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향로봉을 개방하자
금강산 향로봉을 개방하자
  • 김규순
  • 승인 2017.10.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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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18.
▲ 합축교에서 바라본 금강산향로봉 능선. 향로봉이 구름에 숨었다.

우리는 금강산이라고 하면 휴전선 북쪽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금강산 영역은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으로 나누고 있다. 조선시대에 금강산은 화양군, 인제군, 통천군, 고성군, 간성군에 걸쳐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자연지형의 경계를 즉 산과 강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을 나누었는데 백두대간의 능선을 중심으로 금강산 비로봉의 동쪽 영역은 고성군, 서쪽영역은 회양군이었다. 향로봉 동쪽 영역은 간성군, 서쪽 영역은 인제군이었다.

▲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우측은 설악산 황철봉, 좌측은 금강산 신선봉

간성군이 지금은 고성군이 되었다. 6.25동란으로 고성군 사람들이 피란을 많이 와서 간성군을 고성군으로 부른 것 같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간성읍, 간성버스터미널, 간성향교 등의 지명이 남아서 그 흔적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휴전선 북쪽의 고성군과 남쪽의 고성군이 대치(?)하고 있는 형세이다.

▲ 영랑호와 울산바위

어디까지가 금강산 영역일까? 마산봉과 신성봉 다음에는 미시령이다. 미시령을 지나 능선이 두 개로 분기한다. 동쪽 능선은 황철봉이고 남쪽 능선은 울산바위가 우람하게 서 있다. 울산바위는 천후산(天吼山)이러고 불렸는데, 비바람이 칠 때 하늘이 울린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러다가 1884년 간성군수 고영희가 간성읍지에 천후산을 우는 산이라는 발음으로 ‘울산(蔚山)’이라고 기록하면서 울산바위가 되었다. 이름이 울산이어서 사람들은 울산에서 금강산 올라가다가 잠시 머무른 것이 울산바위가 되었다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되었다.조선시대에는 울산바위는 금강산 영역도 아니고 설악산 영역도 아닌 경계선으로 인식되었다. 울산바위가 간성군지에 기록된 것을 보면 금강산의 울타리 역할을 한 것이다.

▲ 능선 (B)가 금강산과 설악산 영역의 경계선이다

미시령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는 신선봉이 남쪽에는 울산바위가 있다. 신선봉의 물은 미시령계곡을 통해 용촌천으로 흐르고 있다. 울산바위 능선 남쪽 쌍천을 흐르는 물은 설악산의 물이다. 물은 산의 정기이다. 그 산의 물이 흐르는 곳은 그 산의 영역이므로 자연히 울산바위의 능선은 두 영역의 경계선이 되었다. 문제는 울산바위의 능선이 동해에 가까워지면서 세 갈래로 발달하여 영랑호와 청초호가 만들어져 있다. 영랑호와 청초호의 물은 금강산의 물도 아니고 설악산의 물도 아니다. 온전히 울산바위 능선의 물이다. 하지만 울산바위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내공이 없으므로, 영랑호는 금강산 영역이고 청초호는 설악산 영역으로 사이좋게(?) 둘로 나누었다. 신선봉 아래에는 금강산 화암사가 있다. 그럼에도 고성군도 설악산 영역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뭘까?

휴전선 남쪽에 금강산 향로봉과 칠절봉, 둥글봉, 낙타봉, 마산봉, 상봉, 신선봉 등이 있다. 신선봉을 제외하면 거의가 군사작전 구역에 속해 있어서 관할 사단장과의 일면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접근이 쉽지 않다. 그 때문인지 금강산은 우리와 동떨어진 산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는 과감하게 금강산 향로봉을 개방하자. 금강산향로봉에서 비로봉을 쳐다보며 통일을 염원해보자. 금강산의 기운을 우리가 마셔버리자. 그러면서 북쪽의 병사들에게 우리의 자신감을 보여주자. 울긋불긋한 등산복차림으로 세련된 건물에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보여주자. 그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당당함을 보여주는 것이 총칼과 철조망보다 더 강렬하게 심적 타격을 줄 것이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계명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강원대학교대학원에서 지리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준기 선생 외 여러 스승으로부터 풍수술법을 배웠다. 강원대 출강.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연구위원. 월간 <사람과산>과 <불교닷컴>에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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