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형 명당과 김자점의 환상
금반형 명당과 김자점의 환상
  • 김규순
  • 승인 2017.05.26 22: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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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106)
▲ 자점보가 있던 자리에 현대식 콘크리트보가 설치되어 있다

장호원은 경기도와 충청북도에 걸쳐 있는데, 이천은 장호원이라 부르고 충북은 감곡이라 부른다. 이천시 장호원읍 오남리 백족산을 휘감아 흐르는 청미천은 경기도와 충청도의 경계를 짓고 있다. 인조반정의 공신 김자점은 백족산에 있는 금반형 명당을 찾아 아버지(김옥함)의 무덤을 조성했다고 전한다. 이곳의 결함은 물이 부족한 것이어서 청미천을 가로질러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어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물을 준비했다.

그는 비상한 머리를 가진 자로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1등공신이 되었고 이괄의 난 때는 인조를 따라 공주까지 호종하기도 했다. 병조판서를 지냈고 영의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또한 인조의 서녀 효명옹주를 손자며느리로 받아들여 왕실의 인척이 된다. 그러나 효종의 북벌정책에 반대하여 그 당시 조선의 상황을 청나라에 밀고하였다가 유배당하였고, 차남 김식이 효종2년에 역모를 꾀하다가 발각되었다. 이 때문에 장남 김련은 고문으로 옥사했으며 김자점과 아들 김식, 손자 김세룡은 능지처참형에 처해졌고, 삼남 김정과 손자 김세창도 사형당하여 일가가 멸족 당했다. 아버지의 무덤과 선산 분묘도 파묘하여 부관참시 되었다.

역적을 만드는 땅을 제왕지지로 착각하였다는 결론이다. 참으로 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임금이 되고자하여 명당에 아버지를 묻었고, 비룡상천을 위해 자점보(自點洑)를 만들어 비보하였다. 풍수에 있어서 비보(裨補)풍수라고 하여 전가의 보도처럼 생각한다. 이는 흉폭한 사람의 얼굴을 성자의 얼굴로 성형한다고 그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 비보를 한 땅도 한계가 있다. 비보는 실생활에 유용하지만 때에 따라 효과를 발휘한다.

▲ 백족산과 사진 좌측의 청미천

여름에 큰 비가 오면 청미천에 물이 많아진다는 것을 몰랐을까? 그는 기다리면 때가 온다는 사실을 망각하였다. 그가 역성혁명을 일으켜 왕이 되고 싶었다면, 덕을 쌓고 무리를 거느릴 줄 알아야 했다. 예로부터 큰 부자와 큰 벼슬은 하늘이 내린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보다 땅을 이용하려고 했다. 그는 명당의 흠결을 인공적으로 보완시켜 보를 만들었다. 땅은 보완이 가능하지만, 하늘의 뜻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온다는 간단한 사실조차 무시했다. 백성의 마음을 훔치지 못하면 임금이 될 수 없다.

밤낮과 춘하추동은 하늘이 하는 일이지 땅은 할 수가 없다. 농작물은 땅에 뿌리를 내려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또한 하늘이 할 수 없는 일이다. 풍수가 중요하지만 풍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자칫 판단착오로 풍수가 만병통치약인 줄 안다. 이것이 풍수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김자점은 우리에게 풍수의 환상을 깨우쳐주는 타산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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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2017-05-28 13:18:46
권세에 탐을내서 풍수를 택험은 과보가 따르리니...
백성과 만인을 위한 풍수가 크게 일어날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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