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권승과 싸우지 않는다"
"나는 권승과 싸우지 않는다"
  • 진흙속의연꽃/불자블로거
  • 승인 2017.04.25 10:20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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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의연꽃]수원연등축제와 함께한 직선실현 4차 촛불문화제

여행을 가면 여행기를 작성합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가기 전의 설렘과 현지에서 체험, 그리고 다녀와서 회상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지에서의 즐거움에만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외국여행 가면 사성급 호텔에서 안락하게 잠을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경이로운 것을 보는 것 등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여행은 후기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가기 전의 설렘과 현지에서 즐거움 못지않게 회상하며 기록을 남기는 큰 즐거움입니다.

어느 행사에 참가하든지 기록을 남깁니다. 인터넷시대에 블로그에 글과 사진,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물론 시국관련 행사나 종교관련 행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4월 22일 제4차 촛불법회가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수원 연등축제현장입니다. 오전에는 용주사신도비대위에서 주관한 열린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매달 네 번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열린 법회는 야외에서 개최 되었습니다. 경기불교문화원에서 여법하게 하려 했으나 문화원 측에서 셔터를 내려 버리는 바람에 길거리 법회가 되었습니다. 아마 조계종 종단 눈치를 보아서일 것입니다.

열린 법회는 수원연등축제가 열리는 화성 행궁앞 길거리에서 열렸습니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이 된 것입니다. 명진 스님을 좋아하고, 명진 스님을 사랑하는 각계각층 사람들이 종교를 초월하여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 온 것입니다. 최근 제적당한 바 있는 스님의 법회는 길거리 법회가 되었지만 화창한 봄날 연등축제와 함께 열려서 최고의 빅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팔달산에 오르니

오전 열린 법회에 이어 오후5시 부터는 총무원장직선제를 위한 제4차 촛불법회가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수원연등축제 현장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열린 법회가 끝나자 시간이 남아 돌아 법우님들과 함께 팔달산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팔달산에 올랐습니다.

팔달산에 오르니 수원 시내가 한눈에 다 보였습니다. 오래 전에 팔달산에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도시가 커졌습니다. 지평선 너머까지 백색의 아파트단지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남동쪽 저 멀리에는 동탄신도시의 랜드 마크라 볼 수 있는 타워형 고층아파트가 보입니다.

▲ 팔달산 정상에서 본 수원시가지.진흙속의연꽃ⓒ불교닷컴

팔달산 정상은 평지돌출형입니다. 주변이 온통 건물뿐이어서 도시의 허파와 같습니다. 주변을 보니 높은 산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방 어느 곳을 보아도 막힘이 없습니다. 분지형 도시에 살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광경을 보자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습니다.

끝없는 아파트 단지를 보면서 경이로운 생각도 들어갑니다. 위대한 자연을 보았을 때 느끼는 경이로움과 같은 것입니다. 비록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구조물에 지나지 않지만 아주 작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에 경외를 느끼는 것입니다.

수원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도시입니다. 북문이라 불리는 장안문과 남문이라 불리는 팔달문을 보면 마치 서울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정조 시대 당시에는 작은 서울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 마치 경복궁이나 창덕궁을 옮겨 놓은 듯 한 궁궐도 보입니다. 이를 화성행궁이라 합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화성행궁이 팔달산 정상에서 보니 한눈에 들어옵니다.

수원연등축제 현장에서

화성행궁 앞 광장에는 수원연등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너른 광장에는 석가탑과 다보탑 장엄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공연을 하기 위한 무대도 설치되어 있고 부스가 수십 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불교인들의 최대잔치인 부처님오신날이 머지않았습니다. 대게 부처님오신날 일주일 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연등축제가 열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올해의 경우 지방에서는 4월 22일이고, 서울국제연등축제는 4월 29일입니다. 불교인들의 축제 연등축제 현장으로 가 보았습니다.

▲ 수원연등축제 현장.진흙속의연꽃ⓒ불교닷컴

연등축제 현장에 도착하니 말 그대로 축제분위기 입니다. 컵등만들기 등 체험부스가 있는가 하면 먹거리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도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글로벌시대에 동남아 불자공동체가 참가한 부스입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철에서나 길거리에서 외국인들을 마주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특히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베트남출신이 매우 많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베트남출신 신부들이 약 5만 명가량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는 베트남에 대하여 ‘사돈나라’라고 합니다.

사돈국이라 불리는 베트남출신 사람들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지역축제 현장에서는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수원연등축제 부스에서도 베트남여인들의 아오자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수원연등축제현장에는 태국미인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태국전통의상을 입은 태국미녀들을 보니 미인은 세계어디에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웃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한국은 확실히 글로벌화 된 것 같습니다.

▲ 전통의상을 입은 태국불교공동체 불자들.진흙속의연꽃ⓒ불교닷컴

네 번째 촛불법회

총무원장직선제를 위한 제4차 촛불법회가 열리는 현장은 여민각입니다. 화성행궁 광장 길 건너편에 있습니다. 누각에는 대형범종이 있습니다. 마치 신문고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범종을 친다면 모든 사람이 들을 것입니다. 민중을 위한 종각이라 하여 여민각이라 했을 것입니다.

벌써 네 번째 촛불법회입니다. 그러나 4차 촛불법회에서는 촛불을 들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연등축제 현장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등축제 현장에서 플레카드 등을 보여 주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한번 쳐다보았을 것이기 때문에 목적은 달성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 축제분위기 때문입니다. 불교인들의 최대잔치에서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기보다 플레카드를 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론은 전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4차 촛불법회는 촛불 없는 촛불법회가 되었습니다.

