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31일 부산 방문길에 불교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찰을 절간으로 표현, 불교계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롯데호텔에서 전 범어사 주지 흥교 스님, 법연원 주지 조연 스님, 여여선원 주지 정여 스님과 조찬을 함께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중동에 가보니 종교 간 전쟁만큼 무서운 것이 없더라. 우리나라와 같이 종교에서 서로 관용적인 나라는 드물다"며 "어떤 부부는 남편이 기독교, 아내가 불교인데 한 주는 교회 가고 한 주는 절에 간다더라"고 말했다.
동석한 스님들이 문화재 관리와 전통사찰 건축물 규제 문제 등 불교계 현안에 입장과 정책을 빨리 확정해달라고 주문하자 이 후보는 "옛날에 10명, 20명 살던 절간이 지금은 연 10만 명, 20만 명 오는 절이 되었는데 화장실도 못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언론에 전한 것은 주호영 후보비서실 부실장이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스님들이나 독실한 불자임을 자처하는 주 의원 등 그 누구도 절간 발언을 문제 삼지 않았다.
국어사전에 뒷간 [-間]을 ‘변소(便所)’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절간은 [-間]‘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설명한다. 일상의 언어에서 ‘간’은 대체적으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기독교 장로인 이 후보의 불심잡기 행보가 되레 불심을 상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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