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특정 언론에 광고 물아준 까닭은
동국대, 특정 언론에 광고 물아준 까닭은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6.09.01 17:49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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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에 교계광고비 42% 편중, 일간지는 중앙일보 1등
'총장 이사회 흔들기 중단 호소' 기고자 운영 매체에도 광고
해당 언론인들 "청탁 없었다" 법보신문 "사실과 다르다"
▲ 동국대 출신 언론인들의 특정 매체 기고를 당시 불교방송BBS는 "관심을 끈다"며 보도했다 (불교방송BBS 보도 캡쳐)

동국대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동국대 학보사 출신 현직 언론인들이 학교 구성원들이 총장과 이사회 흔들기를 멈추고 화합할 것을 당부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모두 불교계 매체인 <법보신문>에 실렸다.

“절 집안의 잘못된 점을 드러내지 말고(중략)... 학교 이사회를 흔들고 대학경영의 최고 수장인 총장을 흔들어서는 모교의 발전은 멀어진다.” "일부 구성원들은 이사회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쪽으로 논의의 방향을 바꿔 분란의 불씨를 또 키우려하고 있다.” 등을 담은 글은 당시 종단개입과 표절총장 반대를 외치며 단식 등으로 고통 겪는 후배 재학생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기고 이후 광고비 집행

<불교닷컴>은 조계종립 동국대(총장 보광 한태식)가 지난 1년 동안 집행한 광고 내역을 입수했다. 이 자료는 보광 총장이 선출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동국대의 공개된 세금계산서를 분석해 정리한 것이다.  보광 스님은 지난해 5월 2일 서울 은석초등학교에서 열린 제290회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선임됐다.

동국대는 <법보신문>에 '총장을 흔들어서는 모교 발전은 멀어진다'는 내용을 기고한 언론인 소속사에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3회에 걸쳐 532만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532만원 가운데 440만원은 기고 이후 개교 110주년 광고 등을 명목으로 집행됐다. 이 매체는 에너지 관련 주간지이다.

나머지 언론인의 소속사도 기고 이후인 4월 초 110만원을 동국대로부터 받았다. 자료에는 '협찬'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매체는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과 사회 책임경영 활성화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데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31일 현재 이 매체의 홈페이지 우측 상단에 250*50픽셀 크기의 동국대 수시모집 배너광고가 게재돼 있다.

기고한 두 명 모두 각자 매체의 대표나 발행인을 맡고 있다.

▲ 동국대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집행한 교계 매체별 광고 그래프. A는 동문 언론인 기고를 게재했던 법보신문, B는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C는 현대불교, D는 불교방송BBS, E는 불교TV, F는 주간불교, G는 불교포커스. 불교닷컴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동국대 광고는 없다.

원고료 안 받고 그냥 썼다

언론인 A씨는 “기고 관련 (해당 매체로부터) 원고료는 안 받았다. 다른 뜻은 없다. 학교 잘되길 바래서 쓴 것이지 청탁 받고 쓴 것 아니다”고 했다. 이어 “(동국대가 준) 광고도 내가 달라고 한 것이 아니다. 이 계통이 원래 광고 단가가 세다. 평소 보광 스님과 친분이 있어서 광고를 해오고 있었다.”고 했다.

언론인 B씨도 “(매체로부터) 원고료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B 씨는 “그냥 글을 써 보낸 것이다. 학교 다닐 때부터 (법보신문과) 가까워서 그 곳에 기고를 한 것이다”고 했다.

B씨는 기고 즈음 동국대로부터 광고비가 집행된 것 관련, “동문이 학교 관련 글 쓰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 글을 쓰고 실어주는데 다른 뭐가 있겠느냐. 그런 것과 상관없다. 의미 둘 일이 아니다”고 했다.

▲ 세금계산서 기준 동국대가 교계 매체별 집행한 광고비

기관지 제치고 광고비 1위는

동국대 홍보처가 지난해 5~12월과 올해 1~7월까지 집행한 광고비 가운데 불교계 매체로는  <법보신문>에 가장 많은 광고비를 줬다. 이 매체가 동국대로부터 받은 광고비는 지난해 5~12월 기준 770만원, 올해 1~7월 기준 1,990만원으로 총 2,760만원으로 같은 기간 동국대가 교계매체에 집행한 광고비 7,235만원의 42%이다. 이는 대한불교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이 받은 451만원, 630만원 등 총 1,081만원보다 훨씬 많다.

이어 <현대불교>가 440만원과 352만원 등 792만원, <불교방송BBS>가 110만원과 540만원 등 650만원,<주간불교>가 360만원과 275만원 등 635만원, <불광출판사>가 176만원과 319만원 등 495만원, <불교TV>가 110만원과 220만원 330만원, <금강신문> 330만원,  <미디어붓다>, <밀교신문>, <불교포커스>, <우리불교신문>이 각각 55만원 순이었다. 보도자료를 통해 취재협조 거부를 천명했던 <불교닷컴>에는 단 1건의 광고도 주지 않았다.

