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불경
성경과 불경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7.04.10 14:24
  • 댓글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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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146. 체로금풍

- 종교 경전이란 단지 우리보다 먼저 태어난 자들이 남긴 망상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먼저 태어났다면 우리의 망상이 경전으로 남았을 것이다

한 수좌가 운문에게 물었다.
“나무가 시들고 잎이 지고나면 어떻게 됩니까?”
운문이 답했다.
“몸뚱이가 가을바람에 드러나느니라.”

僧問雲門 樹凋葉落時如何? 승문운문 수조엽락시여하? 雲門云 體露金風. 운문운 체로금풍.

<성경>에 의하면 천지창조는 6,000년 전에 일어났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생물은 개·소·말·닭 등 종류대로 지금 모양으로 창조되었고, 진흙을 빚어 만든 사람이 사는 에덴동산이 있었고, 엄청난 홍수가 일어나 인간은 노아 가족만 빼고 다 익사했다지만, 그래서 한국 사람도 노아의 후손이라고 주장하지만, 놀랍게도 기독교인들 중 수십 프로는 이 말을 안 믿는다.

과학발달에 의해서 반대증거가 너무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화학·물리학·천문학·지질학·생물학·진화생물학 등이 제시하는 증거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증거를 부인하며 한사코 성경의 내용을 모두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상기의 어처구니없는 내용들을 믿는 걸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그걸 창조주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크게 자랑스러워하고, 건강한 정신으로 회의하는 사람들을 악마의 자식이라고 비난한다. 지옥, 즉 우주적 아우슈비츠에 떨어질 거라고 저주한다. 야훼는 이상한 존재이다. 왜 우주에 초대형 아우슈비츠를 운영할까? 그리고 왜 영원히 수감자들을 불과 칼로 고문할까? 혹시, 사디스트처럼, 자기가 만든 우주가 비명소리로 가득차는 걸 즐기는 것일까? 악마도 이 정도로 악하지는 않다. 악마에게는 자기가 운영할 강제수용소가 없다. 만약 거꾸로 악마가 지옥을 만들어 사람들을 가두고 고문하며 신이 났는데, 하나님이나 예수님이 스스로 지옥에 들어가 그 고통을 대신하며 사람들을 구한다면 대단히 감동할 일이다. (일시적인) 십자가형은 지옥에서 당하는 (영구적인) 형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훨훨 타는 불에 구워지면 뼈도 못 추리고, 펄펄 끓는 물에 삶아지면 살도 못 추린다. 몸의 꼴이 온전히 유지되지 않으므로, 이러고도 부활을 한다면 훨씬 더 위대한 기적이 될 것이다.)

불교도들 중에도 불경에 쓰인 거라면 무조건 믿는 사람들이 있다.

현대과학이 명명백백하게 밝힌 사실에 어긋나는 헛소리를 신앙의 이름으로 맹신한다. 그러고는 오히려 큰소리친다. 문자 그대로 믿지 않는 자들은 신심이 부족한 불경스러운 자들이라고.

기독교 경전처럼 불경에도 서로 모순되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다. (종교경전은 교주가 쓴 게 아니라 제자들이 쓴 것이다. 석가·예수·마호메트는 글을 단 한 줄도 써 남긴 적이 없다. 아마 말하느라 너무 바빴기 때문일지 모른다.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지혜로운 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33년, 61년, 80년 인생이 길건 짧건 모두 하나같이, 할 말을 다하기에는, 시간이 평등하게 부족했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가르침이란 말의 직선적인 독주곡이 아니다. 신구의 삼행이 서로 녹아들어 총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교향곡이다. 그러므로 말만 분리해 악보처럼 건조한 종이 위에, 생생하고 풍요로운 무대를 잃어버린 모습으로, 기록하는 게 내키지 않았을 것이다. 또 설사 교주는 완벽하다 할지라도 제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불완전한 사람들의 글에는 반드시 불합리한 점이 있기 마련이다. 제자들이 신통력을 발휘해 완벽하게 기억해내 썼다는 주장은, 선지자들이 신의 계시를 받아 완벽하게 썼다는 주장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예를 들어 하늘나라 사람들의 수명이 그렇다. 도솔천인의 수명은 수억 년에서 수십 억 년까지, 경에 따라 다르다. 문자 그대로 믿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옛날 사람들이라고 해서, 특히 성직자들이라고 해서, 우리보다 엄청나게 더 지능이 뛰어나거나 초능력을 지닌 게 아니다. 우리가 지금 망상을 하듯이 그들도 망상을 했다. (지금도 남방의 고승들은 점성술을 신봉하고 한국의 고승들은 진화론을 부정한다.) 지금 수많은 성직자들이 헛소리를 하고 또 그걸 책으로 펴내듯이 그들도 그리했다. 그게 경전으로 남은 것뿐이다.

이런 말들을 진리로 받아들이면 큰일 난다. 지혜란, 진정한 실용적인 지혜란, 자기 종교경전의 헛소리들을 감별하는 능력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폄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불완전한 지식을 가지고도 최선을 다해 살듯이, 그들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 비록 지금 우리보다는 지식이 한참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생명과 우주에 대해 사유하고 또 살았다. 이 점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진실함과 열정은, 오히려, 지금 우리보다 더 클 수 있다.)

