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칼럼] ‘두 동강’난 세무사회…파국의 끝은 어디인가
[조세칼럼] ‘두 동강’난 세무사회…파국의 끝은 어디인가
  • 온라인팀
  • 승인 2017.07.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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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內訌이 끝내 검찰고발 부르더니 이젠 한 지붕 밑에 두 집행부 동거까지
官邊 사람들, “이게 조세전문가 단체인가” 회원들, 잠에서 깨어나 업계 바로 세워야…
심재형 조세플러스회장

지금 한국세무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1만2천여 세무사들이 승선한 이 배(船)는 선장도 항해사도 없이 선상소요를 일으키며 표류하고 있다. 이 와중에 1만2천여 승객(회원)의 안위를 걱정하는 자는 좀체 보이질 않는다. 서로가 업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선상 브리지에는 결사항쟁을 외치는 소리만 가득할 뿐이다. 과연 누굴 위한 집안 싸움인가.

세무사업계의 고질적 내홍(內訌)이 이렇듯 화(禍)를 부르고 있다. 앞서 백운찬 집행부측은 예산 횡령혐의 등으로 정구정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회장 선거결과에 불복해 세무사회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제기, 무효 결정을 얻어내자 이창규 회장 측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세무사회는 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창규 회장 측은 6일 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의 당선무효 결정을 무시하고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회장 직무대행인 김광철 부회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기 위한 상임이사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한 지붕 및에 두 집행부가 들어서는 꼴이다.

오늘의 파국은 누굴 원망할 것도 없이, 그동안 세무사업계 내부에 쌓여온 적폐가 화근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만큼은 상당한 파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점이다. 외냐하면, 그동안 세무사회 내부의 이런 저런 불미스런 일들이 특정 회원들에 의해 수없이 검찰에 고발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고발사건은 검찰조사에 그만큼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세무사회가 검찰 수술대에 오르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세무사업계가 임원개선 총회를 치룰 때마다 선거 후유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쌍방 후보 진영(陣營)간의 반목이 있기는 했지만 ‘찻잔속의 태풍’으로 소멸되기 일 수였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만성적 내홍으로 고질병이 된 것이다. 아마도 그 시발점이 2015년, 정구정 전 회장의 이른바 ‘3선 성공’의 기점이 아닌가 싶다.

정구정 전임 회장은 열정 하나로 ‘3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는 ‘3선’에 성공하자마자 사람이 달라보였다. 그의 특이한 집념도 이상한 아집으로 변했으며, 회무집행 중심에는 그의 회심작인 ‘세무사회 공익재단’과 반대세력과의 ’투쟁‘만 있을 뿐 ’회원‘은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취임하자마자 맨 먼저, 직전 집행부에서 운명을 같이했던 동지들을 모조리 내리쳤다. ‘3선’ 추진 과정에서 그의 ‘3선 구상’을 결사반대한 충신들이자, 그가 끝까지 곁에 둬야 할 재목들이었다.

필자도 누누이 글을 남겼지만 ‘3선 구상’은 그때 내려놔야 했다. 그리 했다면 정 前 회장은 좋은 이미지로 회원들 가슴에 영원히 남았을 것이며, 오늘의 검찰 고발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다. 세정가 주변 사람들도 이 점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가 이번 임원선거 기간중에 보여준 추태는 정말 “이게 조세전문가 단체인가”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극에 달했다. 선거 기간 중 난무했던 막무가내 인식공격은 공공의 이익을 해쳤을 뿐 아니라, 세무사회 위상에도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모두가 회권(會權)쟁취에만 몰두할 뿐, 회원은 안중에도 없었다.

세무사들은 각기 고유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일반 개인사업자’와는 근본이 다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는 유지가 힘든 업종이다. 정부로부터 자격증을 부여 받고 세제-세정전문가로서 제도적 영역에서 준(準)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한국세무사회라는 ‘큰 틀’ 속에 공존하는 ‘공동운명체’라고 봐야 한다. 이를테면 세무사회는 그 공동체의 '심장'격이다.

그런데 이번 임원 선거과정에서 공동체 심장에 큰 구멍을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1만2천여 회원들에게 돌아간다. 더구나 이번 사태에 대해 관변(官邊) 사람들은 세무사회를 가리켜 자질이 의심스러운 단체라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세무사회가 그들의 세제-세정 ‘카운터파트’인 관료들로부터 불신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이보다 심각한 상황변화는 없을 진데 아직도 세무사들은 세무사회 돌아가는 행태를 마치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세무사회가 바로 자신들이 내는 피땀어린 회비로 운영되는, 자신들의 단체라는 것을 망각한 체, 마냥 ‘남의 일 보듯‘ 할 것인지 바깥사람들이 되레 안달이 날지경이다.

이제 세무사들은 그들이 위임한 세무사회 집행부에 썩은 부위가 있다면 눈부릅뜨고 과감히 도려낼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새살이 돋지만 그냥 놔두면 생살까지 썩어간다. 아울러 회원간 갈등을 부추기는 주변 인사들이 있다면 이 역시도 철저히 퇴치하는 등 응분의 주인행세를 해야 한다. 

결국 “세무사회를 세무사회답게 만드는 일은 집행부 사람들이 아닌, 회원들 몫인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긴 잠에서 깨어나 자아의식(自我意識)을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만이 이 험난한 세상 세무사업계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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