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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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7.04.17 11:00
  • 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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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147. 관세음과 마리아, 부처님과 하나님

- 이소국토중 소유중생 약간종심 여래실지
  (爾所國土中 所有衆生 若干種心 如來悉知)

오대산 부처님이 영험하시단다. 오대산 문중의 자랑이다. 세상에 그럼 오대산 부처님은 설악산 부처님과 다르다는 말인가? 답이 '그렇다'라면, 산마다 부처님이 다르다는 말인가? 아니, 이건 다신교가 아닌가? 국토의 수많은 산의 수많은 절의 부처가 다 다를 터이니 말이다.

아니라고 해도 문제다. 왜 부처는 꼭 그 산에 가서 빌어야 소원을 들어줄까? 부처도 산 좋고 물 좋은 명승지를 좋아해 편파적으로 그런 곳에만 더 오래 머무르시는가? 그렇다면 색신을 벗고 무여열반에 들었다는 소리는 다 거짓말이다.

가톨릭에서도 특정 지역의 마리아가 더 영험하다. 포르투갈 파티마(Fatima)의 마리아와 멕시코 과달루페(Guadalupe)의 마리아가, 뉴욕 맨하탄의 마리아보다 더 영험하다. 성모 마리아는 단 한 분뿐인데, 신자들의 말을 듣다보면 하나님이 일부다처를 하지 않나 의심이 든다. 예전에 무역 상인들은 거래처 도시마다 부인을 두었다. 돈 버는 것도 다 살자고 하는 짓인데 객지에서 쓸쓸히 베개를 끌어안고 잘 수는 없는 일이다. 혼자 처량하게 식당밥을 사먹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하루이틀이라면 모를까 오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오래 살수록 더 힘들다. 최악은 영원히 살 때다. 물질주의가 만연한 이 세상에서, 특히 이교도들의 우상들이 바글바글하는 타락한 도시에서, 하나님도 외로우실까? 그래서 이 도시 저 도시에 마리아들이 그리 많을까? 유대인들에게는 '마리아'가 '영자'처럼 흔한 이름이었다. 그래서 출신지를 붙여 구별했다. '파티마의 마리아' '과달루페의 마리아' 하는 식으로. 그럼 둘은 확실히 다르게 구분된다.
오대산에 성당이 서면 오대산 마리아가 생기고, 설악산에 성당이 서면 설악산 마리아가 생길 것이다. 그럼 하나님의 여인이 둘이나 는다. 다행히 일찍이 부처님이 미리 산지(山地) 부동산을 잔뜩 확보하셔서, 산마다, 마리아 대신, 비단옷에 보석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관세음보살이 사신다. 복수(複數)로 사신다. 관세음보살이 없는 산에는, 할 수 없이, 부처님이 스스로 나투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우는 법이다.

산마다 관세음 도시마다 마리아, 절마다 부처님 성당마다 하나님, 처처에 관세음 마리아 부처님 하나님, 사람도 많고 소원도 많고 신도 많다. 엄청 많고 엄청 많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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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강교수님 아닐까요? 2017-04-22 09:05:24
여기 그리 수준 높은 공간 아녜요. 머리 닫고 귀 막고 입만 열린 비불교의 동네랍니다. ㅋㅋㅋ 그냥 즐기세요, 중생의 다양성을.

정체성 2017-04-21 15:49:15
과학이라는 신앙으로, 소승이라는 신앙으로(둘 다 근본주의적, dogmatic한 신앙일 경우) 대승불교를 공격하는 건 좋은데 그걸로 남의 종교 교리를 뜯어고치려는 동북공정식 뻐꾸기 엄마는 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체성을 헷갈리지 맙시다.

누구시죠? 2017-04-21 15:09:50
과학을 믿지 않는다고, 위내시경,자동차,전화 휴대폰,인터넷 이런 물질적인 소모품을 이용하지 않는 바보도 있나요?
이것보세요! 내가 쓴 댓글에 좀더 논리적으로...아니 논리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정도의 수준에 맞는 답글을 쓰는 신앙인이 됩시다.어디서 이런 상식밖의 사람이 이런 수준 높은 공간에 들어와서 물을 흐리나?

ㅈㅈㅈ 2017-04-21 12:47:42
예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과학을 맹신하는게 문제죠.
모든걸 과학이라는 잣대로 평가하는 ...

강진바다 2017-04-21 11:30:41
언어로 소통으로 채워지지 않은 공감의 욕망이 있었다면 박근혜는 종교지도자 되거나 아니면 비행기타고 손흔들며 나다니기보다 사회에 불운한 계층을 맨손으로 어루만지며 보살피는 것으로 채웠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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