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 워싱턴 심인당에 무슨 일이
진각종 워싱턴 심인당에 무슨 일이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6.11.25 11: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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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광심인당 매각 사건 뒤숭숭…매각 명령 있었나
현지 신교도 종단 불신 팽배…통리원 “절차대로 대응”

진각종 해외교화(포교)가 암초를 만났다. 진각종은 미국 LA를 시작으로 워싱턴과 중국 해동촌, 네팔 반야포교소 등지에 심인당을 개설해 국제교화에 힘써왔다. 하지만 인력 수급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교화방편 부족 등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18여 년 동안 미국 내 한인신교도 등을 대상으로 교화가 이루어지던 미국 워싱턴 메릴랜드의 법광심인당(이하 워싱턴 심인당)이 올해 여름께 매각됐다.

진각종 통리원(당시 통리원장 회정 정사)은 현지 주교(주지)가 심인당을 종단의 승인 없이 불법 매각한 것으로 규정하고 당해 주교인 정사와 전수를 모두 종단재산 망실과 인사 불응 등의 이유로 체탈도첩했다. 또 해당 주교를 ‘금회령 혐의로 형사소송을 제기해 기본재산 환수에 나섰다.

심인당 매각, 종단 명령? 불법매각?…‘잠적’ 논란도

종단의 이 같은 조치가 알려진 후 워싱턴 심인당 신교도들 사이에서는 진각종 통리원이 현지 주교에게 공금횡령죄를 씌워 매도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와 절차 없이 당해 주교를 징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광심인당 주교 A정사 역시 징계 사유와 절차를 설명을 듣지 못했고, 소명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각종 통리원은 당해 주교가 인사에 불응하고 심인당 매각 후 통리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워싱턴 심인당의 주교인 A정사는 1999년부터 초대 주교로 임명돼 현재까지 18년여를 현지에서 교화 활동을 벌였지만 인사 불응 등 종단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 진각종 통리원은 지난해 4월 16일 인사위원회에서 법광심인당 주교인 A 정사와 B 전수를 경주 감포심인당으로 인사 발령을 냈지만 스승들이 이에 불응했다. 이후 통리원 근무 대기 등 두 차례에 걸쳐 인사 발령을 냈지만 모두 불응하고 종단 재산인 심인당을 불법 매각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진각종은 당해 주교와 연락이 잘 닿지 않고, 통리원 총무부장(덕정 정사) 등을 현지에 보냈지만 만날 수 없어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워싱턴 심인당 매각과 관련해 심인당 매각이 현지 주교에 의한 임의 불법매각인지, 종단의 심인당 폐쇄 결정과 매각 명령에 따른 것인지가 논란이다. 현지 주교의 징계 과정에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잠적 논란, 통리원의 해외심인당 관리 운영 미흡, 현지 심인당 전수(여성스승)의 중대한 건강문제 등에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았다 등 스승 복지 문제까지 일고 있다.

미국 현지 신교도들은 “종단의 명령으로 워싱턴 심인당을 매각했음에도 진각종 통리원이 이를 해당 주교가 횡령으로 몰아가고 워싱턴 심인당 주교를 매도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또 진각종의 스승들이 워싱턴 심인당 주교인 A정사가 ‘잠적’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것 역시 통리원 집행부가 사건의 내용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워싱턴의 진각종 신교도들 사이에 퍼져 있다.

현지 신교도 “명령인데 공금횡령이라니…종단이 스승 명예훼손”

워싱턴 심인당의 신교도인 C씨는 “종단의 명령에 따라 심인당을 매각했는데 공금횡령을 한 것처럼 종단에서 매도하고, 마치 잠적한 것처럼 소문을 내고 있다. 이는 해당 스승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불교의 오지나 마찬가지인 워싱턴에 심인당이 건립돼 현지 불자들은 큰 희열을 속에서 불사를 보아 왔는데, 십 수 년 동안 정사님과 전수님, 그리고 신교도들이 땀 흘려 가꾼 곳을 종단이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하고 있다.”면서 “형사소송까지 진행되는 데 종단은 소송을 즉각 취하해야 한다. 또 현지 스승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현지 신교도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지 신교도들이 심인당 폐쇄 반대 청원서를 진각종 통리원에 제출했지만 심인당이 매각되면서 불신이 커진 탓도 있어 보인다.

▲ 법광심인당은 1999년에 문을 열어 현지 교화에 힘써왔지만 지난 2016년 여름께 매각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2년 7월 법광심인당 수계관정불사.(밀교신문 캡쳐)

진각종 통리원은 현지 신교도들이 당해 주교의 말을 신뢰하고, 종단의 입장과 기본재산 환수관련 대응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종법과 미국 법령의 차이, 당해 주교와 신교도들의 밀접한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생긴 오해라는 것이다. 현지 신교도들의 문제제기와는 달리 워싱턴의 A주교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불교닷컴>이 현지 신교도에게 “A주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답이 없는 상태다.

통리원 “현지 심인당 이전 논의했지만 신교도 반대로 중단”

총무부장 호당 정사는 “우리 종단은 여느 종단과 달리 중앙집권체제로 운영된다. 신교도는 주교의 관리를 받는다. 해당 주교가 인사에 불응하고 심인당을 매각하고도 이를 거꾸로 호도시키는 것 같다.”면서 “일부에서 종단이 매각을 지시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종단은 현지 심인당의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심인당을 매각해 새로운 자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지 신교도들이 매각을 반대하는 청원서를 보내와 즉시 논의를 중단했다. 하지만 해당 주교가 심인당을 매각한 후 종단의 지시에 의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심인당 매각대금은 40만 불에서 50만 불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화 4~5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은 현지 법인 통장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당 정사는 “현재 종단은 A주교가 심인당을 매각한 대금을 법인 통장에 넣어두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사적으로 인출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기본재산 환수를 위해 형사소송을 진행이다.”고 했다.

