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똥 소득'으로 줄인다
빈부격차, '똥 소득'으로 줄인다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8.01.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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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국회의원회관 이색 토론회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실, 사이언스월든 인문사회학팀(책임=UNIST 조재원 교수)은 다음달 7일 오후 2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빈부격차, '똥 소득'으로 줄인다" 주제 토론회를 개최한다.

행사는 사람과 삶 모두에게 밀접한 영역임에도 생소한 개념의 '똥' '본위' '화폐'를 사회공동체에게 설명하고자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똥본위화폐를 실험실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동체에 적용시켜 나가고자 한다는 점에서, 확산의 실현 가능성과 체계성을 높이고 그 결과 나타나는 변화와 의미를 점검하는 자리이다.

행사에서는 조재원 교수의 프로젝트 개괄설명에 이어, 한만수 교수(동국대)가 사이언스 월든 인문사회팀과 학술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한다.

주제발표는 조재원 교수가 '똥본위화폐의 현황과 비전', 안효상 이사(기본소득네트워크)가 '공유재 기본소득과 비비화장실 프로젝트', 강남훈 교수(한신대)가 '성남시 청년배당 사례에 비춰본 지역화폐와 공유부 배당의 가능성', 한만수 교수가 '밥, 똥, 앱젝트: 써발턴이 억압되고 발화하는 한 방식'을 발표한다.


다음은 이 단체의 소개문

빈부격차, ‘똥 소득’으로 줄인다

대안화폐에 대한 시도는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적지 않게 있었다. 한국의 경우로만 국한하더라도 대전의 한밭레츠나 서울 성미산 마을의 두루, 화천의 화천 사랑 상품권과 같은 실험적인 시도들이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되는 비트코인도 블록체인으로 연결되는 전자화폐에 대한 실험이다. 그런데 현물이나 전자화폐,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화폐가 아닌, ‘똥’을 기반으로 대안화폐에 대해 장기적인 실험을 한다면 어떨까?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유니스트 조재원 교수는 똥본위화폐(Feces Standard Money)에 대한 실험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조재원 교수는 한 번 똥을 누고 발생하는 부과가치에 ‘10꿀’이라는 개념을 책정했다. 10꿀을 현재 통용되는 화폐가치로 단순하게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기존의 수세식 처리방식과 달리 똥을 물로 씻어내려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버리지 않으니 물 값이 절약된다. 이는 하수처리비용과 환경 부담금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비비화장실을 사용해서 똥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바이오 에너지 역시 가치를 생성한다. 똥을 물로써 씻어 내보지 않고 에너지로 바꾸어 활용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은 자본이 되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가격은 바이오에너지 정부 구매가격이 높은 독일과 같은 나라라면 3,000원이 넘기도 한다. 그러나 똥본위화폐는 단순히 경제적 가치, 에너지의 확보를 넘어서 사회적, 윤리적 추가 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을 단순히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10꿀’은 그냥 ‘10꿀’이다. 10꿀의 가치는 그것을 상상하는 사회에 달렸다.

똥에 가치의 기준을 두는 것은 기존의 노동 시간으로 환산되는 가치, 자본의 가치와는 다르다. 똥을 누는 것은 인간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며, 인간을 소외시키는 노동과 다르게 현재의 삶과 밀착되어 있다. 건강한 사람도 아픈 사람도, 어린아이와 노인도 모두 똥을 눈다. 그 자체로 살아있다는 증거가 대안화폐가 될 수 있다는 이 발상은 가치의 기준을 다시 인간 본연의 것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노력인 셈이다. 인간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 새로운 자본의 근간이 되고 노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똥본위화폐 개념이다.

‘10꿀’은 개인에게 온전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똥을 눈 사람에게는 7꿀이, 나머지 3꿀은 그 사람이 지정한 동료(Peers)에게 나누어 지급된다. 동료의 수는 그 사람이 지정하기 나름이다. 이 말은 그 사람도 누군가의 동료가 되어 다른 사람의 소중한 똥 소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동료는 같은 마을 사람일 수도, 다른 도시의 마을 사람, 라오스 외지마을, 아프리카의 어린이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행동이 나와 다른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똥본위화폐로 이어진 세상이다.

똥소득, 꿀이 모인다고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또 투자 대비 경제성, 실용성에 대한 질문 역시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서는 《맹자》의 첫 부분을 들어 답하고자 한다. 하필왈리(何必曰利). 이익을 논한다고 이익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똥본위화폐라는 실험적인 시도로 인간 본연의 가치를 살릴 수 있고 이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이어진다면, 경제적 이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똥본위화폐는 공유재에 기반한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이라는 발상은 사회양극화 완화, 빈곤 퇴치, 경기 활성화 등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없는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분배 방식으로서 필요하다는 논의는 지속적으로 재기되어 왔다. 하지만 기본소득네트워크의 안효상 상임이사는 기본소득은 모두의 것인 공유재에 대한 각자의 몫에 기반해 있다고 말할 때만 그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개릿 하딘이 문제를 제기한 ‘공유지의 비극’은 공유재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기초해 있지만, 이후 공유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촉발시켰고, 공유재 경제에 대한 새로운 긍정적인 관심을 낳았다. 디지털 경제가 도래하면서 지식, 콘텐츠, 플랫폼 등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공유를 재발견하고 재규정하려는 움직임 역시 등장했다. 나아가 이는 ‘한계비용 제로’라는 전망 속에서 경제 체제의 재구성이라는 문제의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공유재 기본소득을 현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가 그리고 추상적 공유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구체적인 공유재를 어떻게 규정하고 관리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똥본위 화폐와 비비화장실 프로젝트는 생태적 순환을 고려하는 기술 개발과 적용을 넘어서 새로운 공유재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나아가 이를 기본소득으로 연결하려는 흥미로운 시도로 볼 수 있다. 

물론, 공유재에 대한 개념이나 똥본위화폐의 발상의 근간을 훑는 답변은 대안화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흡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 좀더 구체적인 대안으로서 기본소득이나 지역화폐로서의 똥본위화폐의 가능성을 점검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한다. 2018년 2월 7일에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진행될 토론회의 제목은 <빈부격차, ‘똥 소득’으로 줄인다>이다. 먼저 ‘똥본위화폐’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자인 조재원 유니스트 교수가 이 프로젝트의 비전과 현황을 공유한다. 공학도이면서도 인문학과 사회과학적 상상력 또한 넘치는 조교수의 발표에 이어, 똥본위화폐 프로젝트가 기본소득운동과 결합할 가능성(안효상 한국기본소득네트워크 상임이사), 지역화폐와 결합할 가능성(강남훈 한신대 교수: 성남시 청년수당 설계 주도)을 각각 검토한다. 인문학적 접근도 시도된다. 똥이 억압당하고 배제되는 것처럼 노동 체제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루저’로 취급당하게 되는 과정을 점검하면서, ‘M(돈)-C(상품)-M(돈)’의 자본운동과 ‘밥-똥-밥’ 운동의 결합으로서 똥본위화폐를 해석하기를 시도한다(동국대 국문과 한만수 교수).

세계화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명 질서와 경제적 시스템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똥(을 누는 행위)를 비루한 것으로만 치부하는 기존의 편견을 불식하고, 그 자체를 가치 있는 무언가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이제 본격화될  것이다. 똥본위화폐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조재원교수의 ‘사이언스 월든 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융합연구 선도연구센터로 선정되어 5년간 20억원씩 총 100억원의 연구기금을 지원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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