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 버블이 터졌다
한국종교, 버블이 터졌다
  • 윤남진 소장
  • 승인 2016.12.23 17:4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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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 듣는다] 2015 인구 총조사, 개신교에 1위 내 준 불교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이하, 인구센서스) 결과가 발표되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 발표도 다소 빨랐고 결과도 심각했다. 발표가 있기 전 10월경 필자는 당시 논란이 되었던 조사방식에 대한 불교계의 불만, 불교인구 반토막 괴담과 관련해서 소개. 분석하는 글을 쓴 바가 있다. 

- 2015인구주택총조사 무엇이 달라졌나?(http://webzine.newbuddha.org/article/100)
- 카드뉴스: 2005년 인구센서스의 교세를 그대로 유지하였다면(http://webzine.newbuddha.org/article/102)

필자가 천착한 것은 불자인구가 반토막 난 결과가 나오려면 어떤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것인가 하는데 있었다. 당시 결론으로 네 가지의 예상 포인트를 제시하였는데(카드뉴스), 천주교인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어긋났으나, 나머지 세 가지 포인트의 제기는 대체로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지는 전체 종교인구가 2005년도에 비해 대폭 하락하지 않는 한 불교인 숫자가 반토막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의 핵심은 종교가 있는 인구가 10년 전에 비해 9%, 약 3백 만 명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인구센서스 <일반조사표>의 종교관련 문항(6번)을 보면, ‘종교가 있습니까?’하고 묻고, 있음과 없음을 선택하고, ‘있음’의 하위에 ‘종교가 있다면 무엇입니까’하고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는 지문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상식적인 지문을 말하는 이유는 응답자 입장에서 자신이 가진 종교의 ‘있음과 없음’을 선택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상위의 결정과제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종교가 ‘있음’, ‘없음’의 응답결과가 1차적인 분석대상이 되며, 그것에 대한 다양한 다른 문항의 조사결과(인구구성, 결혼, 가구/주거형태, 교육수준, 사회/문화/경제활동 등등)과 연동된 심층적인 분석이 없이, 어느 종교가 얼마나 상승 혹은 하락했다는 것으로 논의를 좁히는 것은 결과적으로 단견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런 지적과 우려를 하는 이유는 교계(혹은 교계 언론)에 불교인의 대폭 감소의 원인이 불교지도자들의 범계 문제 때문이라거나 반대로 이른바 ‘해종언론’때문이라는 등의 단순화된 결론이, 정확한 원인분석을 통한 심층적 논거제시 없이 심증에 의해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없이 날 것으로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마크 트웨인이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는데 하나는 하얀 거짓말, 그리고 새빨간 거짓말, 그 다음이 통계이다’라고 했듯이, 통계는 새빨간 거짓말 보다 더한 거짓말이 되기 십상이다.       

더불어 그간 사회적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되는 개신교가 왜 교인이 늘었으며, 그 반대로 상대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었던 천주교가 왜 교인이 하락했는지 하는 의문에 답을 주지 못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 종교가 있다고 응답한 인구가 9%가 줄었다는 결과에 대해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 왜 이렇게 현저히 감소하였을까? 이 결과 수치는 좁혀서 두 가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우선, 10년 전에 비해 9%가 많은 응답자가 ‘종교 없음’을 선택하게 된 심리적 배경이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왜 ‘심리적’이라고 하는가 하면, 이런 대폭적인 하락은 과거 심정적으로 ‘교인’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응답자들이 그런 생각을 버렸을 가능성이 ‘충실한 교인’에서 이탈 혹은 개종했을 가능성보다 클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조사설계(방식)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10년 전에는 전체가구 방문조사(일반적으로 전수조사라고 쓰는데, 이 용어가 자칫 한 명 한 명 모두 대면조사한 것처럼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를 했다면 이번에는 전체 가구의 20%를 표본조사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면 인구와 가구구성의 변화부터 분석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다른 사회조사로부터 종교에 대한 인식, 그리고 보편적인 종교인식과 분리하여 기성제도종교에 대한 인식, 더불어 종교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심리적 환경들이 어떠하고 무엇이었는가 하는 분석이 필수적이다.

