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보도 '방송 법난' 규정한 조계종
PD수첩 보도 '방송 법난' 규정한 조계종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8.05.18 12:09
  • 댓글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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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는커녕 파계승 보호 나서
사찰에 공문 "취재, 제작 불응"
▲ 조계종 총무원이 설정, 현응 스님 등 개인비리를 종단 문제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모자라, MBC PD수첩 보도를 법난이라고 규정해 전국 사찰에 공문을 하달했다. ⓒ2018 불교닷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설정, 현응 스님의 개인비리를 다룬 MBC PD수첩을 '법난'이라고 주장했다. 참회와 퇴진은커녕 방송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종교단체의 민낯에 대한 비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지난 11일자로 전국 사찰에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제목은 'MBC 방송 법난 관련 종단 지침 안내의 건'이다. 

PD수첩은 지난 1일 '큰 스님께 묻습니다'편을 통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서울대 학력위조, 사유재산 은닉 그리고 숨겨진 딸 의혹을 보도했다. 방송은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해인사 주지 시절 두 명의 여성을 성추행했거나 시도하려했으며, 당시 해인사 법인카드가 유흥업소와 숙박업소에서 무더기로 사용된 사실도 공개했다.

이런 개인 비리에 대해 조계종은 총무원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황당한 움직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진상규명하랬더니 "방송 의혹 전혀 사실무근"

종정 진제 스님이 지난 5일 "범종단 차원에서 대책위를 구성, 한점 의혹없이 소상히 소명"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설정 원장은 "방송에서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응수하면서 중앙종회, 교구본사 주지 등이 망라된 대규모 '교권자주수호위원회'를 꾸려 파계승 보호에 나섰다.

설정 원장의 꼼수는 한두번이 아니다. 스님은 방송 전 보도를 막기위해 지난달 안산의 한 병원에서 무정자증 검사 결과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스님은 측근에게 "20대 정관수술한 결과를 찾아 제출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뇨기과전문의는 "무정자증은 사정액에 정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령의 나이, 암으로 인한 화학 방사선 치료, 정관협착, 정관결찰술 등이 원인인데, 이것이 20대에 정관수술을 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고 언제 무정자증이 발생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조계종의 가처분신청을 기각, 정상적으로 방송됐다.

무정자증, 김씨 영상, 혈액형조사... 정작 DNA검사는 안해

이후 설정 스님 쪽은 딸로 의심받고 있는 전ㅇ경의 모친 김ㅇ정의 확인서와 영상을 확보했다면서 법원에 곧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 인터넷매체를 통해 보도된 확인서는 설정 원장 쪽이 법원에 제출한 내용과 틀리는 등 허점투성이다. 김씨의 일방적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스님은 이번에는 혈액형을 대조해보겠다면서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지적하지도 않은 전흥수 대목장 아들의 유전자검사를 했으며, 10월 9일 이 사건의 핵심인 전ㅇ경과 유전자검사를 천명한지 7개월을 훌쩍 넘긴채 이행하지 않은 게 설정 스님이다.  

▲ 지난 1일 방송된 MBC PD수첩 화면 갈무리

미투 여성 가공의 인물이라더니  신상털기

현응 스님 쪽은 방송전부터 미투 피해여성을 종로서에 고소하면서 가공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제는 여성의 신원을 파악했다면서 이를 언론과 주변에 흘려 2차 피해를 주고 있는 모양새다.

현응 스님은 방송금지가처분 소송 당시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사찰 내 분쟁과정에서 흔히 있는 음해일 뿐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님은 방송후인 지난 4일 기획실을 통해 MBC에 보낸 공문에서는 방송 내용과 금액 횟수 등에서 '실제내역"은 차이가 있다면서 방송보다 축소된 금액을 적었다. 또 회식 출장 접대 등 업무추진비는 반드시 법인카드를 사용하도록 방침이 정해져 현금은 일체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법인카드 사용의 문제점을 인정한 것이다.

▲ 현응 스님 측이 총무원 기획실을 통해 MBC PD수첩에 보낸 해명요청 공문. MBC는 개인 문제를 다룬 것이므로 조계종총무원의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해명을 거부했다. ⓒ2018 불교닷컴

해인사 법인카드 불법 사용 인정?

