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대원의 풍수지형
미륵대원의 풍수지형
  • 김규순
  • 승인 2017.12.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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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22.
▲ 거북바위_ 미륵대원은 안산이 없는 지형이라서 안산대용으로 건물을 지어놓고도 거북바위로 이중 잠금장치를 했다.

충주에는 폐사지가 많다. 충주 숭선사지(사적 제445호)는 태조의 왕비 충주유씨를 기리는 원찰로 지어졌다. 국찰이 개경이 아닌 지방에 세워진 례이다. 충주유씨의 두 아들 정종(3대)과 광종(4대)이 임금으로 등극했다. 동량면의 정토사지에는 법경대사탑비(보물 제17호)가 있고, 이곳에 있었던 홍법국사실상탑(국보 제102호)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소태면의 청룡사지에는 보각국사탑(국보 제197호)가 전한다. 이 외에도 10개가 넘는 폐사지가 있어 충주의 번창했던 시대를 말해주고 있다.

폐사지 중에 특별한 사찰이 미륵대원(彌勒大院)이다. 사찰 이름에 사(寺), 정사(精舍), 암(庵) 그리고 원(院)이 있다. 원으로 불리는 사찰은 사람들이 묵을 수 있었던 절이다. 여관기능을 하면서 군대도 주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륵대원은 지리적으로 매우 특이한 장소에 세워졌다. 문경을 넘어서 충주로 가는 하늘재에 건립된 사찰이다. 경주와 안동, 상주 지역의 세곡을 충주로 운송하는 길목에 미륵대원이 있다. 세곡이 백두대간을 넘어 오면서 일군들이 방전된 에너지를 보충하는 곳이며, 세곡을 호송하고 지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충주에 도착한 세곡은 남한강 루트를 통하여 선박으로 개경까지 운송되었다.

▲ 미륵불의 전방 풍광_미륵불 앞 석등과 오층석탑이 나란하다. 일반적으로는 주불의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중심선에서 비켜서 설치하지만, 미륵불의 키가 큰 탓으로 시야가 가리지 않으므로 일직선으로 세웠다.

미륵대원의 수수께끼는 사찰이 북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찰이 북향으로 지어진 예는 찾아보기 힘든다. 북향의 이유가 마의태자 설화로 전해지고 있다. 마의태자의 여동생 덕주공주가 미륵대원에서 북쪽으로 15리 떨어진 월악산에 덕주사를 짓고 은거했기에 그를 그리워하면 북향으로 지었다는 이야기이다. 미륵대원의 건립시기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아마 마의태자가 여기에 얼마간 머물렀을 수는 있겠다. 충주지역이 삼국일통시기에 전략적 요충지였으므로 문경에서 충주로 가는 중간 기착지로서 조성되었을 공산이 크다. 아마 여러 차례에 걸쳐 사찰이 지어지고 확장되었을 것이다. 지리적 입지를 볼 때 남한강으로 내려가는 방향이니 아래쪽을 향하고 방향을 잡은 것은 자연지형에 의거했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모든 생산물은 개경을 향하므로 사찰도 북향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북향은 임금이 있는 곳이다. 소위 충성의 의미이다. 공간은 목적성과 동선이 일치하는 곳에 만들어진다.
 

▲ 미륵불은 지금 수술중이다.

풍수적 관점에서도 관찰된다. 미륵대원에는 비보풍수차원에서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있다. 미륵대원은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고 능선을 벗어나고 있고 바로 옆에 계곡이 있어서 주불을 중심으로 좌청룡・우백호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 못하다. 미륵불의 특징은 삼면에 석벽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미륵불의 좌측에 계곡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완하려는 석벽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사실은 풍수지형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미륵불에게 북현무・좌청룡・우백호를 석벽으로 대체했으며 남주작은 건물을 지어서 조성하였다. 남주작의 건물은 지금 소실되고 없고 터만 남아있다. 풍수지형으로 공간을 만든다는 개념은 매우 유용한 방법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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