처 없다"며 할복을 불사했던 비구들의 저항과 이승만 정권의 도움으로 세워진 통합종단 조계종과 정화의 패배자로 인식돼 온 한국불교태고종이 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PD수첩>의 고위직 승려 성추문과 비위 의혹 보도로 국민 여론이 험악한 가운데, 내연관계가 폭로된 태고종 총무원장이 주장하고 처자식을 숨겨둔 것으로 의심 받는 조계종 총무원장이 호응하면서 드러난 사실이다.
한국불교태고종(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은 29일 '속보 특종' 이라면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조계종-태고종, 미래를 위해 통합합시다' 제하의 문건에서 태고종은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29일 태고종 총무원을 전격 방문했고, 편백운 총무원장과 밀담을 나눴다고 했다. 태고종 시도교구 종무원장회의에서는 '조계-태고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는 소식도 담았다.
태고종의 조계종과의 통합 시도는 편백운 총무원장이 자신의 내연관계가 폭로된 직후 <불교닷컴>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먼저 운을 뗐던 사실이 있다.
당시, 편 총무원장은 조계종 고위직 몇몇 스님들의 성추문 의혹을 언급하면서 조계종과 태고종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조계종과 태고종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고종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설정 총무원장은 이날 태고종을 찾은 자리에서 "과거에는 조계종과 태고종 간에 분규 갈등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한국불교 미래를 위해서 통합하자. 각 종단 역할은 그대로 기능을 하되, 교육 포교 분야에서는 통합해 함께 가자"고 했다.
태고종 측은 "편백운 총무원장이 설정 총무원장과 30분 정도의 차담을 나누면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동을 했다. 모종의 구두약속이 있었지 않나 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했다.
한편,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은 자신의 이력서에 서울대를 졸업했다고 허위 기재했다. 불쌍해서 형의 호적에 입양시켰다는 전O경 씨로부터는 친자확인소송을 당했고, 수년간 거액을 송금했다. 수덕사 말사 정혜사 통장에서도 전O경씨에게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속가가족 빚 청산을 위해 총무원장이 되고 난 뒤 수덕사에 44억원 기채를 발생시켰다고 의심을 받고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94년 개혁회의 부의장을 지낸 설조 스님(88)은 설정 스님을 '적주 비구'로 지목하면서 총무원장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조계사 앞에서 10일째 단식 중이다.
[기사추가: 23시 30분]
대한불교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은 조계종 총무원 홍보국 입장을 같은 날 오후 21시 19분 게재했다.
총무원 홍보국은 태고종 측 보도자료에 대해 "금일 방문은 인근에서 점심 국수공양을 마치신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사전에 계획 없이 법당 부처님께 참배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전에도 몇 번 방문한 전례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씀 내용은 '우리 모두가 부처님 일불제자로 화합해 살자'는 덕담 수준의 말씀이었다. 향후 화합 방안에 대한 말 역시 원론적 내용이었다. '위원회' 구성 등 내용은 태고종의 자체적 조치와 결정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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