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공간학
풍수는 공간학
  • 김규순
  • 승인 2017.06.15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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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07.
▲ 아차산에서 본 강동송파

공간은 비어있는 것을 말한다. 텅 빈 공간이 인간에게는 유용한 자원이다. 비어있는 공간에 집을 짓고 건물을 짓고 전시장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사람이 차지하는 지상의 어떤 부분이다. 공간은 20세기에 서구의 철학자와 지리학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이미 2500년 전에 노자가 공간을 말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 사이는 비어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나오고 움직여도 고갈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프랑스의 철학자 르페브르는 ‘공간은 사회적 생산물’이라고 했다. 공간은 용도에 맞게 인위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공간은 자연 그대로 있다면 가치가 없다. 인간이 건축술로 공간을 생산해 내어 가치를 창출하는 대상이었다. 서구의 공간 개념은 기후의 변동에 대항하여 안정된 삶의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간은 가치를 지녔으며 또한 생산과 매매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서구의 공간은 절대공간(자연공간)은 인지되지 않은 공간이므로 활용가치가 없는 상태의 공간으로 인식했다. 반면에 풍수는 자연 자체를 공간으로 인식하였다. 그 이유는 풍수는 기(氣)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기(氣)가 발생하고 기(氣)의 운행이 작용한다고 믿는 범위가 공간이었다. 혹자는 땅에 한정하기도 하지만 공간을 인정하지 않는 땅은 공간을 점유하는 사람을 배제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오류이다.

서구의 공간은 도시를 기준으로 하고, 동양의 공간은 자연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도시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자연은 신이 만든 곳이다’라는 표현이 근대 서구의 인식이다. 서구의 공간은 개척과 개발에 무게를 두지만, 동양의 공간은 자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자연이 원초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풍수의 공간은 무엇일까? 동양의 공간은 하늘이 내려 준 공유의 공간, 우리 모두의 공간이었다. 풍수의 공간은 일시적인 공간이 아니라 영속적인 행복의 공간을 추구하였다. 어떤 공간은 자손이 번성하는 공간이었고, 어떤 공간은 부자가 되는 공간이었으며, 어떤 공간은 명예를 추구하는 공간이었다. 풍수는 공간에 이러한 희망을 반영시켰다. 풍수의 공간은 자연공간을 기반으로 했다. 풍수의 공간은 행정적인 번지수가 없다. 북현무·남주작·좌청룡·우백호가 공간의 경계였다. 심지어 멀리 보이는 앞산까지 즉 시야가 도달하는 곳까지 공간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그 곳에는 문필봉이 있고 관모봉이 있으며 천마봉이 있고 노적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는 조상의 의지가 서려있고 어머니의 숨결이 숨어 있다. 우리는 풍수적 개념의 공간에서 과거와 미래와 소통하며 영원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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