기독교인들에게 근본적인 교리란 하나님과 예수에 대한 믿음이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분노와 시기와 질투와 인종말살과 인신공희를 행하던 구약의 야훼는 신약의 사랑의 하나님과 다른 존재로 간주한다. 유태인들이 엉뚱한 신을 하나님이라 오해했다는 것이다. 소위 환망공상적 신이다.) 이 이외에는 다 부차적인 것들이다. 근본적으로 이들의 믿음은, 자기가 만든 피조물을 마구 꾸짖고 잔혹하게 벌을 주는 난폭한 징벌의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를 푸른 초장에 눕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목자와 같은' 사랑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다.

마찬가지로 불교도들에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삼법인(三法印)·사성제(四聖諦)이다. 대승불교도들에게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보살정신이 추가된다. 나머지는 다 부차적인 것들이다.

극락도 경전에 있지만, 역사상 많은 스님들이 믿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틱낫한 스님이 대표적인 예이다.

윤회도 마찬가지이다. 통속적인 윤회, 즉 힌두교적 윤회는 안 믿는 사람들이 많다.

스님들 중에도 제법 된다. 예를 들어 정토회 회주 법륜은 공개적으로 윤회를 부인한다. 인도 민속신앙으로 격하한다. 지질학·천문학·진화론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창조주 신을 믿을 수 없듯이, 윤회도 믿을 수 없다. 윤회론은, 유전자를 모르던 시절에 생명의 특성의 이어짐을 설명하려던 이론일 뿐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이유를 설명하려던, 가설일 뿐이다. 방편일 뿐이다. 이제 유전자가 발견되었으므로 수명이 다한 것이다.

윤회론을 안 믿는다고 불교 가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커진다. 미신에 억눌려 숨을 못 쉬던 진리가 풀려나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말을 걸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기 때문이다.

진화론과 천문학 때문에 망하는 건 가짜 종교들뿐이다. 진짜 종교는 오히려 신이 난다. 훌륭한 법이 사기꾼들의 창궐을 막고 선량한 시민들의 활동을 돕듯이, 훌륭한 과학은 가짜 종교의 창궐을 막고 진짜 종교의 발흥을 돕는다.

가을바람이 한바탕 불면 낙엽이 다 날아가고 몸통이 드러나듯이, 과학의 바람이 세차게 불면 가짜 종교는 다 날아가고 진짜 종교가 드러난다. 그걸 체로금풍(體露金風)이라 한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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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2017-09-20 20:11:39
이 이론을 보세요.
물리학자들이 우주는 창조 되었다고 증거가 있다고 말합니다.
https://www.google.co.kr/search?q=%EB%AF%B8%EC%B9%98%EC%98%A4%EC%B9%B4%EC%BF%A0&prmd=vmin&source=lnms&tbm=isch&sa=X&ved=0ahUKEwjEz9ul98LVAhXIe7wKHf1EBJcQ_AUICygD&biw=360&bih=512#imgrc=Dr_0GVmVkt8w7M:

여기도 물리학자들입니다.

http://m.fmkorea.com/index.php?documen

우끼네 2017-04-19 09:47:33
하여간 ... 못된송아지 엉덩이 뿔난다구!!!
딱, 그짝이네.
하나두 모르면서 다 아는척 씨부리긴~~~~~

윤회설에 의문이 있음/ 2017-04-17 06:36:37
바로 보셨습니다. 불자들은 육식을 해서는 안됩니다.

윤회설에 의문이 있음 2017-04-16 16:20:30
윤회설에 대해서 의문이 있어서요. 사람들이 죽고나서 소나 돼지 닭,양등등으로 태어나면 사람들이 잡아 먹을텐데요. 육도 윤회때문에 가축들을 잡아 먹는 죄를 짓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를 믿는 불자들은 고기와 생선등등 육식을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갈릴레오의 진실 2017-04-16 16:18:18
갈릴레오는 여호수아서의 멈춘 태양을 지동설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중세유럽의 천주교가 잘못했다.)

중세 천주교(카톨릭)가 성경을 잘못 이해를 해서 지구가 태양주위를 공전한다는 갈릴레오의 지동설을 박해했죠.

책<갈릴레이와 마시는 한 잔의 커피>, 도서출판: 라이프맵(2009년 5월에 출판)에서......

하지만 지구는 우주의 중심에 고정되어 있다고 말하는 성경 구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갈릴레이: 지구는 정지해 있고 태양이 움직인다고 명백하게 선언한 성경 구절들이 있나요?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적을 물리치도록 태양(과 달이) 하늘 한가운데 서 있고 "거의 온종일(23시간 20분) 지려고 서두르지 않았다"는 여호수아서의 구절 정도입니다. 저는 코페르니쿠스 학설로 이 위대한 기적을 설명하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고 여전히 그렇게 믿습니다. 왜냐하면 낮의 일광을 연장하기 위해 천동설로는 하나님께서 태양뿐 아니라 매 24시간마다 태양과 함께 지구 주위를 도는 모든 행성들과 별들의 움직임을 중지시켜야 하는 반면 지동설로는 하나님이 단지 하나의 행성, 즉 지구를 멈추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 또는 Ockhams Razor)은 흔히 경제성의 원리(Principle of economy)

자신의 고향 폴란드의 교구 성당 신부였던 코페르니쿠스가 제안한 지동설에 교회가 화를 낼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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