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지 9층 목탑과 롯데월드타워
황룡사지 9층 목탑과 롯데월드타워
  • 김규순
  • 승인 2017.09.05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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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13.
▲ 황룡사 9층 목탑 터와 주춧돌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재위632-647)은 자장율사에게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워달라고 부탁했다. 삼국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시기에 부처의 가피에 의존하여 나라를 중흥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또한 그 당시 왕즉불(王卽佛)사상에 기대어 왕권신장을 위해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목탑의 높이는 약 80m로 추정된다. 황룡사는 고려 고종25년(1238) 몽골3차 침입으로 소실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높은 인공물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었다.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은 인간의 자만심에 대한 경고였다. 하지만 초고층 빌딩이 갖는 이점도 많다. 롯데월드타워는 서울과 인근지역에서는 어디서나 보이는 인공물로 그 광고효과는 매우 크다. 풍수영역에서도 높은 건물을 꺼려한다. 뾰족한 인공물이 높이 있으면 와류가 생겨서 좋지 않다는 설, 행주형인 잠실섬에 구멍을 뚫었다는 설, 한강개발로 순풍이 역풍으로 바꾸었다는 설, 주위에 사격을 갖추기 어려우므로 장풍이 되지 않는다는 설 등등이 있다.

▲ 황룡사 9층 목탑 복원도

풍수설화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안의 핵심을 기억하게 해주려는 방법론이었다. 지금도 이런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실질적인 위험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초고층건물은 평화 시에 국력이나 기업을 과시하고 홍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전쟁 시에는 공격의 대상이 된다. 고대 도읍지에 있는 높은 목탑은 전망대 역할을 하였기에 파괴의 대상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도 평화 시에는 전망을 보러 가기도 하고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장소로 각광을 받기도 하며, 노인들에게 새로운 경관을 보여주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 아차산에서 본 롯데월드타워

이미 알고 있다시피 전투비행장 앞에 서 있는 155m의 인공물은 전쟁시에는 피아에 상관없이 거추장스러운 물건임에 틀림없다. 특히 전쟁 발발의 위험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그에 대한 근심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적의 공격을 받기 쉬우며, 아군의 비행기가 충돌할 위험도 크다. 더구나 이곳은 항로였기 때문이다.

9・11테러에서 뉴욕의 수많은 건물 중에서 국제무역센타가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초고층의 국제적 상징적인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상징성은 그만큼 위험성을 지닌다. 상징성이 약하다면 위험도는 그만큼 낮아질 것이다. 지금은 풍수영역에서도 실질적인 위험을 말할 때이다. 우리의 삶이 현실적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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