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무시하면 깊이 없이 태깔난다”
“기본 무시하면 깊이 없이 태깔난다”
  • 한유미/한국차심평원장
  • 승인 2017.08.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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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생 한유미의 차와 놀자] (6)보이차에 좋은 물(3)

차 품질이나 물에 대한 정보나 차 배경지식이 없는 소비자가, 마법의 물을 사용한 차를 시음한 후 맛이 좋다고 구입했다고 하자, 차를 구입하여 집으로 돌아가 일반적인 물이나 삼다수로 차를 우려마시면, 자신이 맛보았던 차가 아니어서 속았다고 생각할 위험이 충분하지 않겠는가. 소비자나 상인 모두에게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집에 돌아가서도 같은 물을 사용할 것을 전제로 한다면야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말이다. 상인과 소비자는 더 없는 동반자 관계이기도 하지만 견제구를 날리는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의 영향이 지대하지만 특히 소비자는 상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입장에 있다. 상인과 소비자가 영업 목적 이외에 사적으로 차를 즐긴다면 마법의 물은 약이 된다. 정직한 물을 고집하면 변화(발전)의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기본을 무시하고 기호(마법의 물)만 쫓다보면 태깔(깊이 없이 소리만 요란하다)만 난다.

소비자와 상인 ‘마법의 물’ 달라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사람마다 입장이 달라 일어나는 충돌이다. 마법의 물을 이익의 구실로 얼굴 붉히는 일만 없다면, 마법의 물은 지루한 일상에 환상(꿈의 물)의 경험을 안겨준다. 차뿐만 아니라 차와 물, 가공과 차, 가공과 물의 포괄적 관계를 미적(감각적) 대상으로 확장시켜 주기도 한다.

소비자의 입장과 상인의 입장에 따라 마법의 물이 상반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법의 물은 상인이든 소비자든 이익을 떠나 순수하게 차를 즐길 때 사용하면 유감없이 진가가 발휘된다. 지난 글에 두 종류의 물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종류의 차에 두 종류의 물을 다 사용한다는 의미였다. 정직한 물로 가공의 상태를 파악하여 차 맛을 음미하고, 그다음 마법의 물로 차의 변형(다양성의 개성, 즉 기본을 넘어선 진정한 취향의 자유)을 즐기는 것이 순서라는 의미다. 순수하게 즐기는 경우가 아닐 때, 차를 판매할 때와 구입할 때, 심평 할 때, 그 외에 객관적 품질을 참고할 경우에는 마법의 물 사용은 적합하지 않다.

마법의 물의 가치는 탁월한 변형이었다. 삼다수에 의해 나타난 차 가공을 확인하고 맛의 기준을 잡은 다음 마법의 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가공의 근원을 알 수 없을 만큼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삼다수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차를 차라고 할 수 없는 차’도 우수한 차로 판단하게 되어 나중에는 눈속임의 오해로 다툴 수 있다. 따라서 ‘현실에 기반을 둔 마법의 세계’, 마법의 차를 마실 때는 항상 정직한 차(가공의 진실)를 함께 기억해야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 근본을 비추어 보고 올바른 품질 판단이 있고난 이후에 비로소 마법의 물은 마법이 되어 최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

가공 안정성 확보해야 차 품질 완성도 높아

가공의 안전성 확보(기준)가 중요한 이유는 차 품질 완성도가 달라서이다. 올바른 상품으로 마법을 즐기자는 것이지 불량인지 아닌지도 모를 차를 사서 마법을 즐기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품질은 말할 것도 없이 가격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정직한 물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처음부터 마법의 물만을 선호한다면, 그야말로 마법에 홀려 ‘돈 주고 병을 사는’ 모양새가 되고 말 것이다. 세상에는 그런 것 말고도 자랑할 것이 많다.

차를 마시는 행위는 간단하다. 그러나 좋아하는 단계, 알면 알수록 좋아지는 단계부터는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필요로 한다.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단계는 잘 마시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차를 잘 마시는 행위는 ‘알고 마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차 품질의 불안정성과 물이 차에 미치는 위험을 판별하여 피할 줄 아는 사람들은 골치 아픔이라는 객관적 학습과정을 어느 정도 습득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골치 아픔을 감수해가면서 정보를 터득한다. ‘알면 간단하다’는 원리의 편리성 아니겠는가. 이 경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배우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원고는 독자가 직접 실행하여 경험하지 않고는 아무 쓸모가 없다.

마법의 물이 가공의 진실을 근원적으로 흔들어 놓을 정도로 탁월하지만 않아도 위험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법의 물은 양날의 검이다. 양날의 검은 쓰임에 따라 입장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마법의 물을 알리는 것은 어느 누구의 입장에서도 약으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정직한 물은 마법의 물이 독(이익의 충돌)으로 사용될 때 해결책이 되어 준다. 차가 좋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편리성에 닿기도 전에 정보가 도리어 장애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 사람들에게는 일단 기본에 해당하는 삼다수를 권한다.

차 선물에 좋은 물도 함께

차는 우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차에 좋은 물을 찾기 위해 차를 세상에 있는 물을 끝없이 실험해볼 수도 없고 꼭 그럴 필요도 없지만, 일반적으로 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물의 선택은 쉽지 않다. 물도 나날이 기능성으로 기호화(상품화)해가고 있어서 시중에서 차에 무난하거나 좋은 물 찾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아마도 산사나 자연 속에는 차에 적합한 물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각별한 물들을 발견하면 서로 소개하여 인정을 나눠도 좋을 듯하다. 차를 선물하는 자리에 좋은 물을 곁들여도 좋고, 물을 따로 선물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예전부터 차에 좋은 물을 구해 나르는 것을 ‘물 나르기’라고 했다. 제각각 주관적 경험에 좌우되었고 주로 차산지에서 나는 물이 좋다고 했다. 지금처럼 과학정보를 기초로 삼은 경험이 아니어서 차에 차산지 물이 왜 좋다는 것인지 근거는 없다. 지금은 시대가 시대니만큼 필터링 된 객관적 지식에 근거하는 경험이라야 유용하고 가치가 있다. 현재의 우리는 편의점이나 마트, 백화점에서 물나르기를 한다. 운치는 좀 없지만 찻자리의 미덕으로 차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물 구입처가 문제될 것 없다. 오히려 접근성이 좋아 차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장점이 있다.

심평은 이론과 경험·실천을 두루 겸비해야 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이다. 음료회사는 이런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특정한 물이나 신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차에 변형을 일으킨 물의 발견이 차의 영역을 넘어 음료산업의 다른 변화에 대한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는 나비 효과를 기대케 한다.

직업적 경험이 오래 쌓여 선별적 선택으로 차에 좋은 물을 찾는데 시간과 수고를 많이 절약하게 되었다. ‘실용적인 글’을 통해 차의 혁신(환상적인 변형)을 이룬 물의 발견을 차를 즐기는 사람들과 공유하여, 현실과 조화를 이루는 차생활로, 보다 더 나은 삶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차와 물의 관계를 외우는 이해가 아니라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배경 설명 없이, 보이차에 좋은 물이다 아니다, ‘차에 좋다 아니다’로 단순히 설명할 수 없어서 말이 길었다.

차선생 한유미(韓有美)는

중국 항주다엽연구소(杭州茶葉硏究所) 심배화 선생에게 차심평(Tea Tasting)을 배웠다. 2003년부터 심평과 가공, 차 고전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주해서 《육우다경》과 《동다송·다신전》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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