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불서 ‘사경지험 (四經持驗/靈驗)’ 소개
희귀 불서 ‘사경지험 (四經持驗/靈驗)’ 소개
  • 법응 스님
  • 승인 2018.06.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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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경매 구입, 연구 등 필요한 곳 기증할 것"

묘법연화경은 총 118건, 화엄경은 총 68건, 금강반야바라밀경은 총 16건이 국보와 보물 또는 지방문화재로 등재돼 있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 310호로 단 한 권이 등재되어 있는 <사경영험 (四經靈驗 또는 사경지험)>이라는 불서를 소개한다.

네 가지 경전을 수지 독송한 영험담과 공덕을 기술한 조선시대 후기의 몇 권 안 되는 불서로서 서지학적으로도 귀한 자료다. 문화재청이 소개한 자료를 근거로 소개하고자 한다.

전라도 낙안군 금화산 징광사(澄光寺 /19세기 경 폐사)에서 백암성총(栢庵性聰1631~1700) 스님이 청나라의 주극복(周克復)이 편찬한 「관세음지험기(觀世音持驗紀)」 · 「역조법화지험기(歷朝法華持驗紀)」 · 「역조금강지험기(歷朝金剛持驗紀)」 · 「역조화엄경지험기(歷朝華嚴經持驗記)」에서 그 내용을 발췌하고 편집하여 1686년(숙종 12)에 간행한 불서다.

성총 스님은 1631년(인조 9년)에 출생하여 13살 때 전북 순창의 취암사(鷲巖寺)로 출가 수행하다 1700년(숙종 26) 쌍계사 신흥암(新興庵)에서 입적하였다. 스님은 내외전에 통달하여『자주치문』3권 외에도 사집 2권, 제경서 9수 등 다양한 불서를 간행하였다.

성총 스님이 51세 되던 해인 숙종 7년(1681)에 전라도 신안의 임자도(荏子島)에 중국 무역선이 좌초하였는데 그곳에서 수많은 불교 관련 서적들이 발견되었다. 스님이 그해 6월에 영광 불갑사에 갔다가 그 소식을 듣고 「화엄경소연의초」를 발견하게 된다. 성총 스님은 표류선의 불서를 간행하고자 하는 서원을 세우고 흩어진 책들을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불서는 나주 관아에서 거두어간 것도 있었고, 해변 인근의 사찰에서 주워간 것도 있었다. 성총 스님이 원력을 세우고 이곳저곳 수소문하여 4년여에 걸쳐 각지에 흩어져 있던 불서를 수집하였는데, 그때 수집한 책들의 목록 속에 앞서 거론한 「관음경지험기」·「역조법화지험기」·「역조금강지험기」·「역조화엄경지험기」도 들어 있었다.

1685년에 낙안의 징광사로 들어가 15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 주요 전적들을 편찬하고 간행하는 사업에 주력하였다. 이 책은 성총 스님의 저술이 아닌 까닭에 그의 사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못된다. 그러나 당시 중국과 조선 불교계의 성격과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며, 또한 그 발문에 편집 방식과 간행 의도 등이 기록되어 있어 백암 성총 스님의 사상을 파악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현재 「사경영험기」는 2009년도에 충북유형문화재 제310호 지정되어 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방곡사(충북 대강면 방곡리 131)소유다.  간기와 발문은 다음과 같다. 간기(刊記)에는 강희이십오년병인사월 전라도낙안군금화산징광사개간(康熙二十五年丙寅四月 全羅道樂安郡金華山澄光寺開刊) 이라 되어 있으며 발문(跋文)은 병인천중절일 백암사문 성총 근발(丙寅天中節日 栢庵沙門 性聰 謹跋)이라 기록되고 있다.

필자가 소장하게 된 사경지험기는  충북유형문화재 제 310호와 동일판본의 동일한 내용이다. 다만 제첨이 없이 표지에 ‘사경지험’으로 되어 있다.

금강경지험기, 법화경지험기, 관세음지험기, 역조화엄경지험기 순으로 구성돼 있다. 법화경지험기 마지막장에 간기가 있는데, '강희이십오년병인사월 전라도낙안군 금화산 징광사 개간(康熙二十五年丙寅四月全羅道樂安郡金華山澄光寺開刊)'이라 되어 있다.

그 아래쪽에는 이 책의 간행에 참여한 인력의 명단이 적혀있다. 교대(校對) 준각(雋覺), 화사(化士) 인희(印熙) 등 14명이 소임별로 기재되어 있다. 화엄지험기 마지막 장에 '병인천중절일 백암사문성총근발(丙寅天中節日 栢庵沙門性聰謹跋)'이라 되어 있고, 4각형의 도장 2개가 날인되어 있다. 각장 10중에 20자씩 판각되어 있다.

신심이 열악해지는 시대에 부처님 말씀을 수지 독송한 공덕으로 병고액난의 소멸과 그 영험을 새겨보는 것도 신앙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터넷 경매에 나온 것을 추후 연구 등 필요한 곳에 기증하려고 어렵게 구입했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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