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요괴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6.11.08 09:56
  • 댓글 4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125.

- 현생의 고락은 가깝고 내생의 고락은 멀다
- 세속이 잘되려면 모두가 잘해야 하지만
   내생은 나 혼자만 잘해도 된다

세상이 어수선하다.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물러나라고 아우성이다. 세속 수장에게는 그렇게 높은 법적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왜 성직 수장에겐 그런 잣대를 들이대며 물러나라고 아우성을 치지 않을까? 재가자와 출가자들이 모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불법적인 세속 수장 물러나라는 집회는 열어도, 부패한 불교 수장 물러가라는 집회는 열지 않는다. 그러다가는 포클레인에 몸을 얻어맞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옥행 협박에 마음을 얻어맞기 때문일까?

세속 정부는 (부처님 열반 이래) 끝없이 정화되고 발전하지만, 출세간 정부는 (부처님 열반 이래) 끝없이 부패하고 퇴보한다.

대통령이 통치를 잘못해 나라가 망하면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잘살기 힘들지만, 총무원장이 파계를 조장해 승가가 망해도 개인만 잘하면 멋진 내생이 보장된다.

불교인들이, 청와대로는 몰려가 항의할지라도, 조계사로는 몰려가 항의하지 않는 이유이다. 속세가 발전하고 불교가 퇴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속 난리에 가려서 그렇지 불교계 역시 어수선하다. 난장판이다. 비구니 자매를 성폭행했다고 그 어미에게 탄원을 당한 권승 법등이 보란 듯이 교구본사 황악산 직지사 주지로 당선되었다. 총무원장이 승인할지, 아니면 호법부에 수사를 명할지, 두고 볼 일이다.

부패한 사람은, 권력에 욕심이 있다면, 세속 수장보다 성직 수장을 노릴 일이다. 승가보다 세속에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다니 정말 이상한 세태이다.

하지만 의인들은 낙담할 필요가 없다. 본시 악세에 고생하라고 의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요괴(妖怪)를 때려잡으며 희열을 느껴야 한다. (너무 나간 점이 있다. 요괴는 때려잡는 게 아니라 교화하는 게 맞다. 이들에게도 불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처님처럼 법력이 높지 않은 의인들로서는 요괴들을 때려잡을 수밖에 없다. 세속법에도 호소하고 언론에도 호소하고 하는 데까지 해봐야 한다. 썩어가는 발을 예리한 수술용 칼이 없다고 방치할 순 없다. 무딘 나무칼이라도 써야한다.)

불교계를, 그중 특히 승가(집행부)를, 바로잡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의로운 스님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양의승(養義僧) 클럽(사단법인 '양의승')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한 100~200명만 양성하면 이들이 종단의 지도자가 될 때 승가가 저절로 정화될 것이다. (어느 세월에 그리되겠느냐고 묻지 말자. 30년이 걸려도, 지금 50대 이하는 100세까지 살 것이라 하므로, 좋은 날에 죽을 수 있다. 낡은 육신을 청정한 스님들의 염불소리 속에 묻을 수 있다.)

이는 피를 흘리지 않는 무혈혁명이 될 것이다. 마군이가 대포를 쏘면 의인도 대포를 쏘아야 하므로 무기지원이 필요하다. 여기서 무기는 지혜를 기를 지력이다. 젊은 의인 스님들의 수행과 공부를 지원할 재단을 만들자. 해제 시에 만행을 '산 따라 물 따라 바람 따라'가 아니라 '책 따라 문화 따라 사유 따라'로 만들자. 난공불락의 사유력을 가진 인물들을 만들자. 지구촌의 동식물계와 자연계를 평화의 길로 인도할 영적 지성인들을 육성하자. 영적 지적 무지인 몽매주의에 대한 전쟁을 진두지휘할 전사들을 양성하자.

