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론 해악 허점
윤회론 해악 허점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7.03.21 18:10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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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143.

윤회론을 믿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지금의 기억이 까마득히 지워질, 다음 생에 대한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말로는 윤회론을 믿는다 해도, 무의식적으로는 무시한다. 죽을 때 기억이 다 사라진다면 새로 태어나도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윤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윤회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사나, 윤회를 믿는 사람들은 이생에 복을 쌓아 내생에 잘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회개혁에는 별로 또는 전혀 흥미가 없다. 게임의 규칙을 바꿀 필요를 못 느낀다. 영원한 게임규칙인 '윤회와 선인선과(善人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를 윤회를 통해 실현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제는, 게임의 규칙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무한한 세월 동안 무한히 윤회하는 동안, 선업만 쌓으면 어떤 규칙하에서건 복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왕정을 민주정으로 고치지 않더라도, 선행을 쌓아 다음 생에 왕이나 귀족으로 태어나면 될 일이다. 왕정하에서 인구의 40프로가 노비신세가 되더라도(조선이 그랬다), 그건 제도의 탓이 아니라 노비가 된 자들의 전생의 악업이 문제이다. 제도는 그들이 지은 악업을 해소할 수 없으므로, 제도를 고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노비제도하에서 고생함으로써 그들의 악업이 해소되므로, 노비제도는 좋은 제도라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비인간적인 일이 벌어져도, 다 당하는 사람 탓이다. 다 그 사람이 전생에 지은 업 탓이다. 그러므로 제도를 고칠 일이 아니다. 제도를 고치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된다. 그 과정에서, 전생의 업을 씻기는커녕, 오히려 새 업만 더 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이 죄인들을 벌주려고 내리는 질병과 벼락을 방해한다면서, 백신과 피뢰침 발명을 반대한 것과 같다.

당신이 전생에 죽도록 노력해서 가축 신분을 탈출해서 지금 인간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지금 기억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이 게으르고 염세적인 것은 그래서일 수 있다. 전생만 기억할 수 있다면, 부지런하고 낙천적으로 변할 것이다. 전생에 노력해서 금생에 복을 받았으므로, 금생에 노력해서 내생에 더 멋진 생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 결과 매사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이 될 것이다.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하면서.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전생과 조금도 기억하지 못할 내생으로의 윤회를 믿는 국가들은 활력이 없고 침체되어 있다.

(전생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극소수의 예를 들어도 소용없다. 당신을 포함한 99.9999999프로의 사람들은 조금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신이 내생에 현생을 기억할 확률은 자동차 사고를 당해 죽을 확률보다 십만 배나 작다. 후생에 동물로 태어나면 문자 그대로 '0'이다. 대다수 동물은, 일 년 전 일은 고사하고, 한 달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물의 수는 인간의 수보다 조 배는 많다. 사고로 죽을까봐 두려워 자동차 타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불교신도들이 스님들이 아무리 겁을 줘도 윤회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이해가 간다. 자동차 사고사보다 십만 배나 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즉 내생에 현생을 기억하는 일을, 어떻게 두려워하겠는가? 살인범이 감옥에 가는 대신 10년간 마취형을 당하고 10년 만에 깨어날 때 늙기는커녕 오히려 더 젊어진다면, 이건 형벌이 아니라 오히려 상이다. 사람이 벌을 받고 지렁이로 태어나는 게 이런 일에 해당한다.)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보라. 과학은 발달하지 못하고 점술·풍수·사주·미신·부적·점성술 등 온갖 사이비가 판을 친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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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2017-04-22 14:29:26
윤회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부처님께서 "육도윤회"를 가르치셨는지는 의문이라는 뜻입니다.
십이연기론이 이미 윤회설을 품고 있는데 기존 인도종교들에서 이미 회자되던 윤회론을 여섯가지 세계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가시면서 가르쳤겠느냐는 의문이 든다는 말씀입니다.

불교의 윤회설이 초기에는 아수라가 없는 "오도윤회"로 설명되다가 나중에 "육도윤회"로 발전되었다는 점도 저를 의아하게 합니다.

