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총무원장 퇴진과 청정승가 구현을 위해 단식에 돌입한 설조 스님(94개혁회의 부의장)이 “쓰러져도 의사에게 데려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설조 스님은 20일 저녁 8시 30분께 조계종 총무원 청사 앞 우정총국 뒤편 공원에 단식 정진단이 마련되자 천막에 좌정해 사부대중의 인사를 받고 이 같이 당부했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와 자발적으로 참여한 불자들은 우정총국 뒤편에 2동의 천막을 설치했다. 낮 시간 천막 설치를 막았던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물러간 후이다. 일부 경찰이 천막 설치를 막았지만 이내 철수했다.
설치가 마무리 되자 설조 스님은 천막에서 대중의 인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설조 스님은 대중에게 “복이 없는 사람이 일을 벌여 장애가 많고 어려움이 크다”며 “오늘 함께 한 대중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뜻이 꺾이지 않으면 희망찬 교단을 열수 있을 것”이라며 “혹여 내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도 의사에게 데려가지 말라. 숨이 끊어질 때까지 단식할 것”이라고 했다.
또 스님은 “쓰러지면 의자에 기대서라고 단식을 할 것이다. 절대 병원에 보내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오히려 설조 스님은 정진단을 찾은 도정·허정·부명 스님을 비롯해 10여 명의 스님과 김영국 상임대표(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등 재가불자들에게는 “여러분은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원은 종단이 정화돼 사부대중 모두가 부처님의 은덕으로 살기 바라는 것”이라며 “숫자가 문제가 아니다.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하면 뜻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다 같이 건강하게 잘 임해 달라”고 했다.
한편, 같은 시간 중앙종회 야권 모임 법륜승가회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기습 농성을 이어갔다. 설정 총무원장과 면담하지 못한 법륜승가회 스님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부터 청사 1층 로비에 좌정하고 기습 농성에 들어갔다.
법륜승가회는 “설정 총무원장 퇴진 때까지 농성”할 예정이다. 법륜승가회 종회의원 스님들이 농성에 들어가자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호법부장 진우 스님이 와 농성 중단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오히려 법륜승가회는 지현 스님에게 이날 오후 조계사 내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는 설조 스님 등에게 폭언과 물리력을 행사하고 방해한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을 성토했다. 총무부장 지현 스님은 조계사 주지를 겸하고 있다.
한편 종로구청은 설조 스님 단식 정진단 철거를 예고했다. 종로구청은 21일 오전 천막 철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와 자발적 참여자들은 21일 오전 천막 철거를 막을 예정이다. 시민연대는 설조 스님 단식정진 천막 외 1동의 천막을 ‘재가정진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88세의 고령인 설조 스님이 단식을 이어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아 설조 스님에게 단식 대신 ‘정진’을 권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조 스님의 단식 의지가 너무 강해 시민연대의 권유를 받아 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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