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학살에 침묵하는 미얀마 국민, 왜?
로힝야 학살에 침묵하는 미얀마 국민, 왜?
  •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 승인 2017.09.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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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에 대한 혐오와 편견, 테러리즘 프레임이 만든 공포에 편승한 아웅산 수치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는 로힝야 난민들 지난 8월 25일부터 자행된 미얀마 군부의 학살과 억압으로부터 월경하여 탈출하는 로힝야 난민들의 행렬입니다.
▲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는 로힝야 난민들 지난 8월 25일부터 자행된 미얀마 군부의 학살과 억압으로부터 월경하여 탈출하는 로힝야 난민들의 행렬입니다. ⓒ Abul Kalam 관련사진보기

최근 2주 만에 16만여 로힝야 민간인들은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 난민이 되었다. 이들은 미얀마 군대와 라카인 불교도들이 마을을 부수고 쫓아냈다고 말한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수천여명이 죽었다는 추측도 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정부를 비난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심지어 사실상의 국가지도자인 아웅산수치의 노벨평화상을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 테러집단이 저지른 짓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미얀마 국내언론과 시민들은 국제사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와 군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고, 로힝야 민간인 피해자들의 인권 침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에 응한 시민사회 활동가와 시민들은 외국의 이슬람 테러조직인 'ISIS'와 연계된 벵갈리(Bengali, 로힝야를 차별하는 용어) 무슬림 테러집단이 장차 라카인 지역에 무슬림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미얀마 경찰과 군대를 공격하고 라카인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무슬림 테러집단에 대한 군의 소탕작전은 정당하고 지지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얀마 시민들의 페이스북에서 유포되고 있는 라카인 응원 메시지 왼쪽은 미얀마 국가자문관실 정보위원회에서 배포한 이미지로 '테러를 멈춰라'라는 내용이고, 중간은 '라카인을 살리자'라는 메시지이며, 오른쪽은 '나는 라카인과 함께 합니다. 나는 내 조국과 함께 합니다. 나는 테러리스트와 절대 타협하지 않습니다' 라는 메시지입니다.
▲ 미얀마 시민들의 페이스북에서 유포되고 있는 라카인 응원 메시지 왼쪽은 미얀마 국가자문관실 정보위원회에서 배포한 이미지로 '테러를 멈춰라'라는 내용이고, 중간은 '라카인을 살리자'라는 메시지이며, 오른쪽은 '나는 라카인과 함께 합니다. 나는 내 조국과 함께 합니다. 나는 테러리스트와 절대 타협하지 않습니다' 라는 메시지입니다. ⓒ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관련사진보기

일부는 테러리스트들이 로힝야 민간인들과 섞여 있어 구별하기 어렵고, 무고한 민간인, 즉 라카인족을 보호하여야 하며, 무슬림 테러집단은 언제든 양곤에 잠입하여 테러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시급한 작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인권을 논의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거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인권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서구 언론이 무슬림 테러집단의 뇌물을 받아 지나치게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거나 이들이 증거로 보여주는 사진들은 조작되었거나 다른 나라의 사진이라며 그 관련성을 부인하였다. 실제 집을 방화하는 것은 로힝야 테러리스트들의 소행이고, 군대와는 관련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다수는 로힝야를 벵갈리로 표현했다. 벵갈리는 영국 식민 지배 시절 방글라데시(당시 인도)로부터 유입된 이주노동자인데 독립 후에도 돌아가지 않고 미얀마에 정착한 불법체류자들이고 따라서 자국민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로힝야들은 4명의 부인과 결혼할 수 있는 무슬림으로서 자녀를 지나치게 많이 낳고 있어 미얀마에서 무슬림 인구가 다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이는 극단적 불교승려인 위라두(Wirathu)가 이끌고 군부가 지원하는 마바따(MaBaTha)의 주장과 다르지 않았다.

이와 같은 미얀마 사람들의 반응은 (1)불공평한 역사 인식에 기반한 로힝야에 대한 혐오와 (2)무슬림에 대한 편견이 (3)테러리즘의 프레임과 종합적으로 작동하여 조성된 공포감(fear)이 (4)합리적 검증체계가 미성숙한 미얀마 사회구조에서 확대 재생산된 결과로 보여진다. 이 때문에 16만명이 난민이 된 심각한 인권 침해 사건을 이 모든 것이 잘 짜여진 허위라거나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거나 로힝야 민간인 피해자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08 헌법에 따라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통제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 군부와 현 정부의 정치적 긴장관계를 고려할 때 군부가 제공하는 라카인주 북부지역에서 발행하는 모든 정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는 로힝야에 대한 혐오와 편견 그리고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로 인해 관련 지역에서의 군사작전과 군부의 입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왜곡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최소한의 검증없이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되고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느 미얀마 언론인에 따르면 군부는 로힝야 무장세력에 대한 대응 과정을 통해 로힝야의 처치, 수치정부의 국내외 지지도 하락, 과거 군부여당인 USDP의 재기 등을 노리고 있다. 한편 로힝야 인종청소에 침묵한다는 비판을 받는 아웅산 수치는 대중적 지지를 유지하여 개혁과제의 실현과 차기 총선의 승리, 그리고 군부와 그 지지세력의 대사회적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군부의 반인권적 군사작전을 용인하는 등의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중의 반로힝야-반무슬림-반테러리즘의 정서에 거스르는 행보는 정치적으로 불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지난 달 성명에서 아웅산 수치는 테러공격을 비난하면서도 라카인주 문제 해결을 위한 코피아난의 최종 보고서의 권고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고서에는 라카인주 문제의 배경과 원인에 대한 분석 그리고 로힝야의 시민권 부여를 포함하여 이동의 자유, 교육 등 인권과 인도적 문제의 해결 등에 관한 권고를 담고 있다. 이는 그의 처지와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치정부가 로힝야 학살의 공범이라는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간의 고통이 무시될 때 분쟁의 씨앗이 생기게 된다", "권력을 부패시키는 것은 바로 공포이다. 권력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는 이것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부패시킨다" 모두 아웅산 수치가 남긴 명언이다. 로힝야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의 권력을 성찰하여, 학살을 중단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와의 제휴에 의해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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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2017-09-11 16:24:21
그들이 먼저 불자와 스님을 죽여서 일어난 일이다. 기자는 뭘 알고써 막쓰지 말고
너가 진짜 불교냐 스님들이 죽어도 이슬람 편드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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