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질문력'이 있는 사람입니까?
당신은 '질문력'이 있는 사람입니까?
  • 오마이뉴스 이민희
  • 승인 2017.09.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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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자 모기 겐이치로의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

'질문'이라는 단어는 낯설다.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질문 있는 사람, 손 들어봐~!"라고 했을 때 손을 들고 질문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점수를 많이 받는데 열중하는 공부에 익숙한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질문'이 아니라 정답이다. 정해진 답을 최대한 빠르게 많이 암기해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때부터 질문하는 방법을 연습하지 못해서 그런지 성인이 되어서도 질문은 여전히 불편하고 어렵다.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 표지 .
▲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 표지 . ⓒ 샘터 관련사진보기

일본의 뇌 과학자 모기 겐이치로가 쓴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질문력'에 관한 보고서다. 저자에 따르면 '질문력'이란 감정력, 메타인지력, 논리력 세 단계로 구성된다.

좋은 질문의 출발점은 '감정력'이다. 감정에 '력'을 붙인 이유는 무엇보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자각하려는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 뇌과학에서는 감정과 이성을 하나로 여긴다. 감정이 없는 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솝우화의 한 대목을 예로 들어 이성의 작동에 감정이 어떻게 개입하는가를 설명한다.

"여우가 높은데 열린 포도를 발견하고 군침을 흘리며 '맛있겠다, 먹고싶다'라고 생각하며 올려다본다. 여우는 나무에 기어오르기도 하고 뛰어오르기도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짜내어 포도를 따려고 했지만 실패한다. 그리고는 기분이 상해서 결국 이렇게 믿고 만다. "쳇, 저 포도, 맛 없을게 뻔해." 어떻게 해서든 꼭 먹고 싶지만 도무지 높은 곳에 달린 포도를 딸 방법이 없다. 자신의 강렬한 욕구를 실현할 수 없다는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은 무의식중에 신념(포도가 맛있겠다는 원래 갖고 있던 확신)을 다른 것으로 쉽게 바꾼다." (58쪽)

 

대개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근거로 신념을 만들어낸다. 이를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이렇다'라고 믿는 건 사실 자신의 감정을 근간으로 하여 만들어진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감정을 얼렁뚱땅 속이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 즉 자신의 감정과 솔직히 대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60쪽)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자각하고 이해하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력'이다. '논리력'은 메타인지를 통해 깨달은 자신의 편견을 수정하고 실행하고 실패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는 힘(63쪽)이다. 논리는 애매한 감정을 핵심 질문으로 바꾸는 마지막 단계다.  

질문에도 좋은 질문이 있고 나쁜 질문이 있다. 좋은 질문은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지만 나쁜 질문은 현재를 망칠 수도 있다. 질문과 정답의 관계는 단선적이지 않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얻지 못하다가 갑작스러운 상황과 전혀 엉뚱한 맥락 속에서 답을 발견하기도 한다.

질문한다는 것은 옳은 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한 사람 스스로가 질문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다. 요컨대 질문력이란 상담력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 그루의 나무를,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아닌, 복잡한 숲속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얼마만큼 복잡한 문맥을 상정할 수 있는가, 그것이 인간에 대한 통찰의 깊이를 낳는다"며 "세상은 복잡하고 그 복잡한 변수 속에서 일이 결정된다는 것이 우리가 반드시 익혀야 할 교양"(97쪽)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의 업무 내용도 달라지고, 인터넷 등 정보 네트워크의 발달로 국경이 무의미한 글로벌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질문도 당연히 변한다"며 "질문력은 앞으로 더욱 변화하고 진화하여,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알려주고 삶을 든든히 지원해 줄 것"(217쪽)이라고 강조한다.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하여 좋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장차 스스로 살아갈 길을 개척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다는 증거가 된다. 질문력이 있는 사람은 '나답게 살아갈 자세를 갖춘 사람'이다. (219쪽)

덧붙이는 글 |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모기 겐이치로 지음 / 샘터 펴냄 / 2017.8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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