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방해하며 PD수첩에 책임 묻겠다는 조계종
취재 방해하며 PD수첩에 책임 묻겠다는 조계종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4.26 14: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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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PD수첩이 총무원장 몰카 촬영” 주장
25일 봉축점등식 때도 렌즈 가리며 인터뷰 등 접촉 금지

조계종 총무원이 MBC PD수첩이 설정 총무원장을 몰카로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이 불교를 폄훼하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의심했다.

총무원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MBC PD수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강지웅 MBC PD수첩 책임CP는 오늘 스스로의 발언마저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PD수첩 강지웅 책임프로듀서는 25일 <불교닷컴>에 “조계종 스님들이 제작진을 만나려고 했는데 취재PD가 거절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 주 조계종 총무원 홍보국장 효신 스님과 그 밑의 팀장, 팀원들에게 취재진이 설정 스님을 만나 반론과 해명을 듣고 싶어한다고 내가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취재진이 조계종 측이 응답이 없다고 해서 (효신 스님 등에게) 성실히 취재에 임해주십사 당부를 드렸던 것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유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주선해서 취재PD와 연결시켜줬다. 그런데 또 다시 설정 스님은 못 만나고 밑에 사람들이 비보도를 전제로 만나자는 제안을 해서 취재PD가 완곡히 거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CP는 “지난 주 월요일 오후 3시 조계사에서 설정 스님이 기자간담회 개최했다. 당시 PD수첩 제작진도 참관을 요청했지만 입구에서 불허 당하고 문전박대 당했다”며 “지금이라도 설정 스님이 취재에 응하시면 저희들은 충분한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성실히 취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덕사에서 몰카를 찍었다는 조계종 측 주장도, 설정 스님이 하도 안 만나주시니까 취재진이 수덕사까지 찾아간 것”이라며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PD수첩은 충분한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설정 스님 뵙고 취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은 강지웅 CP의 발언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총무원은 “PD수첩은 불교계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한마음으로 법회를 올리고 있던 지난 4월 17일 저녁예불이 끝난 경북지역 사찰에 들이닥쳐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 밀었다”며 “이어 전국의 사찰과 스님들에게 사전 연락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무차별 전화를 걸어 종단 내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들에 대해 정제 되지 않은 질문을 퍼부었다”고 했다.

또 “총무원장스님 인터뷰와 관련해서는 지난 4월 16일 조계종 기획실 홍보국에 PD가 전화를 걸었고 질문지를 보내달라는 요청에는 정식 공문도 아닌 이메일 질문지를 보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러한 무분별한 취재방식이 문제될 것을 염려해서인지 4월 24일(화)에서야 비로소 MBC대표이사 사장명의로 작성된 공문을 홍보국으로 전달해 왔다”고 했다.

총무원은 “강지웅 CP는 언론을 통해 ‘초파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별개의 계획이었다.’ 밝혔지만 MBC에서 보내온 공문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한국불교와 조계종단 내 산재된 의혹의 진상규명을 통해 종단의 자정기능과 사법질서를 회복하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방송을 준비한다.’고 밝히고 있어 그 기획 의도가 더욱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강지웅 CP는 지난 4월 19일 조계종 홍보국장 효신스님 등 조계종 기획실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객관적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면 방송을 접을 수도 있다. 종단의 우려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담당 PD와 면담을 주선하겠다. 비보도 전제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시라’며 담당PD와의 면담을 주선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담당 PD는 ‘조계종과 만날 이유가 없다. CP가 그렇게 주선했더라도 판단은 내가 한다’라며, 조계종과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PD수첩은 종교계 최고 수장인 총무원장스님에 대해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도 않고 몰래카메라 촬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고도 없이 지난 4월 22일 수덕사 정혜사를 방문하여 만공선사 다례를 봉행하고 있는 총무원장스님을 촬영했다는 것. 총무원은 PD수첩의 만공선사 다례 취재를 “무례하다”고 했다.

▲ 25일 저녁 봉축점등식에서 취재하는 PD수첩 취재진과 이를 막는 조계종 총무원 측 간의 마찰이 빚어졌다. 채증까지하는 종무원들.(불교포커스 갈무리)

총무원은 “강지웅 CP의 말대로라면 총무원장스님에 대한 의혹제기라는데 예고편에는 이미 사건이 종료된 사안을 비롯하여 종단 비방을 일삼아 왔던 피징계자의 인터뷰, 유흥주점 관계자의 선정적 발언 등을 짜맞추기식으로 편집한 예고편을 올려놓고 ‘불교계나 조계종 전체를 욕보이려는 게 아니며 설정스님에 대한 의혹 제기’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PD수첩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5일 서울 서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어 “PD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PD수첩의 취재를 극도로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광장 봉축점등식 현장에서 취재하는 MBC PD수첩 팀과 이를 막으려는 조계종 관계자들이 마찰을 빚었다.

<불교포커스>에 따르면 조계종 호법부 관계자와 일부 종무원들은 PD수첩 측 취재진을 가로막고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가리는 등 취재를 방해했다. 조계종 측은 “PD수첩 측이 공식 취재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취재조차 허락받고 하라는 뜻인지 상식적이지 않았다.

PD수첩 측은 계속 취재를 시도했지만, 조계종 측 관계자들은 몸으로밀치거나 손으로 카메라 렌즈를 막는 등 취재를 방해했다. 심지어 종무원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PD수첩 취재 장면을 채증하기도 했다.

또 홍보국 관계자는 “왜 취재를 방해하느냐”는 PD수첩 취재진의 질문에 <불교포커스> 기자를 가리키며 “이 분이 있으면 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PD수첩 취재진은 “이분이 여기에 있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 그러면 제가 먼저 말씀드리겠다”고 했지만, 홍보국 관계자는 “(불교포커스 기자가 있는 곳에서는) 듣지도 않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 ‘악성인터넷 매체’ 등의 막말 호칭으로 부르며 취재를 방해하고 금지해 온 지 905일 째(4월 26일 기준)다. 조계종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불교파괴세력으로 모는 것처럼 24일 종단현안관련긴급간담회를 통해 MBC PD수첩을 불교파괴세력으로 규정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PD수첩이 거짓말을 하고 몰카 촬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25일 봉축점등식 현장의 분위기는 취재에 응하지 않고 방해하는 조계종 총무원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PD수첩 팀은 조계종 총무원의 방해로 취재를 중단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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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궐기 2018-04-26 15:42:18
조계종의 모든 신도들은 27일 오후 광화문광장으로 모여라. 묘여서 박그네를 끌어내린 그 자리에서 설정이를 끌어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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