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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의 입지 재활용
[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97.
2016년 11월 28일 (월) 11:54:54 김규순 .
   
▲ 관촉사 전경

논산 관촉사에는 천년을 버티고 서있는 부처님이 계신다.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8호)이다. 관촉사 창건설화를 새긴 <관촉사 사적비명>은 1743년 안동권씨 권륜에 의해 작성되었다.

주목할 것은 반야산에서 큰 돌이 솟아났다는 대목이다. 바위솟음 현상은 기이하고 영험한 현상이다. 이는 불교적인 현상이 아니라 토속신앙의 장소임을 말해주고 있다. 거석숭배사상과 기우제와 관련한 미르신앙의 복합장소인 것이다. 미르신앙은 수신신앙水神信仰의 한 종류로 용신앙이라고도 한다. 수신신앙은 농경사회의 민속신앙으로 농경생활에서 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상을 나타내 주는 일면을 보여준다. 전국에 산재한 선돌·선바위 등은 바로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였다. 기우제 지내는 장소가 왜 사찰터로 활용되었을까?

토속신앙의 성전(?)에 사찰을 지으면서 토속신앙을 포용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토속신앙을 부정하거나 억제한다면 지방민중들의 반발과 저항이 생겨난다. 반발과 저항 없이 지방민중을 왕의 지지층으로 흡수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이곳을 불교만이 아닌 토속신앙의 장소로도 공동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제까지 있었던 제석당이 그것이다. 제석은 토속신앙인천신신앙과 결합한 것으로 무당들의 기도처이기도 하다. 논산지방은 대평원지대로 이 지역의 농업생산물이 왕실 경제에 엄청난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생산층인 농민 즉 수신을 믿는 토속신앙계층을 껴안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에 은진미륵을 세우로 관촉사를 지으면서 민중을 지지층으로 훈육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르와 미륵이 유사발음에 의해 민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전달될 수 있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또한 신라 말기의 왕즉불 사상과 더불어 은진미륵이 왕과 동일시하는 효과를 거두어 이 지역민들이 고개만 들면 항상 은진미륵을 볼 수 있었으므로 왕과 같이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여 지지층으로 흡수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것이 정치지리학 또는 통치성의 지리학이라 하겠다.

   
▲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2대 혜종, 3대 정종을 거쳐 4대 광종까지 왕권다툼이 치열하였다. 광종은 왕권강화하고 지방호족들의 세력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개혁드라이브를 걸었다. 태조 왕건은 통치방법으로 사찰을 근거로 지방 세력을 견제하였는데, 광종은 더 나아가 승과제도를 만들어 승려를 직접 뽑았으며 이들을 교육하여 승려집단을 왕의 직할 조직으로 만들었다. 이들 승려조직을 관촉사를 짓는다는 명분하에 은진지방에 100여명을 파견하였다. 지금도 논산시의 경찰수가 200여명인데, 고려시대에 100명의 남자승려 집단이라면 논산지방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수자로 여겨진다. 이로써 광종은 논산지방을 접수하고 호남지방세력의 반발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거점공간을 장악하였다. 이렇게 장소는 시대정신에 따라 재활용되는 것이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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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6-11-28 11:50:41]  
[최종수정시간 : 2016-12-03 11: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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