▲ 2015 인구 총조사(인구센서스) 문항 가운데 종교 관련 부문 (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지침서 가운데)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자면 먼저, 가구구성에서 1인가구가 10년 전 20.8%에서 2015년 27.2%로 늘어 가장 주된 가구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10년 전에는 가장 주된 가구가 4인 가구였다. 게다가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치면 63.3%나 된다. 이를 풀어 말한다면, 자신의 종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구가 한 명도 없거나 하나인 가구가 100가구 중 60가구를 넘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가호호 방문조사에서 집에 있던 가구원이 집에 없는 다른 가구원의 종교까지 모두 응답할, 그래서 응답이 왜곡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다음 세대로의 종교전승, 개종이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이며 심리적 환경에서 그만큼 자유로워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며, 종교를 믿게 되는 경로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예측을 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종교를 믿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대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여러 사회조사에서 일치하는 것은 종교를 믿는 이유가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라고 응답한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그 다음이 ‘복을 받기 위해’였다. 반면 ‘삶의 의미’나 ‘죽은 다음의 영원한 삶’이라는 응답은 모든 종교에서 하락했다는 보고가 보편적이다. 지난 10년간 종교가, 엄격히 말해 기성제도종교와 그 지도자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게 하였는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종교 외의 대체물이 있었을까? 있다면 무엇이었고, 없다면 다시 종교를 선택할 여지는 있는지, 그 요인은 무엇이 될지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한 가지 구체적인 지적을 하자면, 이른바 ‘웰빙’바람을 타고 불교가 환영 받을 것이라는, 그런 가정에 의거해 역점을 두었다고 생각되는 템플스테이나 사찰음식 같은 사업들이 과연 국고를 받은 효과 이외에 어떤 종교적 효과를 창출한 것인지 짚어볼 대목이다.

▲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지침서 가운데 종교 문항 설명 부분

세 째로, 지난 10년간 어떤 사회 문화적 변동이 있었는가 하는 점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2003년도에 인터넷 사용자 수가 3천만 명에 이르고 보편화 되었다는 것, 2007년도에 아이폰이 출시되고 2010년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고 SNS가 본격 등장하여 조사 시점(15년)에서 중요한 소통의 수단, 정보 유통의 장이 되었다는 점이 종교에 대한 정보, 인상평가에서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즉, 면대면 관계를 통한 종교적 접촉이나 사회적 교제를 위한 종교의 역할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고, 종교와 그 종교의 지도자에 대한 사회적 인상평가를 할 수 있는 정보를 특정 종교기관에 나가거나 교인들과의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이어서 2편. ‘불교는 낙동강, 천주교는 서해안 벨트 무너졌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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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존자 2016-12-31 10:26:21
중앙종회의원 2/3 가 자승자찬하는 말만 하고 있는데, 우리 종단이 나아질 게 있겠습니까?
좋든 안 좋든 50년전 마무리 되었던 한전부지 땅을 가지고 지금와서 떼 쓰는 모습은 그 저의가 무엇입니까?
은밀하게 뒤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항상 삼천대천세계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십니까?
세간에 사는 중생들은 지금 맑고 청정한 정신적 세계를 간절히 갈구하고 있는데, 이를 가장 충족해 줄 수 있는 우리 불교는 반대로만 가고 있지 않는지요?

2016-12-24 18:20:57
종교인구가 전반적 하락세 특히 3-40대 이하 종교인구는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유독 개신교만큼은 3-40대이하 종교인구가 독보적으로 많지요.
그게 왜그럴까요?
집밖만 나서면 바로앞에 교회가 수십개나 있고
애도 종립병원에서 낳고 낳자마자 종립어린이집 종립유치원 종립학교로 이어지고 군대가면 교회 초코파이 타러가고
교회오빠 교회누나라는 말이 상징하듯 친구와 애인사귀기도 교회통해 이뤄지고 인기 아이돌가수 연예인 교회출신 많고
그만큼 교회는 애기때부터 친기독포교를 철저하게 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철저히 적응한다는 뜻이겠죠

열반 2016-12-24 14:04:04
아주 좋은 분석이네요
조계종은 적어도 이런 정도로 원인접근을 해야지 뭐 해종언론이니 어쩌니
도 재가 개혁단체들은 승려들의 범계때문이라고 단순화 시켰죠

도반 2016-12-23 19:31:26
불교닷컹이 애종언론이라는 이유가 이런 글에서 묻어나옵니다.
윤남진 선생의 2편도 기대됩니다. 불교닷컴 힘 내세요.
그럼에도 여전히 권력승 들의 파계와 범계가 끼친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듯 합니다. 계량화할 수 없다고 무시할 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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