<법보신문>은 이 기간동안 동국대 이사들과 총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단식 농성까지 벌인 한만수 교수협의회 회장에 대해 되레 논문표절을 주장하고, 한 교수가 신성현 교수를 넘어뜨려 다치게 한 것처럼 보도했다. 또 종단외압과 표절총장 반대 운동을 벌인 학생들과 학교정상화를 요구하며 일간지에 기고한 서울대 교수 등에 대해서도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비판했다. 교수들이 김건중 총학생회 부회장의 단식을 사주했다는 뉘앙스의 주장과 한만수 교수의 징계사유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이 대학 한희원 교수의 기고문도 게재했다.

<불교신문>은 동국대가 해임한 한만수 교수협의회장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서 1심 무죄 판결이 나온 사안에 대해 한만수 교수가 동료교수를 폭행했다고 가해자 피해자로 표기하며 보도했다.
 

▲ A는 중앙일보, B는 동아일보, C는 조선일보, D는 문화일보, E는 한겨레, F는 아시아투데이, G는 경향신문

일간지 가운데 <중앙일보> 1위

동국대는 일간지(영자지 포함) 가운데는 <중앙일보>에 가장 많은 광고비를 줬다. 지난 2015년 5월~올해 7월까지 <중앙일보> 1억410만원, <동아일보> 9,700만원, <조선일보> 7,540만원, <문화일보> 2,860만원, <한겨레> 2,725만원, <경향신문> 990만원, <국민일보> 770만원 등 광고비가 지급됐다.

경제지에서는 <매일경제신문>이 2,640만원, <한국경제신문>이 990만원을, 통신사 가운데는 <뉴스1>이 770만원, 뉴시스가 220만원을 받았다. 이 외 <씨네21> 1,320만원, <시사저널> 600만원 등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1월~12월 단위로 1년치를 비교해야 언론사별 광고집행 금액 편차를 알 수 있다"며 "연말되면 일정 수준으로 맞추기 때문에 일년 중 가운데를 뚝 잘라 비교하는 것은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언론은 감시가 본연 역할

동국대 동문인 정남기 전 언론재단이사장은 “언론계에 기자가 광고를 댓가로 글 써주는 나쁜 관행이 있다. 기사가 광고와 연결되면 올바른 기사를 쓸 수 없다. 동문 언론인이라면 모교인 동국대 발전을 위해 감시하는 것이 제 역할이다”고 말했다.

김서중 교수(성공회대)는 “진실은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지 않는다. 결국 드러난다. 여론과 다른 칼럼에 학교가 개입했다면 단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진실이 밝혀져 장기적으로는 학교에 손해가 된다”고 했다.

광고 내역 묻는데도 홍보처는 침묵

<불교닷컴>은 동국대 홍보처와 <법보신문>에 사실 확인과 해명을 요청했다. 동국대 홍보처는 답변하지 않았다. <법보신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다. 무엇이 사실과 다른지, 광고가 기사 등의 논조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국대 홍보실 책임자는 “매체별로 광고비가 똑같을 수 없다”면서 “코멘트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불교포커스>에 해명했다. 법보신문 편집국 책임자는 “기사와 광고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이 매체에 밝혔다.

동국대 광고 관련 세금계산서가 이 기간동안 전체인지 일부인지, 집행한 광고비에 대한 세금계산서 발행이 늦어진 사례 등이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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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어 2016-09-03 16:57:33
닷컴은 발로 뛰어서 광고 받으시오, 말로서 까먹지 말고

기사 목적이 뭔지? 2016-09-03 11:42:05
결국 돈 때문? 더럽게 뭘 바라시나? 안 받고 계속 당신들 목적 이루시길. 광고 못 받아 징징대는 걸로 보일 수 있겠구만

불자 2016-09-02 16:43:14
푼돈만 받다 보니 많아 보였나보네.김희옥 때도 1년에 광고 1500만원했다고 포커스에 써 잇던데, 2년에 2700이 몰아주기라. 몰아가고 있구만

전직이 홍보 2016-09-02 13:27:13
아마 중앙일보는 대학평가 땜에 대학들이 어쩔수 없이 광고하는 것 같고,,사실 대학이 교계 신문에 광고할 사안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데 교계언론 규모 생각하면 특정 언론사에 3천가까이 한 건 많아보인다.

닷컴이? 2016-09-02 12:15:09
음 알만한사람 다아는 불교닷컴이
이런기사를?

솔직히광고는 광고국 능력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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