▲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실현을 위한 4차 촛불법회.진흙속의연꽃ⓒ불교닷컴

축제분위기에서 촛불법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인원은 20여명으로 적었습니다. 오전에 명진 스님 열린 법회 영향도 있고 수원이라는 지역적 한계도 있어서일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임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직선제실현이라는 불씨가 꺼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쉽게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인내를 갖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유연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놀이와 문화를 곁들이는 것입니다. 이날 연등축제 현장에서 촛불법회 모임에서도 이벤트를 준비 했습니다. M법우님의 노력으로 M대 치어리더가 참가한 것입니다.

남녀 대학생들의 절제되고 흥겨운 율동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더구나 깜짝 이벤트까지 펼쳤습니다. 지난 3차 법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플레카드 펼치기입니다. 어깨 등을 탄 학생 두 팀이 내린 플레카드에는 “81%는 종도들 명령”이라는 문구와 “청정승가 회복하라”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 치어리더들이 펼쳐든 직선실현 현수망.진흙속의연꽃ⓒ불교닷컴

날이 어둑해지자 모든 행사가 끝났습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수원에서도 촛불법회가 열렸습니다. 수원연등축제로 인하여 비록 촛불을 들지 않았지만 여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숫자는 적었지만 뜻을 함께 하는 법우님들이 함께 했습니다. 스님은 오직 허정스님 한분이었지만 명맥을 이어 가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수원에서 길고 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늦은 저녁 전철을 타고 귀가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현장에 있었습니다. 오로지 개인적인 안락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쓸데없는 짓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리는데 있어서는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모두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합니다. 그럼에도 길거리에 나서는 사람들이 있기에 불교가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용주사신도비대위의 지난 2년 동안 활동은 마치 의병 같고 독립군과도 같습니다. 이 시대에 이런 기개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직 불교가 죽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세상이 나와 싸운다.
수행승들이여,
진리를 설하는 자는
세상의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S22.94)

부처님은 세상 사람들과 다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만 진리를 설할 뿐이라 했습니다. 그런 진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진실에 대한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오염원과 함께 오욕락으로 살아 갈 때 부처님은 이런 흐름과 거꾸로 갔습니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탐진치를 소멸하는 삶을 살고, 오욕락을 거스르는 삶을 살아갔습니다. 오늘날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갈 때, 있는 그대로 사실과 진리를 말할 때 세상 사람들은 그다지 좋아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세상이 나와 싸운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진리를 설하는 자는 세상의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할 때 세상 사람들이 나와 다투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은 용주사신도비대위에 싸움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나 용주사비대위는 싸우지 않았습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사실을 알렸을 뿐입니다. 용주사 성월스님이 숨겨 놓은 아내가 있고 또한 쌍둥이 두 아들이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린 것일 뿐입니다. 용주사비대위는 성월스님과 싸우지 않습니다. 성월스님측이 비대와 싸우고 있습니다.

나는 권승들과 싸우지 않는다

뜻있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직선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그것이 정의로운 것이라면 바람직합니다. 반대로 지금 이익을 보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불법적인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착하고 건전한 행위를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여법하지 못한 삶과
여법한 죽음이 있다.
여법한 죽음이,
여법하지 못한 삶보다 낫다.” (Thag.670)

의병 같은 사부대중은 한국불교의 모순과 위선과 거짓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사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권승들 그 누구와도 싸우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알리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권승과 싸우지 않는다.
권승이 나와 싸운다.
나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 했을 뿐이다.
세상의 어느 권승과도
나는 싸우지 않는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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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해가 2018-08-07 00:12:52
경전과...

관세음보살 2017-05-01 22:04:18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이가 눈먼 거북이와 절름발이 자라, 라고 들었습니다.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불교조개종의 작태 2017-04-29 09:38:38
"‘실무협의체’ 합의해 시청 앞 정진단 철수"
조계종-서울시 현대차 신사옥·영동대로 개발 ‘협의’?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36512)

‘박원순 대권불발, 더민주는 총선필패’를 외치며 서울시청 앞에 불법으로 설치했던 천막법당(정진단)을 27일 조계종이 401일 만에 철거했다.

한국불교가 2017-04-28 19:37:58
숭산 스님 이후로 좀 약해지긴 했지만 세계적으로 그래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무당불교, 탄트라밀교인 티벳불교처럼 한국불교의 仙적인 측면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티벳불교의 무당불교적 밀교의 느낌이 싫어서 '평상심시도'의 禪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두가지를 병행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티벳불교는 람림과 같은 체계적이고도 정교한 점이 장점이고 한국불교는 군더더기 없는 단도직입적인 면이 장점입니다. 물론 한국불교는 체계성이 보완될 필요가 있긴 합니다.

달라이 라마냐 숭산 스님이냐.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입니다.
밀라레빠냐 개운 조사냐도 우열의 문제라기 보다 선택의 문제입니다.
물론 배타적으로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상통하는 같은 대승불교니까요.

초기불교 만능주의자(소위 소승불교 근본주의자)들이 폄하할만큼 우리불교가 만만한 불교가 아닙니다(참고로 대승은 소승을 함유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불교 보는 안목이 매우 높으셨단 겁니다.

불교? 2017-04-28 14:50:42
조계종이 걸레 "불교" 맞습니까? 아트만교가 어떻게 "불교"죠? "불교"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무엇이 "불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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