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단식 후 병원으로 이송됐던 명진 스님이 다시 조계사 앞 우정공원 단식장을 찾았다. 스님은 지난 4일 응급후송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명진 스님은 9일 퇴원 후 곧장 우정공원 앞 단식장을 찾았다. 스님은 느리지만 꼿꼿한 걸음으로 단식장에 도착해서는 단식 중인 대안 스님을 비롯해 단식장을 지키고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대중과 일일이 인사하며 격려했다.
못난 중들 때문에 재가자들에 미안해
"큰스님 힘내시라 이 기회에 해결을"
명진 스님과 대안 스님은 서로 안부와 건강을 염려했다. 명진 스님은 "단식은 하루를 하던 열흘을 하던 힘든 것은 똑같다.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시라"고 했다. 대안 스님은 "짬짬이 1인 시위도 하고 운동 삼아 몸을 움직이고 있다. 아직 괜챦다"고 했다.
명진 스님은 용상 스님을 만나서는 "고생하신다"고 했다. 용상 스님은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명진 스님은 단식장과 조계사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재가자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격려했다. "못난 중들 때문에 재가자들이 고생해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재가자들은 "다시 뵙게 돼 다행이다. 몸조리 잘하시라"고 했다.
조계사 앞에서 오랜 세월 점포를 운영해 온 한 어르신은 "장사에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는 스님에게, 되레 "그게 문제가 아니다. 이 기회에 근본적으로 해결이 돼야 한다. 큰스님 힘내시라"고 했다.
학력위조를 '와전'으로 변명한 것 실망
중노릇 얼마나 자신없었으면 속였을까
스님은 하루 전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이 학력위조를 '와전'이라면서 총무원장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스님은 "부설 방통대와 서울대는 엄연히 다른 기관이다. (큰스님의) 의도적인 거짓말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중노릇에 얼마나 자신이 없었으면 세속의 학력을 속여왔겠느냐. 애처롭다"고 했다.
스님은 "설정 스님은 지금이라도 '와전'이라는 등 변명을 말고 진심으로 참회하길 바란다"고 했다.
불상 파괴, 경전 소각이 법난 아냐
승가가 양심 잃은 지금이 곧 법난
스님은 "대중의 모범이 돼야 할 승가가 정상적인 집단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승가의 도덕성이 무너진 것은 물론 출가자의 기본적 인간 양심까지 무너져 버렸다. 이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문제"라고 했다.
스님은 "법난은 불상이 파괴되고 경전이 태워지는 것만이 아니다. 불교 내부의 기생충 같은 집단이 양심을 속이고 부처님 가르침을 팔아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는 풍토가 만연한 지금이 법난이다. 승가가 양심을 잃은 지금이 바로 법난이다"고 했다.
퇴원 후 지방 모처 찾아 요양
14일 조계사 앞에서 만납시다
명진 스님은 "병원의료진 말로는 장기 손상 전 병원으로 이송돼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수일간 병원에서 안정을 취했다. 지방에서 더 요양 후 기운을 차려 14일 범불교대회에서 다시 대중 앞에 서겠다"고 했다.
스님의 말과는 달리 병원에서 스님은 제대로 안정을 취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이 병원으로 옮겨지자 각계각층의 지인들이 스님을 염려하고 방문했기 때문이다.
스님은 조계사 앞을 떠나면서 "14일 조계사 앞 범불교도대회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조계종 포교사단 단식장 앞에서 출발
재가종무원 적폐 홍보물 훼손하기도
한편, 명진 스님 방문 즈음 조계종 포교사단은 조계사 앞에서 논산훈련소 호국연무사 수계법회 참석을 위해 모였다가 출발했다. 조계종 적폐청산 호소에 관심을 갖는 포교사는 많지 않았다.
포교사들이 모여 버스에 삼삼오오 오르는 동안, 조계종 총무원 종무원이 조계종 적폐 청산을 알리는 유인물을 훼손했고 112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
이 종무원은 "당신들이 유인물을 나눠줄 권리가 있듯이 내게는 유인물 배포를 막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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