물론 쌍윳타 니까야 등 초기경전부터 부처님께서 전생얘기를 하시는 가운데 윤회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전이나 대승경전이 모두 불멸 300-500년 이후에 쓰여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육도윤회설"은 불교 교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보다 체계화를 거친 결과가 아니겠는가 하는 정도의 생각입니다.

그렇게공부&책을 많이보신분이? 2017-03-27 06:46:27
부처님께서 제세시에 직접 육도윤회를 가르쳐셨는지는 불명확 하지만?
,,
~~~
부처님은 진정으로 무수히 많이 강조하시면서 말씀 하시었는데도
그것을 안보셨는지 아님?
어느 가르침을 믿고?부처님 제자로써 그리 말하셔도 되는지?
진정 궁금 합니다만?

어느 부처님 가르침을 보시었고 교리는 무엇이라 보시는지?
불교공부를 ?어느 경전을 보셨는지?
~~
부처님 바른법의 경전 내용에는 이런게 두루 너무나도 많이 있는 내용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핵심 교리는 바로
인연법 & 윤회론 이라고

~~

따라서 인연법&윤회법은 불가분의 관계로써
부처님 가르침 교리의 뼈대 즉 중심 핵심이자
대부분 전체 가르침 교리가 됩니다
~~
이것을 빼고 불교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처님의 경전 대부분에는

하늘등 천상 이야기 인간세상 이야기 지옥이야기
축생 아귀 아수라등의 이야기가 많이 설명 하시면서
경각심과 복덕등 만드는 수행과 교훈등도 함께 설명 하시었죠

부처님은 그래서 무상 무아 일체고의 육도윤회 세계인
이생에서 받은 사람 몸 또 받기 힘드니

현생에서 부지런히 수행하여 복밭을 만들고
착한 선업의 인연과를 만들어 라는게 가르침

해주 2017-03-27 02:10:07
강교수님의 "어느 수학자가 본 기이한 세상"을 읽은 독자로서
강교수님이 부정하시는 윤회는 힌두교식 윤회 즉 변치 않는 나,
또는 자기동일성이 유지되는 영혼같은 나, 소위 Atman의 윤회인
걸로 이해합니다. 이러한 B.C 6세기 우파니샤드식 윤회관은
부처님의 무상, 무아설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니까 당연히
불교의 윤회관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제세시에 직접 육도윤회를 가르쳐셨는지는 불명확하지만
불교에서의 윤회는 변치 않는 영혼의 윤회가 아니라 no-self의 윤회,
무아(Anatta)의 윤회인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영혼의 재육화 reincarnation)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명색(名色)이 업력에 따라 재탄생(rebirth)된다는 윤회를 가르치고
있다고 봅니다. 몸을 구성하는 지수화풍뿐만 아니라 수상행식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無常)의 영역에 속해 있으니까요.

그런데 강교수님이 윤회론을 사회개혁론과 결부시켜 윤회론을 전적으로
부정하신 것은 좀 지나친 주장인 것 같습니다.부처님의 가르침인
慈悲喜捨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
전생의 업 때문에 저렇게 되었으니 동정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
할 수 있을까요?
윤회론을 업에 의한 운명결정론으로 받아들이는 일부 불교도가 있을 수
있지만 인과응보 가르침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제도개혁에 반기를 들게 할까요? 저는 불교의 윤회론과 현실
사회의 개혁론이 상호배반적인 관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힌두교 윤회론은 부정하지만 객관적 검증을 거친 극소수의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신기한 얘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행위, 선업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굳이 배척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각의 반대가 환각인가요 2017-03-26 17:49:20
그렇다면 각이 없으신 님의 비불교 견해들이 환각일 겁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불자들의 말씀에 대한 이해가 낮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강교수님처럼.

윤회를 믿지 않으면 불자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이 말씀하신 윤회를 부정하는 것은 중생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정으로는 윤회를 보지 못한답니다. 부처님 말씀이시니 잘 살피기 바랍니다.

희한한 분이시네요 2017-03-26 17:33:16
유전은 생식에 의해 부모의 DNA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것인데
부모의 신구의 선업-불선업이 DNA 속에 담겨 후손에게 이어진다는 말인가요?
그래서 그 후손이 부모의 선업의 과보 또는 불선업의 과보를 겪게 된다는 말인가요?
또 나의 행복과 불행은 부모의 선업과 불선업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말인가요? 그렁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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