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영랑호 보광사
속초 영랑호 보광사
  • 김규순
  • 승인 2018.05.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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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28.

속초에는 영랑호 보광사가 있다. 정화담 스님이 1938년에 지어진 절이다.

보광사의 기원은 1930년대에 폭우로 유실된 안양암이다. 안양암의 목조지장보살좌상과 현왕도 등을 이운하여 건봉사 속초포교당으로 지은 사찰이 보광사이다. 한국동란 후 경매에 나온 이 사찰을 화주 이순덕 보살이 구입하여 보광사로 등록하였다. 이순덕 보살은 서울에서 미용소・자동차부품상 등을 운영하여 모은 재산으로 보광사를 구입하였다.

보광사는 속초 영랑호 옆에 있다. 제비둥지 모양의 지형으로 능선이 둥글게 둘러싸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능선에 금강송이 빼곡하여 땅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보광사는 울산바위(구 천후산)에서 발달한 능선이다.

조선시대의 지명인 천후산은 금강산도 아니고 설악산도 아니었다. 금강산과 설악산의 울타리(경계) 역할을 하다가 설악산의 영역으로 통합되었으며, 천후산이라는 이름 대신에 울산바위로 바뀌었다.

보광사의 마당 한가운데에 보광지(普光池)가 있다. 보광지는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 아니라 영랑호의 일부였는데, 도로를 내면서 영랑호와 연결된 부분을 매립하는 바람에 연못이 되었다.

이런 연못은 풍수에서는 용이 희롱하는 여의주로 여긴다. 울산바위의 정기가 보광사의 터에 응집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이 연못이 있기 때문이다. 기가 있는 곳에 물이 있다고 한 풍수적 근거를 적용할 수 있다.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형상이니 비룡농주형 명당이라 하겠다.

풍수에서는 주변 능선을 용으로 본다. 보광사를 둘러싼 능선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고 관음(觀音)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 봉우리를 등지고 있는 대웅전은 크기를 알 수 없는 암반 위에 지어져 있으며 뒤에는 바위가 수직으로 병풍을 치고 있으므로 청운의 꿈을 가진 사람에게 기도처로서 영험할 것이다. 넓은 사찰영역과 원형으로 두른 능선이 만든 공간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평화를 느끼게 한다.

천년고찰 중에서 명찰이 많지만, 비록 80년정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이지만 천년고찰에 못지않은 기도처이면서 수행처로 탁월하면서 여유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 대웅전이 북서향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금강산 향로봉이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금강산 향로봉의 기운이 보광사에 가득 채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금강신앙을 구현한 곳이 금강산이다. 분단 상황으로 금강산보다는 설악산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시대이지만 통일 시대에는 다시 금강신앙이 빛을 발할 지도 모른다. 금강산 향로봉을 품고 있는 보광사는 금강신앙의 초병으로 동해의 바람을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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