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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흔치 않는 기다림”
[경전과 함께한 인도성지순례] (2) 호된 신고식을 치루고
2018년 05월 31일 (목) 10:17:05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인도에서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8년 1월 1일 프라이드(Pride) 호텔에서 새해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새해라 해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호텔로비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간단한 장식 정도 보일 뿐입니다. 이날 일정은 바라나시까지 가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델리에서 바라나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호텔 로비에서

아침에 호텔 로비에 모였습니다. 다른 호텔과 다른 점이 있다면 불상입니다. 로비에 불상이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인도에는 불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상이 있다니 반갑고도 반가운 것이었습니다.

   
▲ 델리공항 인근 호텔 로비 불상.ⓒ불교닷컴

호텔은 하루 밤 묵고 떠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인도성지순례 8박 9일 일정에서 호텔에서 잔 것은 7일입니다. 돌아 올 때 기내에서 하루 밤을 보냈습니다. 새해를 맞이해서일까 호텔 로비 입구에서는 어떤 이가 꽃 만다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일단 카메라로 찍어 두었습니다. 나중에 써 먹을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랑꽃 빨강꽃 등을 이용하여 새해맞이 꽃그림 그리려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NEW YEAR”라는 글자를 만들려는 듯합니다. 찾는 이들에게 새해를 알리려 하는 것 같습니다.

호텔 밖으로 나가니 십 미터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안개가 잔뜩 껴서 분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은근히 비행기 타는 것이 걱정되었습니다. 안개가 잔뜩 끼면 운항에 차질 빚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델리공항으로

가이드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12월과 1월에 안개가 많이 낀다고 합니다. 2월만 되도 안개가 없어서 맑은 날이라 합니다. 그러고 보니 1월 초순이라 딱 걸린 것 같습니다.

델리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호텔에서 공항 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안개가 잔뜩 끼었음에도 공항에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새해는 새해인가 봅니다. 공항 로비에는 새해를 알리는 듯 게이트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아마 크리스마스를 겸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이든지 공항은 인종 전시장 같습니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공항에 있으면 사람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이곳은 인도라서 그런지 인도인들이 대부분입니다.

공항로비에서 광고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게이트 입구에 남자배우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대형광고가 있습니다. 가이드에게 물어 보니 인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유명한 배우라 합니다.

배우에 대하여 검색해 보았습니다. 광고판에 쓰여 있는 ‘vivo 24mp clearer selfie’와 ‘Actor name’을 입력하여 검색하자 ‘Bollywood actor Ranveer’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우 Ranveer에 대하여 검색해 보았습니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1985년생으로 인도 풀 네임은 ‘란비르 싱Ranveer Singh’입니다. 인도에서 가장 잘생기고 매력적인 배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장동건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호텔 로비에서 만난 새해 꽃ⓒ불교닷컴

기다림과 초조함으로

원래 일정은 델리공항에서 10시 15분에 출발하여 바라나시 공항에 11시 35분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점식 식사 후에 초전법륜지인 사르나트를 순례하는 일정입니다. 그러나 안개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졌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안개는 걷히지 않습니다. 모든 비행기가 올 스톱입니다.

흔히 말하기를 인도에서는 시간개념이 없다고들 말합니다. 기차 시간이 제 때에 오지 않고 몇 시간이고 기다려야 함을 말합니다. 초분을 다투는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참을 수 없는 것입니다. 빨리빨리 문화가 몸에 배어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이 마냥 늘어지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도 게이트를 빠져 나갈 수 없었습니다. 세 시간, 네 시간, 다섯 시간이 지났을 때 게이트를 빠져 나갈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에 몸을 실은 시각은 오후 3시가 훌쩍 넘어서입니다. 그런데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서도 한 시간 동안 대기했습니다. 그동안 이륙을 못한 항공기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입니다. 줄 서 있는 것이 마치 항공모함에서 함재기가 발진하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상가봔나’를 외웠습니다. 대기하고 있을 때 시간 죽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스마트폰 메모를 이용하여 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갑니다. 또 하나는 게송을 외우는 것입니다. 언제 뜰지 모르는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면 ‘삼보예찬’ 중의 하나인 ‘상가봔나’를 외웠을 때 ‘삼보예찬’을 다 외는 셈이 됐습니다. 그런 ‘삼보예찬’은 <상윳따니까야> ‘깃발의 경(S11.3)’에 나오는데 예불문이자 수호경입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이 숲속에 들어가 나무 아래서나 빈 집에서 머물 때, 공포나 전율이나 소름끼치는 두려움이 생겨나면, 그때는 이처럼 ‘세존께서는 거룩한 임,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임, 명지와 덕행을 갖춘 임, 올바른 길로 잘 가신 임, 세상을 이해하는 임, 위없는 임, 사람을 길들이시는 임,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 깨달은 임, 세상에 존귀하신 임이다.’라고 나를 생각하라.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이 진실로 나를 생각하면 공포나 전율이나 소름끼치는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 델리공항 스마트폰 광고판ⓒ불교닷컴

만약에 나를 생각할 수 없다면, 그 때는 ‘세존께서 잘 설하신 가르침은 훌륭하게 설해진 가르침이고, 현세에 유익한 가르침이고, 시간을 뛰어넘는 가르침이고, 와서 보라는 가르침이고, 궁극으로 이끄는 가르침이며, 슬기로운 남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가르침이다.’라고 가르침을 생각하라.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이 진실로 가르침을 생각하면 공포나 전율이나 소름끼치는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만약에 가르침을 생각할 수 없다면, 그대들은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은 훌륭하게 실천한다.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은 정직하게 실천한다.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은 현명하게 실천한다.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은 조화롭게 실천한다. 이와 같은 세존의 제자들의 모임은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참사람으로 이루어졌으니, 공양 받을만하고 대접받을만하고 존경받을만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받이다.’라고 참모임에 관해 생각하라.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이 진실로 참모임을 생각하면 공포나 전율이나 소름끼치는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S11.3)

바라나시를 향하여

마침내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안심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1시간 10분여 후에는 바라나시에 도착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이륙함과 동시에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되었습니다. 마음도 동시에 뻥 뚫린 것 같았습니다.

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는 840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자동차로 간다면 12시간가량 걸리고, 비행기로 이동하면 1시간 15분가량 걸립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비행기로 이동합니다.

인도순례 첫째 날 일정은 안개로 인하여 차질을 빚었습니다. 오전에 바라나시로 이동하여 초전지 사르나트를 순례해야 하나 오후 늦게 비행기가 뜨는 바람에 다음날로 연기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이런 일은 흔한 것이라 합니다.

   
▲ 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 거리ⓒ불교닷컴

기다리면 됩니다. 마치 신호등을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빨리 가려고 서두른다면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인도에서 첫째 날은 기다림과 초조함으로 함께 호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글 사진=이병욱/정의평화불교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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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8-05-31 10:17:05]  
[최종수정시간 : 2018-06-14 16:56:06]  

   
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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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31 10:47:21

    인도는 참 이상한 나라네요.
    21세기에 아직도 카스트 신분차별 남아있고 빈부격차 심하고
    열차는 느릿느릿 몇십시간연착 밥먹듯 하고
    거리도 지저분하고 좁고 더럽고
    이런 나라가 우리나라도 못한 로켓을 쏘아올리고
    인공지능 첨단IT 강국이라니 알다가도 모르겠네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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