“인사조치 불응, 연락 안 받고 만나지 않고 경찰 신고”

진각종 통리원은 A주교가 종단의 인사 조치에 반감을 품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호당 정사는 “통리원은 이미 A주교가 종단의 명령에 응하지 않는 등 수상한 조짐이 있었다.”면서 “미국 현지의 사정을 다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임 집행부에서 총무부장(덕정 정사, 현 교육원장) 등을 현지에 파견해 해당주교를 만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사건을 수습하려고 했지만 A정사가 전화를 받지 않고 만나지도 못했다. 심지어 A주교가 종단에서 파견한 스승을 현지 경찰에 신고까지 해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호당 정사는 또 “A주교의 친척이 한국에 있지만 연락을 취해도 A정사와 연락이 닿도록 하지 않고, 연락처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잠적이라고 종단은 판단한 것이다.”고 했다.

징계와 관련 호당 정사는 “우리 종단은 통리원이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행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커지면 현정원(사감원)에 이첩해 실사를 하고 절차에 따라 징계를 한다.”면서 “A주교는 인사 조치 불응, 심인당 매각, 스승이 해서는 안 될 일까지 하는 등 문제가 많아 절차에 따라 징계를 했다.”고 밝혔다.

호당 정사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형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면서 “형사소송, 징계 등 모두 종단의 법과 절차에 따라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지 신교도들의 분위기에 대해 호당 정사는 “진각종은 그 특성상 심인당의 주교가 신교도들과 매우 밀착된 관계에서 상담 교화가 이루어진다. 십 수 년 동안 현지에서 신교도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A주교의 말을 신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며 “하지만 일부 신교도들은 종단의 설명을 이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심인당 불법매각의 문제가 아닌 한국불교 세계화 진각불교 현지화와 관련해 매우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빠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주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형사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면서 “종단이 십 수 년 간 해외에서 고생한 스승을 아무 이유 없이 형사고발하지 않는다. 소송이 능사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 법광심인당 주교인 A정사가 미국 워싱턴 메릴랜드 한 곳에서 머물고 있는 모습. 진각종은 A정사를 심인당 불법매각과 인사 불응 등의 이유로 체탈도첩의 징계를 내렸고, A정사는 징계 과정에서 소명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불교신문 캡쳐)

전수(여성스승), 중대 질환에 종단 지원 부실 논란도

일부에서는 A주교와 함께 워싱턴 심인당에서 교화를 한 B전수(여성 스승)의 건강 문제가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도 하고 있다. B전수는 A주교와 현지 교화를 하면서 심대한 뇌질환을 앓아 상당히 많은 치료비가 들면서 크게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와 의료체계가 다른 미국에서 중대한 질환에 걸렸지만 종단에서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았고, 십 수 년 간 현지교화에 노력한 스승을 귀국시키고 외딴 지역의 심인당 주교로 발령한 것이 온당치 않다고 지적도 있다. 미국 현지 교화의 공을 고려해서 인사발령을 해야 하지만 적절치 않은 인사가 이루어지면서 불만이 커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호당 정사는 이에 대해 “우리 종단 스승들은 종단의 법과 절차에 따라 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지역에 다라 복지혜택이 다른 것이 아니다. 규정에 따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승은 공인이다. 종단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게 기본이다. 인사 불복종이전에 이미 문제의 조짐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호당 정사는 “모든 것을 사회법으로 처리하는 것이 종단과 현지 심인당, 한국불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당해 주교가 참회하고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것이다.”고 했다.

통리원 집행부 ‘조짐’알고도 관리 감독 부실?

심인당 매각과 징계 등 논란 외에도 통리원의 관리 부재 등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외포교라는 특수성을 인정해도 한 스승을 18년 동안 한 곳에 장기 교화를 맡기는 경우도 드물고, 장기 교화자에 대한 관리 감독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종단의 기본재산이 매각되는 과정과 사후 조치 과정에서도 통리원이 적절히 대응했는지도 의문이다. 통리원 측은 워싱턴 심인당 주교가 문제를 일으킬 ‘조짐’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조짐이 있었는데도 심인당 매각을 막지 못했다면 통리원 집행부가 안이하게 대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통리원은 워싱턴 심인당 기본재산 환수와 새로운 교화를 위한 방향 설정을 정립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 심인당 불법매각에 법적 대응과 함께 현지 신교도들에게 명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고 그동안 해외 교화처에 대한 미흡했던 관리 운영에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30대 집행부 해외 교화 재점검 새 전략 짜겠다”

호당 정사는 “해외 교화는 단순히 현지 포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불교 세계화의 문제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며 “워싱턴 심인당 뿐만 아니라 스리랑카 네팔 등 현지 포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30대 집행부는 해외 교화의 방향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현지 사정을 감안한 교화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워싱턴 심인당 매각 사건은 창종 70주년을 맞은 진각종의 현재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기본재산 관리, 스승 인사 시스템, 스승 복지 제도, 해외 교화 전략, 신교도와의 소통 등 새로운 방향과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심인당 매각 관련 상황과 현지 교화 정상화 방안을 현지 신교도들에게 설명하고 신뢰 회복에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주교의 ‘이탈’과 관련해 종단 차원의 면밀한 조사와 후속 조치, 그리고 집행부의 관리감독 부실여부도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의 A주교 역시 심인당 매각 등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와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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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불교신문 2016-11-29 23:38:32
http://www.koreanbuddhism.us/zeroboard/view.php?id=budpress&no=148

미주불교신문 2016-11-29 23:37:25
http://www.koreanbuddhism.us/zeroboard/view.php?id=budpress&no=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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