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_선진화의 상징공간
광화문_선진화의 상징공간
  • 김규순
  • 승인 2016.12.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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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99.
▲ 2016년 국민의 광장_광화문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정부수립 시대, 산업화 시대 그리고 민주화시대로 대별된다. 시기마다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변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광화문은 일찍이 선비들이 상소를 올리는 상징공간이었다. 관직이 없는 일개 서생이라 할지라도 임금의 결정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임금의 잘못을 간언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는데 광화문에서 이루어지는 상소제도였다. 구한말 최익현의 ‘도끼상소’가 유명하다. 도끼를 휴대하고 “저의 상소를 들어줄 수 없으면 이 도끼로 죽여 주십시요”하는 매우 강경한 상소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점령자의 강압통치로 악용된 공간이었고, 해방 후에는 정부수립의 공간이었다. 일제감점기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온 나라가 축복했던 그 날의 그 공간이 광화문이다. 독재시대와 산업화시대에는 정부행사와 홍보의 공간으로 새마을 운동 국군의 날 행사등이 진행되었다. 이 시기에는 국민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정부조직의 홍보공간으로 기능을 했다. 박정희 정권이 종말을 고하고 전두환 정권의 말기에는 광화문 보다는 서울시청 광장이 상징공간으로 크게 빛을 발하였다. 서울시청 광장이 민주화 운동의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은 전두환정권의 막바지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이후이다. 이로부터 전두환은 6·29선언으로 장기집권 음모를 포기하고 물러났다.

▲ 정부 수립 당시의 광화문

광화문광장은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여서 광장의 의미가 없었다. 1395년 정도전이 만든 육조거리가 일제강점기부터 군부독재 시대까지 정권유지의 공간으로 국민에게서 배제시켜왔다. 광화문 광장이 국민에게 돌아간 것은 2009년 5월1일 세종대로 차로를 양옆으로 밀어내고 중앙광장을 만들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공간적인 변화가 있었음에도 광화문 광장의 역사성을 무시하고 시위를 금지하여 오직 정부의 홍보용·관광용으로만 활용되었다.

그러나 2016년 10월부터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한데 모여, 법원의 허락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상징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광화문 광장은 국민의 자기의사 발언 공간으로, 토론광장으로, 국민의 뜻에 역행하는 정치에 대한 저항 공간으로 환골탈태하였다. 2016년의 국민 촛불시위는 세계를 놀라게 하였으며, 국민의 의식이 깨어나는 상징공간이 되었다. 국민의 의식은 깨우쳐졌으나 정치인들의 수준은 여전히 몽매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정치인을 뽑은 사람이 우리 국민이라는 사실이 아니러니컬하다. 이제 광화문 광장을 통해서 국민은 선진화의 길로 들어섰다.

우리의 시대정신은 선진화이다. 선진국은 시민이 하나하나 자기할 일은 자기가 책임지고 해나가는 책임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선진국은 경제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고도의 무기체계가 만들어주지도 못한다. 오직 국민의 의식만이 선진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세계가 놀라고 있는 것은 우리가 선진국민의 면모를 광화문 광장의 촛불시위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상징공간이다. 우리는 광화문 변곡점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국민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공간이야말로 명당이 아니겠는가.

▲ 광화문 197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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