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반야산 관촉사
논산 반야산 관촉사
  • 김규순
  • 승인 2018.06.2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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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30.
▲ 미륵전에서 보이는 석조미륵보살입상

지난 4월23일자로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이 국보(제323호)로 승격되었다.

제작 년대가 명확하고 불교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완벽하며 천년전의 거대 석조미술을 보여주는 석조미륵보살입상(일명 은진미륵)이 제대로 대접 받기에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

관촉사는 산지사찰이 아니라 평지사찰이다. 주변은 논산평야로 온통 논밭뿐이다. 평지사찰로써 천년고찰로 존재하기는 무척 어렵다. 천년동안 일어난 사회적 혼란과 전쟁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충돌과 갈등을 이겨 내야하기 때문이다.

▲ 삼층석탑과 미륵전 그리고 용두바위가 나란히 있는 광경

관촉사는 정치 지리학적인 이유로 광종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다. 이미 태조 왕건이 모악산 금산사와 용화산 미륵사, 천호산 개태사를 경영하였다. 왕건의 셋째아들이었던 광종은 왕건의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논산과 충주에 사찰을 건립하였다. 그 중 하나가 관촉사였다. 고려가 중앙집권적 체제를 고수하였지만 많은 동지들의 도움으로 나라를 세운 까닭에 초기에는 신하나 지방호족들에게 권력이 분산되어 있었다. 금강은 개성과 해운으로 교통이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왕의 통치권이 미치기에 용이한 곳이었다. 불교를 국시로 한 고려의 중앙정부는 고승을 파견하여 직접 통치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고승들의 영향력이 지역 주민들을 훈육하고 지방호족들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의 재정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에서 직접 경영하기 쉬운 김제평야는 금산사가, 익산평야는 미륵사가 관할하였으며, 논산평야는 관촉사가 관리하게 하였다.

▲ 석조미륵보살입상_석등_삼층석탑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

관촉사는 불교의 이념을 구현하는 매우 적절한 공간이었다. 반야산 관촉사라는 절 이름에서‘반야용선’을 떠 올릴 수 있다. 용선을 이끄는 부처님이 바로 석조미륵보살입상이다. 그러면 배는 어디에 있는가? 산 이름이 ‘반야’이니까 산 전체가 반야선이라는 개념이 성립한다. 그보다도 더 디테일하게 배가 만들어져 있다. 석조미륵보살이 서있는 곳을 살펴보면 바닥이 모두 암반이다. 거대한 암반이다. 이 암반이 석조미륵보살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쭈욱 뻗어나갔다. 미륵전 앞 튀어나온 바위가 용두 즉 뱃머리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석등과 삼층석탑 그리고 미륵전까지 배위에 만들어져 있다. 반야용선 위에 서 계신 석조미륵보살입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 석조미륵보살입상 뒤로는 병풍석이 펼쳐져 있고 바닥에는 암반이 떠 받쳐주고 있다. 암반이 반야용선이다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남동쪽을 향하고 있다. 불상이 남동향으로 향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왜 남동향인가? 이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반야용선이 남동향으로 항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진미륵이 서있는 선상에서 뱃머리 방향으로 선을 그으면 남동향이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방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현상이 바로 부처님의 원력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이 천년고찰 관촉사의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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