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시장_아우내 장터
풍수시장_아우내 장터
  • 김규순
  • 승인 2016.12.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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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100)
▲ 류관순의 생가와 고향 전경

천안시 병천면에 병천시장이 있다. 이곳에는 순대식당거리가 조성되어 있어서 병천순대로 유명하다. 병천시장은 아우내장터라고 불리었다. 아우내는 여러 개천이 하나로 만난다는 뜻이다. 병천은 성거산에서 시작한 개천과 부소산에서 발원한 개천 그리고 만뢰산에서 내려오는 개천이 만나는 장소이다.

이곳에 시장이 형성된 것은 박문수 묘를 위한 것이라는 설화가 전해 온다. 조선시대 어사의 대명사였던 어사 박문수가 자기의 묘자리를 병천의 은석산에 정했다. 풍수사의 평가인즉, 장군대좌형의 길지이나 병졸이 보이지 않는 지형이라 안타깝다는 뜻을 전하였다. 박문수는 사고의 전환을 통해서 병졸들을 불러 모으려는 기지를 발휘했다. 산 아래에 시장을 만들면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고 군중들이 병졸을 대신하게 하는 풍수시장을 생각해 내었다. 이로써 장군대좌형의 길지의 효험이 나타난다고 믿었다. 이렇게 풍수적인 이유로 길지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만든 시장을 풍수시장이라고 한다.

병조판서를 지낸 박문수 어사가 만든 아우내장터는 그로부터 163년이 지나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장소가 된다. 박문수 묘지로 인해 생긴 아우내 장터가 일제에 항거하는 독립만세운동의 상징적인 장소로 승화되었다.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은 병천 지역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7천여명이 모였다. 서울의 삼일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던 중 병천에서는 1919년 4월1일 거행되었으며, 나라를 잃은 백성들이 맨손에 태극기를 들고 독립을 외쳤다. 당황한 일본경찰은 사격을 하여 19명이 죽임을 당하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돌아가신 분들 중에는 신원미상자도 11명이나 된다. 이 때 참가한 분들 중에 30여명이 건국훈장을 수여하였다. 만세운동으로 현장에서 죽은 사람으로는 김구응, 최정철(김구응의 모친), 류중권(류관순의 부친), 이소제(류관순의 모친) 등이다.

▲ 아우내 장터

시골에 살던 민중들조차 죽음을 무릅쓰고 총칼을 두려워하지 않은 채 태극기만 손에 들고 독립운동을 외치는 것을 본 일본경찰들은 당황했을 것이며 심지어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맨손의 군중들에게 총을 쏘았던 것이 아니겠는가. 비록 임금도 없고 리더도 없었지만, 각자가 대표가 되어 독립을 부르짖었다. 박문수가 만든 장터에서 병졸들은 각자 장교가 되고 장군이 되었던 것이다. 풍수시장이 독립을 위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아우내장터의 기개가 배출한 독립지사로는 이동년 임시정부국무령, 조병옥 박사 등은 독립만세운동 이후에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신 분들이다.

최순실 국정농단게이트로 국론이 분열되고 무리를 지어 자기들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을 보며, 오로지 나라의 독립만을 위해 앞장섰던 선열들에게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 우리에겐 아우내장터의 뜨거운 열정과 나라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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