요괴는 세속적 요괴건 성스런 요괴건 다 물리쳐야 한다. 요괴들 때문에 지구촌이 엉망이 되면, 다음생에 지구인으로 태어나면 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내생은 지금 손보고 가꾸고 만들어야 한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5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진흙제자야 2016-11-24 21:28:04
달라이 라마 존자님하고 김성철 교수가 중음신이 있다고 보잖아. 나는 그분들을 따르고자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러지 말고 진흙스승을 따라야 된다고 생각해?

다음의 대인연경에 나오는 식(각묵스님은 알음알이로 번역)이 바로 대승불교의 중음신이니 참고하길 바람.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 · 물질이 있다(識緣名色)고 말하였다.
아난다여,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 · 물질이 있다는 이것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알아야 한다.
아난다여, 만일 알음알이가 모태에 들지 않았는데도 정신 · 물질이 모태에서 발전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난다여, 알음알이가 모태에 들어간 뒤 잘못되어버렸는데도 정신 · 물질이 (오온을 구비한) 그러한 상태를 생기게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난다여, 알음알이가 동자나 동녀와 같은 어린아이일 때 잘못되어버렸는데도 정신 · 물질이 향상하고 증장하고 번창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난다여, 그러므로 이것이 바로 정신 · 물질의 원인이고, 근원이고, 기원이고, 조건이니, 그것은 다름 아닌 알음알이이다."

진흙제자야 2016-11-23 18:39:50
님보다는 조사들이 더 문제인 것

-- 틀린 말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포인트를 드디어 잡긴 잡았구나.

마음이 윤회한다...

-- "연기하는" 식이 윤회한다.

(연기하는... 잔 머리의 수식이겠지, 그치?)

-- 공=연기란다. 대승불교에서 연기를 빼고 무얼 하라는 거니?

식이 윤회한다... 재생식과 중음신이 윤회한다... 이 말이 더 하고 싶은 거겠지... 우야튼...

-- 재생식? 재생연결식 말하는 거니? 근데 너 중음신을 되게 싫어하는 것 같다? 소승근본주의문자집에는 그 말이 없나 보네?

마음이 윤회한다... 식이 윤회한다 ~ 부처님 가르침의 올바른 표현이니?

-- "연기하는"을 왜 빼먹니? 연기하는 식이 윤회한다는 것이 왜 틀린 표현이니? 말해 볼래? 그리고 연기 없는 윤회는 어떻게 성립되는지도 말해 보고.

님보다는 조사들이 더 문제인 것 2016-11-23 18:33:20
마음이 윤회한다...

(연기하는... 잔 머리의 수식이겠지, 그치?)
식이 윤회한다... 재생식과 중음신이 윤회한다... 이 말이 더 하고 싶은 거겠지... 우야튼...

마음이 윤회한다... 식이 윤회한다 ~ 부처님 가르침의 올바른 표현이니?

근데 2016-11-23 18:22:14
홍위 너는 대승불교가 초기불교를 함유한다는 기본적 사실을 알긴 하는 거니?

진흙홍위병아 2016-11-23 18:20:34
님도 이런 윤회관에 대해서는 쪼매 삐딱한 거네... 같이 구경~혀...

-- 아니아니. 너처럼 강교수 편을 절대 들지 않는 거 보고도 모르니?

근데^^ 대승에도 "Rebirth"라는 윤회 개념이 나오니? 어디에?

-- 어디 나오지 않니? 식이 연기하는데 재생이 아니면 너는 도대체 불교를 뭘로 보는 거니? 달라이 라마가 미세마음이 윤회한다고 한 건 아니?
그럼 테스트 하나 해 보자. 연기하는 식이 윤회하는 걸 너는 뭐라고 부르니? 여기서까지 굳이 대승조사들이 초기불교의 대가라는 걸 말하지는 않을게. 그러니 연기하는 식에 의한 윤회를 뭐라고 부르는지 니가 단어를 하나 정해 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