이 과정에서 MBC가 보도하지도 않은 내용을 항의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기획실은 "해인사 법인카드 발급은 최초일이 2005년 4월인데, <PD수첩>은 2004년 10월로 방송"했다는 주장이다. 확인결과 MBC는 카드내역 기간을 '2005~2008'이라고 분명히 표시했다. 현응 스님이 자신의 주지 재임기간을 표시한 "현응 스님 (2004. 10~2008. 8)"을 착각한 것인지, 항의하기 위해 일부러 곡해한 것인지는 추가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기획실은 "왜곡된 내용에 대한 해명을 5월 9일까지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PD수첩 박건식 팩트체크팀장은 "조계종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해명을 거부했다. 대신 박팀장은 "(설정, 현응 스님이)반성과 사과는 전혀 없다"고 한탄했다.

▲ 지난 1일 방송된 PD수첩 화면. 현응 스님 측은 자신들은 2005년 4월 최초 카드를 만들었는데 MBC가 2004년 10월부터 카드내역을 공개했다며 MBC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화면을 보면 분명히 2005~2008년 카드사용내역이라고 돼있다. 현응 스님의 주지 임기를 표기한 2004. 10~로 생트집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극락전 몰라? 선학원 배후설? 전형적인 물타기

기관지 <불교신문> 등 일부 교계매체들은 현응 스님의 해인사 극락전 주석여부, 피해여성의 선학원 근무이력 등으로 PD수첩 보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심지어 <법보신문>은 피해자의 신원 일부를 노출하면서 2차 피해를 주고 있고, 선학원 배후설을 들먹이는 등 전형적인 물타기보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종단은 아예 'MBC 방송 법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국 사찰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종단은 총무원장 설졍 명의의 공문에서 △범종단대책위에 의혹 규명 전권 위임 △MBC PD수첩 방송을 방송권력에 대한 법난으로 규정, 반불교적인 행위 단호히 대응 △MBC 사과 참회 시까지 종단 취재 및 제작요청 불응 △종정교시에 따라 의혹 밝히고 자정 증명 △전국 사찰주지 방송법난 조치 적극 협조 요청 등을 하달했다.

PD수첩, 미투여성 2차 피해 등 후속취재

법난은 불교교단이 박는 박해를 뜻한다. 현대사에서 대표적인 사례는 1980년 10월 27일을 전후해 군경이 전국의 사찰을 군홧발로 침입해 스님들을 연행해 고문한 사건이다.

한편, PD수첩은 설정, 현응 스님 보도 이후 종단의 대응과 미투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에 대한 후속취재와 또 다른 비리 등을 집중취재 중이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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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아녀? 2018-05-23 16:24:12
취재를하게 해줘야 방송을 하던지
말던지하지
니가따르는 해종자무리똘마니들이
취재도못하게 했다더라
바부야

윤회설에 의문이 있다. 2018-05-23 14:53:35
제목) 윤회설에 의문,사람들이 죽고나서 소,돼지,닭등등으로 태어나면 사람들이 잡아 먹는다. 죄를 짓게 되므로 불자들은 육식을 하면 안된다.

윤회설에 대해서 의문이 있어서요. 사람들이 죽고나서 소나 돼지 닭,양등등으로 태어나면 사람들이 잡아 먹을텐데요. 육도 윤회때문에 가축들을 잡아 먹는 죄를 짓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를 믿는 불자들은 고기와 생선등등 육식을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뉴턴 2세(크리스천 물리학자) 2018-05-23 14:52:55
헤켈의 발생 반복설(진화 재연설)이 조작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생물 교과서에서 삭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진화설은 틀렸다.)

지혜있는 자는 궁창에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다니엘 12장3절(끝 장)

불자 2018-05-23 10:34:55
불교신문에 기사났네요
mbc도 법요식 생중계 할려고 했는데
조계종에서 훼불언론으로 지정해서 생중계 불허했다고
그외 부처님오신날 특집방송 제작도 마찬가지겠죠?

2018-05-23 09:55:55
이제 부처님오신날도 지났구
다음주엔 뭐 소식이 있으려나
두원장 깔끔하게 청사를 떠나서 고행의길로 가시겠다고
종회도 모두 사퇴한다고
생각이 없나?
그럼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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